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브런치스토리 씨가 내게 알림을 주었다. 너의 구독자가 50명을 돌파했노라고. 글공부를 하면서 글을 쓰는 습작가의 글을 가급적 매일 발행하고 싶어서 힘을 내고 있는 중인데, 칭찬을 받았다.
브런치스토리 작가 승인을 받은 것이 23년 9월 6일이다. 아직 6개월이 채 되지 않았다. 브런치스토리를 알게 된 것은 꽤 오래전이다. 독자의 입장에서 이 플랫폼을 마주 봤다. 참 재미있는 글이 많다. 지금도 브런치에 들어오면 결국 작가님들의 글을 읽느라 정작 내 글은 뒤로 밀릴 때가 많다. 브런치의 성장을 이끈 대표적인 소재 "이혼"은 정말 눈을 뗄 수 없는 이야기였다.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사건이고, 상황은 다르지만 가끔 나도 감정이입과 공감해 버리는 사건들이다.
하지만 내게는 그런 이슈가 될 만한 사건이 없다. 아니 감추고 있으려나?
여전히 나의 이야기는 재미없지 않을까? 지질하기 짝이 없는 진부한 이야기가 아닐까 라는 생각에 내어놓기를 주저하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출간된 책 보다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읽고 있을 때가 더 평온하고 좋다. 바로 내 옆에서 누군가의 얘기를 듣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기도 하니 말이다.
조금은 부끄럽다. 그래도 친절한 브런치씨가 전해준 메시지에 땅밑까지 떨어지는 기분을 3 계단은 끌어올려줬다. 이곳에 날고 기는 기라성 같은 작가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나의 구독자 50명 돌파는 명함을 내밀기도 민망하다. 그래도 내게는 소중한 알림이다. 흙에 뿌려둔 씨앗이 드디어 발아를 하고 첫 잎사귀를 세상에 내보인 것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이라고 할까
배우 이재원 님이 연말에 시상식을 하고 최근 13년 지기 찐팬 7명을 초대하여 첫 팬미팅을 했다. 오랜 무명과 단역시절을 보낸 17년 만에 첫 수상을 했단다. 지금의 팬클럽 회장님이 첫 만남 후 그에게 팬클럽 카페를 만들어도 되냐고 허락을 구했고, 그 인연이 지금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화면에서는 배우와 찐 팬들의 서로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도 수줍지만 끈끈하다. 가족과 같다는 표현을 쓰지만 나에게는 그 보다 누구도 먼저 헤어짐을 말할 수 없는 사이로 보였다.
내가 뭐라고 여러분들이 이렇게 해주시나요?
내가 뭐라고 배우님이 내게 이런 정을 표현하시나요?
내 글이 좋아서 구독을 해주신 분도 있고, 맞구독을 해주셨을 분도 있을 것 같다. 나는 내가 구독을 누르는 그 마음으로 구독자님들을 바라본다. "내가 뭐라고?" 언젠가 그럴 기회가 온다면 친절한 브런치씨는 내게 또 알림을 주겠지. 구독자가 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ㅎㅎ 생각만 해도 좋다. 그때에도 오늘 50명의 구독자님을 잊지 않겠다는 풀뿌리 마음을 이곳에 심는다.
처음 글을 쓰고 첫 구독을 해주셨던 작가님과 첫 댓글을 달아주셨던 두 분이 다음 글을 쓰게 하는 힘을 주었다. 그때 기분은 말로 다할 수 없다. 알고리즘이 내 글을 민들레 씨앗처럼 여기저기 심어준 덕이라는 것도 감사하다. 소소하지만 50명을 넘은 날 우수상을 받은 듯한 기분으로 소감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