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개가 되면 '변신'이다. 술 마시고 말이 많아지면 '변화'이다. 변신은 술 같은 강력한 매개가 없이는 여간해서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변화는 꼭 술이 아니어도 된다. 앞에 있는 사람이 마음에 들면 말이 많아지기도 한다. 결국 변신은 내 능력 밖의 영역, 변화는 내 마음의 영역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내일부터는 새로운 내가 되어보자고 다짐할 때, 우리가 마음에 담아야 할 말은 '변신이 아닌 변화'이다. 8시에 일어나는 것도 힘들었던 내가 6시부터 일어나 학원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변신이다. 나는 나고,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변화시켜 가는 것이 맞다.
취미도 그렇다. 남는 시간에 게임만 하던 내가 갑자기 고전문학을 읽거나 손에 굳은살이 생길 정도로 기타를 칠 거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 시작부터 너무 높은 목표를 잡으면 금세 지쳐버리고 포기하게 된다. 포기는 '역시 나는 안 돼.'라는 나에 대한 비난이 되어 돌아올 것이고, 시작하지 않는 것보다 못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적어도 취미에 있어서는, 애초부터 목표를 세우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우리가 하려는 것은 일이 아니라 놀이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해내겠다가 아니라, 그냥 재미있는 것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하나 둘 내 앞에 내가 만들어낸 결과물이 생겨날 것이고, 목표도 자연스럽게 생겨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