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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Jan 18. 2024

1995 : 한국 나이 서른

이제는 진짜 어른이다.

나는 95년생이다.

6월에 태어난 돼지띠 쌍둥이자리.

만 나이로 28

연나이는 29

그리고 이제는 없어진 한국 나이로는 30이다.


서른, 예정대로라면 나는 서른 살이다.

얼마간 정착된 만 나이 도입이 아직 익숙하지 않다.

사회적 약속이라고 하더라도 갑자기 두 살이나 어려진 것이 영 어색하기만 하다.  

그냥 적응기간으로 올해는 보다 친숙한 한국나이인 30으로 생각하고 살아가 보려고 한다.

오히려 조금 더 특별해진(?) 서른을 대하는 나의 자세.


나의 인식 : 서른은 어른이다.

나의 현실 : 서른은 여전히 모지리다.


어릴 적 생각했던 '어른의 조건'의 상당 부분을 갖추고 살아가고 있지만 생각만큼 멋있지 않다.


늘 꿈꿔왔던 '어른'처럼 독립해 살면서 돈을 벌고, 뜨거운 커피를 마시며 열심히 일하고, 월급날 가족에게 밥도 사고 선물도 한다. 지인들의 경조사도 챙기고, 소개팅도 하며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취미도 있다. 또 웬만하면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가격을 보지 않고 먹고 싶은 걸 고르기도 한다. 그래도 멋있진 않다.


그렇게 조금씩 이상과 현실이 구분되는 경계선 위에 서 있다는 걸 깨닫는다. 어른에 대한 이상과 어른의 현실, 이 두 가지의 경계선에서 나는 그저 하루하루 열심히 살 뿐이다.


일반적인 어른의 이미지는 여유롭고, 인내와 배려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 주며. 어떠한 상황에도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하지만 어른인 나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미래에 대해 고민한다. 내가 먹을 요리도 못하고 딴짓하면서 걷다가 길에서 넘어지기도 한다. 아직도 치킨과 초콜릿을 좋아하는 초등학생 입맛을 가지고 있으며, 엄마한테 어리광도 부린다.


이렇게 모지리 같은 내 모습이 과연 어른이 맞는 걸까?

서른이 아직 완전한 어른이 아니라면, 과연 4.50대에는 완전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진짜 멋있는 어른이 되려면, 지금부터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걸까?


시간은 빠르게 흘러 2024년도에 95년생이 서른이 되었다. 그 당시 유행하던 옷과 음악, 가수, 드라마가 이제는 '추억'으로 회자되는 것을 볼 때마다 묘한 감정이 올라온다. 그리고 이제는 조금 더 정신을 차리고 살아야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기록을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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