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한 번 배워보기로 한 것은 하루에 821원(30만 원÷365일=약 821원) 정도는 나를 위해 기꺼이 투자할 능력은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할부는 위험하다. 3개월 할부 3개가 모이면 하나의 완전한 원금이 된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피할 이유는 없다. 잘만 활용하면 미래의 즐거움을 오늘로 소환해 누리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이니까.
아무리 줄인다고 해도 분명 큰돈이 필요한 취미들이 있다. 할부는 이럴 때 참 유용한 수단이다. 당장의 목돈이 없어도, 마련하기 전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필요한 것들을 당장 살 수 있게 해 준다. 물론 마음의 부담도 크다. 이렇게까지 하면서 취미를 가져야 하는 고민이 들 수도 있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이전까지 할부가 소비였다면, 지금 이 할부는 투자라고 말이다. 취미를 위한 할부는 시간이 지나면 유행이 지나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구식이 되어버리는 무엇을 사는 게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더 가치가 높아지는 오직 나만의 즐거움에 대한 투자인 것이다.
물론 나에게 맞는 취미인지에 대한 검증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검증 없는 할부는 무조건 실패한다. 실패해도 월급은 나온다지만 여파가 결코 작을 리 없다.
할부를 갚다 보면 다른 곳에 쓸 돈을 줄여야 할지도 모른다. 필요하다면 줄여야 한다. 그동안 돈을 쓰고도 만족이나 즐거움 같은 감정을 얻지 못했다면 분명 줄여도 무방한 지출일 것이다.
심리적인 압박이 있을지도 모른다. 할부란 결국 빚이니까. 그렇지만 이 할부가 아니어도 어차피 받고 있거나, 받게 될 압박이다. 그렇다면 소비보다는 투자하면서 압박받는 게 훨씬 생산적이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