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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경민 Feb 28. 2023

세대를 넘어 근본적 원인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

기성세대와 신규 세대로 일컬어지는 MZ 세대의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MZ세대라는 분류에 대해서는 그 대상인 MZ세대 자체는 불만이 많지만,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뭐라 설명할 길이 없는 이 신규 세대를 MZ라는 프레임을 씌워버리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처음에는 이 세대 전체를 ‘이상한’, ‘병에 걸린’, ‘자신들의 권리만 주장하고 그 어떤 책임도 지지 않는’ 세대로 정의해 그들이 하고 있는 행동 방식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세뇌하려 했다. 그 세뇌의 작업에서 자극적인 내용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싶어하는 주류 언론 그리고 유사 언론의 지원 사격에 힘입어 MZ세대를 아주 극악무도한 세대로 프레임 씌우는 것에 성공했다.


이 프레임이 완성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노력은 MZ세대의 전투의지를 불사를 뿐이었고, 절대적으로 잘못된 인간 특성을 교묘히 MZ세대의 특성인 양 끼워 넣었던 작업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로 살아오며 온갖 선동과 날조에 단련된 MZ세대에게 금방 탄로나기 일쑤였다.


더욱이 이 세대가 실질적으로 시장에 주류 소비 트렌드를 만들어가는 세대로 부상함과 동시에 주요 노동 인력으로 자리잡아 더 이상 이들과의 갈등을 기성세대의 의지대로 봉합할 시간이 없어지게 되었다. 부랴부랴 그들이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조사해 하나씩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자율 출근제나 재택근무 그리고 복지제도와 같은 것들. 그러나 짧은 시간, 짧은 고민으로는 그들이 진정 어떤 가치를 위해 행동하는지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다. 제대로 된 이해 없이 마련한 제도들은 서로의 갈등의 골을 더 깊게 만들 뿐이었다.


“내가 누리지 못하던 것들을 나의 배려로 너희들이 갖게 되었는데 도대체 뭐가 불만이일까 나 때는 내 것을 내어주는 것에도 불만을 갖지 않았고 훨씬 더 작은 보상을 받고도 열심히 일했다. 저들을 이해해보려 최선을 다했고 많은 것들을 양보했음에도 고마움을 느끼기는 커녕 더 큰 불만을 갖는다. 저들은 권리만 바라고 어떠한 의무도 지지 않으려는 이기적인 세대구나.” 기성세대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반대로 MZ세대는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들이 줄 수 있는 것만 생각해 그것을 주고 생색을 내는 꼴이라니. 우리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긴 한 건가? 내가 받고 싶지 않던 선물을 받았는데, 주는 사람의 기분을 생각해 팔짝팔짝 뛰며 좋은 티를 내야만 하는 것인가? 근본적인 이유를 먼저 알 노력은 하지 않는걸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행동한다. 그리고 그 가치관은 시간이 지나며 변화한다. 나와 가치관이 다른 세대를 하나로 싸잡아 규정하는 것은 매우 편하다. 머리 아프게 모든 상황을 되짚으며 도대체 어떤 사상을 기저에 깔고 있기에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하고 나 때는 꿈도 꾸지 못했던 것들을 요구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5년 전세계 노동 인구의 75%를 차지할 MZ세대에 대한 이해를 유보한다면 그것은 곧 조직 경쟁력의 급격한 하락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우리가 가진 단 하나의 믿음은 유추의 방법으로는 사건의 본질을 절대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유추는, 내 상황에선 이러했으니 저 사람의 상황에서도 이러할 것이라는, 너무나 단순하고 그래서 오만한 해석의 방법이다. 현상을 나의 경험에 빗대어 유추하지 말고 마치 물리학을 다루듯이 끝없이 왜라는 질문을 던지며 그 본질을 알아내려 노력해야 한다.


세대 간의 갈등과 몰이해가 하나의 밈(Meme)이 되어 사회 전반의 이슈가 될 동안 그 어떤 사람도 현상의 본질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조직의 관점에서 그 본질을 파악하고 시간의 관점에서 그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질은 하나로 수렴하기에 이 글에서는 같은 본질을 다룬 글이 중복될 수 있다. 그러나 같은 본질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은 이 본질을 더 명확히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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