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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진 모바이크 타본 후기

자전거는 존잼쓰

ㄴ자전거를 타는 것도, (비싸거나 예쁜) 자전거를 보는 것도 좋아한다. 


오롯이 내 돈을 주고 샀던 나으 첫 자전거....♥ 주로 집 앞에 세워두는데 올해 초 어느 날 봤더니 어떤 새기가 바퀴에 압정을 박아 바퀴에 구멍이 나 있었다(ㅂㄷㅂㄷ) 고쳐야지 고쳐야지 생각만 하다가 어느새 8월이 됐다... 가을엔 고쳐야지...ㅎㅎ...


그러다가 그저께 오랜만에 기분 좋게 자전거를 탔다. 위의 이유 때문에 내 자전거는 아니었고, 공유 자전거였다. 사실 공유 자전거는 별로 안 좋아했다. 이전에 몇 번 탄 적이 있는데 차체가 무겁고, 밟은 만큼만 나가는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은 상대적인 것이라고, 어제 의도치 않게+전혀 기대 없이 공유 자전거를 탔는데 자전거가 바뀌어서 그런지 이전보다 승차감이 훠얼씬 좋게 느껴졌다. 그래서 '아, 이런 건 써야 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쓴다. 


내가 탄 자전거는 중국의 공유 자전거 서비스 모바이크(mobike;摩拜单车)였다. 모바이크는 현재 중국에서 잘 나가는 공유 자전거 업체 중 하나다. 지속적으로 텐센트 혹은 '텐센트파 기업'(텐센트가 투자한 기업)들에게 투자를 받아왔다. 그러다가 올해 4월, 텐센트파의 대표 기업 중 하나인 메이퇀뎬핑(美团点评)이 27억 달러의 가격으로 모바이크를 인수했다. 정말 데단해~~!


자금 투자와 함께 이젠 대놓고 텐센트(와 텐센트랑 친한 기업) 지지를 받고 있는 만큼, 모바이크는 위챗(웨이신) 플랫폼을 통해서도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가 더 쉽게 모바이크 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카카오톡까지는 아니더라도 카카오T 앱에 공유 자전거가 추가된다고 생각하면 확실히 편할 듯하다.   


그리고 올해 초, 모바이크는 정식으로 한국 수원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내가 처음 모바이크를 탄 것도 그때였다.  당시 기억을 떠올려보면 걍 무지하게 추웠다는 기억이 든다. 자전거 특성상 아주 덥거나 추울 때, 특히 추울 땐 잘 안 타게 된다. 실제로 서비스 이용률을 봐도 겨울 시즌은 다른 계절에 비해 이용도가 현저히 줄어든다. 정식 서비스를 진행하기엔 악조건이지만, 시범 테스트를 하고 본격적으로 자전거 이용률이 높아지는 봄을 대비할려면 겨울부터 준비해야 했을 것이다. 

여윽시 자전거에 어울리는 드레스코드는 한복이지~~~~~~


하이브리드 자전거도 아니고 그냥 정말 생활형 자전거라 보통 공유 자전거는 지하철역을 가거나 도보로는 꽤나 걸리지만, 택시를 타기엔 돈이 아까운 거리를 가야 할 때, 여유롭게 동네 한 바퀴를 돌고 싶을 때 주로 타게 된다. 무엇보다 편리한 점은 따릉이와 같은 시 자체에서 운영하는 공유 자전거와 달리 기업체에서 운영하는 공유 자전거들은 아무 데나 두고 내려도 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당연히 내 소감이지만, 모바이크는 수원에서 인지도를 점점 넓혀가고 있다. 지난겨울 화성행궁 근처에서 모바이크를 탔다. 남문에서 북문까지 왔다 갔다 하며 한 시간 정도 탄 것 같은데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근처 카페에 들어갔다. 문득 궁금해져서 카페 주인에게 "모바이크 아세여? 그거 요새 많이 타나요?"라고 물었더니 "그게 뭐에여?"라고 내게 다시 물어와서 "앱으로 빌려 타는 자전거에여, 공유 자전거"라고 답했더니 "우왕 그런 것도 있어여? 신기하네여"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번에 지인의 동네에 갔을 때, 모바이크나 오바이크(oBike)를 타고 있는 사람들을 꽤나 많이 봤다. 지인도 "요새 저거 많이 타더라"라는 반응이었다. 

왼쪽은 겨울에 화성행궁 근처에서 찍은 모바이크 자전거고, 오른쪽이 그저께 영통구청 근처에서 찍은 모바이크 자전거다. 서로 다른 장소에서 찍었기에 모든 자전거가 교체됐는지는 모르겠다. 원래 버전 디자인은 심플하고, 바뀐 디자인은 귀엽다.


찾아보니 모바이크는 지난 4월 뉴라이트(New Lite) 모델을 대거 투입한다고 밝혔다. 내가 탔던 것이 바로 뉴라이트였다. 그나저나 모바이크는 한국에서 뉴라이트라는 말이 보통 언제 나오는지 몰랐던 걸까? 중국의 뉴라이트 자전거라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 글도 사설이 길었다. 모바이크 자전거의 바뀐 점을 살펴보니 크게 서너 가지 정도였다. 자전거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 느낀 대로 적어본다. 


먼저 가장 중요한 건 무게가 가벼워졌다는 것(칭찬의 박수 짝짝).  일반적으로 자전거는 가벼울수록 비싸고 

좋아진다(튼튼한 것은 당연). 그래도 공유 자전거는 본격 라이딩하는 목적으로 타는 것이 아니라서 자전거가 엄청나게 고오급일 필요는 없다. 근데 '많이'는 있어야 한다. 여기저기 많이 뿌려져야 사람들이 타게 되니까. 그래서 보통 공유 자전거의 무게는 일반 자전거들보다 무거운 편이다. 한 대 제작 가격을 낮춰야 많이 만드니까. 


검색해보니, 기존 모바이크 자전거 무게는 22kg이었다. 뉴라이트 모델은 그보다 6㎏ 줄은 16kg이다. 그런데 중국 매체를 찾아보니 뉴라이트 모델이 기존보다 10kg 가벼워졌다고 발표가 났다. 뭐야 대체, 누가 진실인진 모르겠다. 그래도 어쨌든 가벼워졌다. 


그리고 무게만큼 중요한 게 변속장치(기어와 체인)다. 사실 기어가 없는 자전거는 킥보드랑 다름없다. 중국에서 살았을 때, 한국 돈으로 오만원 정도를 주고 기어가 없는 자전거를 산 적이 있다. 그 자전거는 말 그대로 '밟은 만큼만' 나갔다. 70대 할머니한테 추월당하는 수준이어서 한 두달 정도 타고 결국 버렸던 기억이 난다. 

왼쪽이 원래 버전, 오른쪽이 뉴라이트. 생각 없이 사진을 찍었더니 뉴라이트의 체인 부분은 찍지 못했다. 그래도 바깥으로 나온 체인은 보인다.  


찾아보니 뉴라이트는 자동변속 기능이 추가됐다고 하는데, 사용자가 페달을 밟는 속도가 빨라지면 허브(hub)라는 부분이 자동으로 기어를 2단으로 올라간다. 자기가 알아서 변하는 것이므로 타는 사람은 그냥 타면 된다고 한다. 


나머지들은 기능이 크게 향상됐다기보다는 소소하게 편리해진 것들이다. 가령 손잡이가 그립감이 좋은 모양으로 바뀌었다. 뭉툭하게 튀어나온 뉴라이트의 손잡이가 손 안에서 잡혀 손잡이를 힘 있게 잡을 수 있었다.(이건 그냥 내 손에 살이 많아서 그렇게 느껴진 것일 수도 있....다)

오른쪽이 뉴라이트. 지금 보니 바구니 색과 높이도 바뀌었다. 바구니 테두리 높이가 높아져서 물건이 좀 더 안정적으로 담긴다. 


안장 조절 장치도 바뀌었다. 공유 자전거는 이용하는 모든 사람들의 키나 체형은 다르기 마련이다. 아아주 짧은 거리가 아니라면, 자신의 키에 맞게 안장을 조절해서 타는 게 편하다. 당연히 보통의 공유 자전거들엔 안장을 조절할 수 있는 장치가 붙어있는데, 아래 왼쪽 사진이 우리가 평소에 자주 본 장치다. 보기에도 되게 뻑뻑해 보이는데, 실제로도 뻑뻑했다. 


이에 반해 뉴라이트의 안장 조절 정치(위 오른쪽 사진)는 레버 형식으로 되어 있어 이전보다 힘을 훨씬 안 들이고 안장 높이를 조절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서 정말 소소하지만 소비자의 편의를 배려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사진처럼 신장 치수가 안장 봉(?)에 표시되어 있어 자기 키에 맞게 조절하면 된다. 

원래 버전의 안장 조절 장치(왼쪽) 뉴라이트 모델의 안장 조절 장치(오른쪽)


흙받이에도 변화가 생겼다. 맨날 '자전거 타면 바퀴 위에 달려서 물 튀는 거 막아주는 거'라고 말했는데 그것의 정식 명칭이 '흙받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중국에서 오만 원 주고 샀던 자전거에는 흙받이도 없었는데, 그걸 모르고 비 오는 날 탔더니 메고 있던 가방에 흙과 물이 겁나 튀었던 적이 있다. 


이젠 그럴 걱정 없이 모바이크를 타면 된다. 왜냐면 흙받이가 길어졌으니까~~~~~!

흙받이가 길어진 것은 두 사진을 살펴보다가 알게 된 것. 이래서 기록하는 것은 중요하다.  


전조등도 바뀌었는데, 이 경우는 크게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어서 애매하다. 밟으면 불이 켜지는 라이트(?)에서 태영광 패널로 바뀌었다. 그러면 비가 오거나 날이 되게 흐린 날이면 불 안 나오는 건가?


나는 지금 수원에 살고 있지 않아서 아마 모바이크를 볼 일이 없다.(가끔 지나가다가 오바이크는 본다) 게다가 

맨 처음의 경험이 구려서 다신 타지 말아야지 생각했다. 그러다가 아아주 오랜만에 탔더니 확실히 좋게 달라진 점 때문에 이젠 가끔 수원에 갈 때마다 기회가 된다면 모바이크를 탈 것 같다.  


물론 여기에 자전거 길이나 도로 정비가 잘 되어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 횡단보도에 비해 말도 안 되게 높은 턱이 있는 인도나 맨홀 같은 건 자전거 주행에 너모나 위험하다. 


그나저나 최근에는 가입 시 내야 했던 보증금(5000원)까지 없앴다고 하는데, 나는 보증금을 내야 했을 때 가입해서 지금의 상황을 잘 모르겠다. 그러면 내 보증금도 환불해 주나? 고객센터에 물어봐야겠다(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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