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는 이유

-드리시티에서 아쉬탕가 요가 RYT200

by 보통의 기록

'무언가를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겠다' 마음 먹은 것이 처음이다. 6개월 전만 해도 내가 다시 처으부터 시작해야겠다 마음먹게 될 줄은 몰랐다.


이미 요가 수련을 6년 정도 했고, 요가지도자 자격증을 따서 수업을 한지도 2년이 넘었다. 그런데 새로운 곳에서 아쉬탕가 마이솔 요가를 하면서 다시 처음부터 배워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건 그저 '이 전에 배운 것이 잘못되었다'는 느낌 때문만은 아니다. 그때의 배움도 의미가 있다. 내 인생에서 한 선택과 결정 중 가장 잘 한 것이 '그 때 요가지도자 과정을 딴 것'일 정도로. 그런데 그때 이후 꾸준히 수련을 하고 수업을 하면서 내 몸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요가에 대한 접근이 달라졌다.


특정 아사나(자세)를 만들고 싶고, 더 큰 자극을 찾아 수련을 다녔다. 근육통은 좋은 것이고, 스트레칭은 개운한 것이라 생각했다. 물론 그건 내 성격탓도 크다. 성품은 예민한데, 고통에는 둔하다. 고통이 있어야 얻는게 있다는 살짝 독한 기질 덕에 그게 맞는 줄 알았다.


지난주부터 아쉬탕가 요가 지도자 과정을 다시 시작한다. 숨쉬는 법부터, 자리에 서는 법, 손을 뻗어올리는 법, 발을 가져오는 법까지. 처음부터 하나하나 다시 배운다. 그런데 기분이 좋다. 행복하다. 심지어 재밌다. '어렴풋하게 아닌 것 같았고, 그래서 다시 시작해야할 것 같았던 느낌이 틀리지 않았구나' 싶어서 다시 시작하길 잘했다 싶다.


인생을 살면서 내가 배운 것, 내가 그동안 해온 것을 다시 시작하는 것은 두려운 것일까? 그 두려움이 서서히 안도와 기쁨, 그리고 환희로 바뀌어 간다면 그건 기존의 것을 버리고 0에서 다시 쌓아올리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것 위에 더 깊고 온전한 이해를 쌓아올리는 것이리라.


다시, 시작하자. 즐겁게. 기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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