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지갑이 아닌, 빈 마음의 문제

누구나 취미를 가질 수 있다

by 구어령

나는 좋은 부장이다.


직원들과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당연히 강요도 하지 않는다.

공식적인 회식이 아니면 절대 먼저 술 마시자고 하지 않는다.

그래서 가끔 직원들이 나를 초대한다.

하지만 늘 거절한다.

너희들끼리 편하게 마시라고 사람 좋은 웃음을 짓는다.


숨만 쉬어도 용돈은 부족하고

체면 때문에 N빵은 부끄럽다 보니

어느 날

좋은 부장이 되어있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월급은 늘 부족한데 취미에는 돈이 든다. 그래서 쉽게 취미를 가질 생각을 하지 못한다. 흔히 취미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떠올리면 충분히 그럴 만하다. 독서에는 책값이, 낚시에는 낚싯대 값이, 악기에는 악기 값이, 자전거에는 자전거 값이 드니까.


하지만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요즘은 도서관이 워낙 잘 되어있어 무료로 책을 빌려보기 쉽다. 낚싯대나 악기, 자전거는 부담 없는 가격대에 살 수 있는 것들도 많이 있다. 돈이 아예 안 드는 취미도 있다. 글 쓰는 취미는 시간과 노력만 있으면 된다. 돈을 버는 취미도 있다. 취미로 만든 작은 소품을 어딘가에 팔 수도 있으니까.


가질 수 있는 만큼만 가지고 시작하면 된다. 취미 하나 가진다고 살림살이 나빠질 리 없다. 오히려 마음이 문제이다. 가뜩이나 직장생활도 피곤한데 취미 같은데 시간과 노력을 쏟고 싶지 않은 마음 말이다. 안 그래도 돈 때문에 피곤하고 살고 있는 자신에게, 고작 취미 하나마저도 돈 때문에 못하게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


무엇을 위해 돈을 버는가? 한 번만 생각해도 지갑은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