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사람들

개인주의

by 이안


여느 때와 같이 출근을 했다. 여기는 카페, 빙수를 만들어 파는 곳이다. 봄이 왔다가 겨울 같은 날이 지나갔다. 패딩은 벗고, 빙수가 웃음을 띠기 시작할 즈음, 어린 친구들이 왔다.


"딸기에이드랑 인절미토스트 주세요"

앳된 얼굴에 이마를 깐 포니테일. 아마 4학년쯤 보이는 나이. 긴장 없는 말투로 그리고 어딘지 느긋해 보이는 표정으로 주문을 한다. 자리로 돌아가는 그 아이 옆에는 누구도 없었으니 아마 혼자 온 것 같았다.

"이거 먹을까?"

키오스크에서 메뉴 고민을 하는 두 친구. 유난히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친구들이 많던 날이었다. 딸기 에이드와 인절미 토스트를 만들고 있던 중 주문이 들어왔다. 한참을 고민하던 두 친구의 생딸기 설빙이었다. 먼저 온 메뉴가 완성되고 대기번호를 입력했다. 앳된 얼굴의 포니테일 친구가 왔고, 그가 간 테이블에는 방금 그 두 친구가 앉아있다. 다 같이 온 친구라는 걸 눈으로 보고서 알게 됐다.


"513번 손님 메뉴 나왔습니다." 매장 벽 스크린에 번호와 함께 기계음이 퍼졌다. 다시 본 그 테이블에는 포니테일 친구가 메뉴를 먹고 있었다. 그 모습은 완전히 따로 온 것 같았다. 그들은 따로 먹고 따로 반납했다. 그들과 나는 같은 나라에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왠지 전혀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았다.


또 다른 무리들은, 대여섯 명이서 온 고학년 친구들이었다. 그들은 키오스크 앞에서 메뉴 토론을 벌였다. 주문표가 언제 나올까 주방에서 멍하니 영수증이 나올 기계만 바라봤다. 'ABC초코 설빙'. 홀에 있던 사장님이 주방에 들어오셔서는 "여러 명이서 이거 하나 시킨 거야?" 놀라신다. 빠르게 빙수를 만들고 내보냈다. 시간이 조금 흐른 후 그들이 다 먹은 그릇을 반납하러 내려온다. 쟁반에 놓인 숟가락은 3개. 나머지 친구들은 먹지 않았다.


어린 친구들이 오면 괜히 반갑다. 지갑에서 꼬깃하게 접은 용돈을 건네준다. 친구들과 재잘재잘 말하는 모습은 그들을 반기는 이유 중 하나다. 그런 그들과 함께 매장에 있을 때면 정신이 잠깐 멈칫하며 그들이 말하는 대화 속 문장을 분석하라고 시킨다. "쟤는 돈 안 나눴잖아" 칼 같은 계산. 텁텁한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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