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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a Oct 12. 2022

몸이 멍에 들었다.

감정 노트-시든 풀

 몸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 어제 저녁부터 극심한 편두통에 잠을 설쳤다.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해야할 일들의 목록만을 보고만 있다. 과제를 수행하기에는 몸이 더 아플것만 같고, 안하기에는 마음이 불편할 것만 같다.


몸이 좋지 않으니, 마음에도 멍이 든 것 같다. 시든 풀 같은 기분이 든다. 햇빛을 쬐며, 하늘을 보며, 시원한 바람에 몸과 마음을 맡기지만, 내 몸은 일어설 기력이 없다. 침참한 기분이 몸을 지배한다.


아무것도 할 여력이 없는 오늘, 이것은 몸의 상태를 빌려 핑계를 대는 것인가, 현실에 대한 불평인가.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것을 선택하며 나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러한 날들은 나에게 날개들 달아주겠지.


육체는 감옥이라는 플라톤의 말이 떠오른다. 하지만 정말 감옥일까? 육체가 있기에 사랑하는 이들을 물리적으로 접촉해 교감할 수 있지 않은가.


이렇게 된 이상 진정한 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진정한 쉼이란 내게 무엇일까? 그저 자극적이고 단순한 숏컨텐츠들을 보는 것? 게임? 쉼 속에서도 의미를 찾고 있다. 의미있는 쉼을 하기 위해서는 이전부터 하고 싶던 것들을 해야할 것일텐데. 책을 읽어야겠다. 읽고 싶은 부분만 읽고 재미없어지면 다른 책을 읽는 재미난 방식으로 책을 읽어야지.


오늘이 가고 시든 풀에 영양분이 스며들어 내일은 햇빛과 하늘과 바람을 당당히 마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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