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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a Oct 14. 2022

남는 건 사진뿐,

8살부터 20살까지

과거에 잠시 머물렀다. 

어렸던 그 아이는 어느새 이리 많이 큰 걸까.

양볼에 두둑이 도토리 문 다람쥐 마냥 찹쌀떡 같던 볼이 지금은 들어가 없어졌다.

추억 속 사진을 보며 아팠던 그날들도 지금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빛날 뿐이다.

문득 세월의 흐름이 두려워진다.

나와 시간이 성장한 만큼, 아름다운 순간들에 작별의 편지가 쌓인다.


깊은 그리움이 물밀듯 밀려온다.

그때의 순수한 나와 마주하며 떳떳한지, 부끄럽지 않은 자신인지 물어본다.

그리고 나름 노력하고 있다고, 그래도 괜찮은 지금이 있다고 답한다.


어린 날의 모습들을 보며 미소 짓던 입가에 무거움이 느껴진다.

목 안에 매운 솜덩이를 가득 집어넣은 듯 메어온다.

미소는 이내 이유모를 새벽 비가 되었다.

새벽 비는 누구에게 내리는 것일까. 

과거의 나일까, 지금의 나일까.


오늘은, 새롭게 빛날 내일이 두려워진다.

조금만 더 지금을, 오늘을, 어제를 오래 간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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