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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ia Jan 05. 2024

부끄러운 자기고백

너 하고 싶은대로 다해 #01

# 습관바꾸기의 일환으로 스스로 매를 드는 심정으로 쓴 글입니다. 자기 위안과 변명이 가득한 글이라 불편하신 분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깊고 깊은 대나무 숲으로 가서 어디서도 말하기 힘들었던 그 말을 내뱉음으로써 드디서 말못해 죽을 것 같은 병을 낫게 한 이발사의 이야기다. 끝까지 말하지 않고 무덤까지 가져가야 할 임금님의 커다란 비밀을 지켜야 하지만 그 말을 안하자니 말 못해 죽을 것 같고, 말하자니 기밀 누설죄로 죽을 것  같다.

'이래나 저래나 죽기는 매한가지라면 차라리 말해 버리자' 선택한 장소가 깊고 깊은 대나무숲이란다.

그리고 그는 마음이 편해졌다. 상황을 바꿔보면 누군가에게 말하지 말라고 했었고, 누군가는 아니니까...


대나무숲은 깊은 숲 속이라고 해도 뻥 뚫린 자연에 있다. 어딘가에 가두어진 곳이 아니니 그 소문은 바람결에 조금씩 전해져 임금님 귀에까지 들린다. 바람이 전한 소식이라 임금님도 탓을 할 수가 없다.



내가 이 얘기를 왜 하냐고?

흐트러지고 게을러지는 나를 고발해야 할 것 같아서다.

어제도 오늘도 난 게을렀다.

이런 내가 적잖이 밉다.

노화가 진행되는 중이라 체력이 딸린다. 

체중이 늘어나니 몸이 안 따라준다. 오늘도 저울의 숫자는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다이어트라는 것에 잠시 성공해 보니, 살이 빠지면 빠질수록 정신도 맑아지고 의지력도 향상된다. 눈 앞의 맛있는 먹거리도 맛 보고 적당히 배부르면 손을 놓는다. 위장이 꽉 차는 것을 뇌가 스스로 거부하는 것을 겪어봤기 때문에 너무도 잘 안다.


지금의 나는 위장이 그만 먹으라고 신호를 주는데도 억울해서 더 먹는다. 내가 밥2공기를 먹냐? 그저 한공기만 먹겠다는 데 그 조차도 안된다고 하니 억울하다. 눈앞의 제육볶음을 5 젓가락만 먹고 그만 먹으라니 속상하다. 딱 10번만 먹으면 안되겠니? 라며 고집피우다가 결국은 소화제 2알 먹고 소파에 널부러져 버리니 얼마나 억울하고 속상하냐구... 이게 다 기초대사량이 부족한 탓임을 나름의 눈치와 코치로 터득했다.

이때쯤 다시 산티아고 순례길 30일 걷기라도 다시 해야 하나 심각하게 생각이 든다. 여담이지만 산티아고 순례길 30일 걷고 나면 체지방 8%(?) 감량 가능하다. 그렇게 해봤다 ㅎㅎ


얼마전 한의원에서 처방받은 다이어트 약과 기초대사량 향상을 위한 식단을 주었다. 살빼는 식단이 아니라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식단이란다. 고구마, 닭가슴살, 샐러드, 저지방우유 혹은 비타민주스, 토마토 등 누구나 다아는 대국민 식품이다. 내가 일년에 2번 정도 먹는 명절형 맛보기 식단이지.


나에게 맞는 살빼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안다. 그렇게 하면 6개월이면 아마 내 체중에서 5kg 감량은 자신할 수 있다. 다만 여기에 올인할 필요가 있다. 생각도 행동도 생활습관도 말이지.

할 수 있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해야 한다고 머리는 외치지만 외치고 나서 나의 생활패턴은 여전히 즉흥적이다. 


평생동안 다이어리, 일기, 일정표 적으면서 살아본 날이 손에 꼽는다.

대부분 머리로 다 기억하고 살았던 것 같다. 특히 일할 때는 일정을 놓쳐 본적이 별로 없다. 그러다 보니 기록의 중요성을 별로 인식하지 못했다. 


기억력 인자가 그동안 너무 큰일을 해서 이젠 지쳤다고 파업을 하고 있다. 한동안 젊은 치매인가 의심도 해보았지만 과도한 건망증인 것 같다. 그래서 이젠 기록하기로 마음먹고 시도는 해본다. 

23년은 시도하는 것에 의미를 두었고 절반의 성공이다.

24년은 연간, 월간, 주간, 일간 써보는 것에 의미를 두자. 다 못써도 쓰기만이라도 해보자에 의미를 둔다.

거 참 그냥 쓰면 될 걸 굳이 여기다가 말은 왜 하는겨? 할 것 같지만 이곳은 나의 공개적인 비밀의 방이다.


나는 지독한 은둔형 인간이다. 내면에는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고, 밀어주고 싶은 코칭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가 부족함을 너무 잘 알기에 선뜻 도와줄께요 라고 말못하는 그런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뭐라고 표현할 지 잘 모르겠다. 일단  나란 인간을 필드로 내보내는 것이 급선무다. 


오픈 무대에 올라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나는 누구입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

아직도 앞에 서서 무슨 말이라도 하려고 하면 손과 발이 벌벌 떨린다. - 이런 사람이 강의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것도 사실 의문이다 - 아마도 지식의 유무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다. 


마음가는 대로 쓰다보니 뭘 쓰지? 라는 주제 없이 자기 고백형, 일기 남발형으로 쓰고 있다.

습관잡기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고, 뭐하나 완성하는 거 없이 하루를 보내는 내가 미워서 쓰는 글이다.

잠시만 쉬자하고 4시간째 시간을 보내버린 내가 한심해서 쓰는 글이다. 언젠가 다시 이 글을 읽을 때 반성하라는 의미로 말이지.

야단맞았으니 칭찬도 주자. 

그래도 4개월째 일본어 원서 읽기와 필사도 포기하지 않았다. 

띄엄띄엄 하지만 스페인어 읽는 것도 조금씩 이어가고 있다. 

독학이지만 글쓰기 공부도 이어가고 있다(현질이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심삼일만 지키고 2일째 안하고 있는 스트레칭형 108배도 있지만, 목표를 수정한다. 3일은 꼭 하기. 즉 3일마다 목표만들기. 

즉흥적으로 일거리를 찾는 성향이라 이것만 전문가와 상의해보고 싶다.

세상에 돈 쓸일이 너무 많아서 재능기부 품앗이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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