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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a Jul 25. 2023

아름다움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강릉 혼행 1일차 ep2



안녕 처음인 강릉!










강릉일까, 그저 멀리 온 서울일까. 

똑같은 도로들과 건물들. 

여행이라기보다 멀리 일보러 온 듯한 느낌. 

바다를 보러 가야 실감이 날 것 같다.






정감 가는 가게들과 호감 가는 가게 이름. 지나간 시간들이 보인다. 

겉 멋들지 않은, 진정 중요한 것만 남긴 것들. 평범함이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것들.






낯섦의 시작이었다. 

본래 타려던 버스의 도착 예정 정보를 보니 30분이나 걸린다는 것. 

어서 다른 경로를 찾아보았다. 조금 더 걸어서 도착한 정류장에서는 곧 버스가 도착한다는 정보.

마침 내가 내린 시간과 길에 타이밍이 맞는 버스가 있다는 것. 감사함으로 시작한다.

그대로 나는 안목 해변으로 향한다.






길 찾기 어플 off

정류장과 해변 사이 거리는 단 3분. 

주택가 가로질러 서둘러 도착하고 싶었다. 

그래서 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과 반대로 걸었다. 

작은 주택들 사이 작은 벽화거리가 있었다. 

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사랑스러웠다. 






바다다!






고운 모래들과 하얀 조개들. 편안해지는 색깔들이다. 






언제 봐도 아름다운 바다. 

내가 봤던 어떤 바다보다 빛났다. 

옥색 빛 유리알들이 부드럽게 살랑이는 안목 해변. 

예쁘다. 그리고,






남는 건 사진뿐이라며 열심히 가져온 삼각대를 꺼내 여러 장의 나와 바다를 기계에 담았다. 








바다 앞에 앉아 집에서 가져온 손수건을 펼쳐 물멍을 가졌다. 

마음에 있는, 쌓인 모든 응어리들을 바다에 실어 가벼워지려고. 

편안한 내가 되어 다시 나의 본래 모습을 되찾고 서울에서 살아갈 힘을 얻으려고.






예상대로 되지 않는 것이 여행. 

바다는 언제든 열려있을 줄 알았다. 

나를 안아주고 고민과 걱정들을 가져가 줄 줄 알았다. 

그렇지 않은 자연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실 차마 내 그것들을 바다 위에 싣지 못했다. 

너무도 투명해서, 너무도 빛나도록 아름다워서. 

나의 그것들이 저 유리 같은 표면에 둥둥 뜬다면, 나는 다시 그것들을 마주하게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꺼냈던 그것들은 다시 마음에 집어넣었다. 

그저 해변의 아름다움에 감탄만 할 뿐이었다. 그것을 위해 온 바다였다. 

아쉬움이 남았다.






여름의 바다. 

바다를 좋아하지만, 나는 겨울의 바다를 더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작열하는 태양의 자외선 쏘아붙임. 자연 투 톤 인간이 될 듯한 햇빛과 더위였다. 

그러나 크게 불쾌하지 않았다. 

불쾌감은 바다의 아름다움에 존재가 작았을 뿐이다.






아무리 관광지라도 이른 아침에는 사람이 많지 않구나. 그래서 좋았다.

 맨발로 해변을 산책하는 주민분, 가족끼리 편하게 온 사람들, 관광객은 없었다. 

관광지가 아닌 삶에 온 듯했다.






예상과 달랐던 바다의 첫인상. 아쉬움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첫날의 스케줄이었던 오션뷰 카페로 들어가 본다. 

아쉬움은 있지만, 실망하기에는 이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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