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한 저녁을 맞이하다
와이자형 잔가시가 드러난 몸통 속으로 무단출입했다
저 건너편을 빠르게 건너가기 위함이다
물든 공장 2층 3층 4층이 악수하며 옥상 맞이 들손을 움킨다
새치 까마귀 둥지 곁에 설렘을 쪼아댄 가시랭이 바닥난 부리
들뜬 두피 허물을 풀고 뒤틀린 겉켜에 버짐 꽃물결 피어나
단단한 추가 풀려 자책이 밖으로 나가려는데 어림에 갇혀 목 걸린 우레기 나가지 못해
상처 골이 티눈처럼 깊어지려나 저편 넘다가 찢어지면 어떡할까
넘김을 갈구하지만 만일을 포기 못해 고이 접은 회귀를 선택지에 올린다
저 벽 넘어 뚫린 창살 곁에 연어의 물결이 흘러든다
한숨을 찾아 낯선 이끌림 통속으로 들어서자 열목어 두건이 넘실거린다
소리를 피해 밖으로 살핀 눈 하나 달린 어군 통로 구석으로 몰린 물그림자 속
탈출용 비상계단 아래 입을 웅크리고 숨을 죽인다
점심 약속이 다 되어간다
흰 천을 두른 아가미 굴뚝 가슴지느러미가 왜 여기에 숨이 들어찼는지 연기를 품는다
두리번거리다 왼쪽 화단에서 만난 잉어 비늘 같은 주화
칼 무늬 새겨진 초단위 동전이 떨어진 것을 발견하고 허리를 숙인다
그 주변을 살피자 빛 감춘 은색 테두리가 튀어나온다
그걸 보여 주며 떨어진 알을 살리러 왔다고 뻐끔거린다
그 옆에 주화가 반짝인다
화단에서 찾아 건네준다
그 밑에 주화가 또 있다
연어는 어떻게 산란을 했을까
들친 끝자락에 은박지 쌓인 재료가 있다
그 밑 원형 박스가 묻혀있어 박스들을 꺼내놓자
하얀 비닐 걸친 긴 수염이 능숙한 표준어를 쓴다
반쯤 혼잣말로 이쯤이면 뱉을 만도 한데
머릿속 되뇜이 얼굴로 퍼진다
인생 뽑기 안 보다 밖에 관심이 크겠지
붉은 눈 열목어 잔가시 젓가락질 그 화단을 파놓고 출입구 방향으로 등지느러미를 헤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