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작은 변화들
매일매일 반복되는 하루에도 작은 변화들이 찾아왔다.
작년 11월부터 복싱을 배운 지 5개월 정도 되었는데, 드디어 처음으로 몸이 가볍다는 느낌을 받았다. 계단을 오르거나 아침에 일어나 물을 마실 때, 혹은 버스를 타러 뛰어갈 때 등등 생활 속 움직임들이 조금 유연해졌다고 해야 하나? 몸이 가볍다. 이번 주에도 주 3회 정해둔 날에 운동하러 다녀왔다. 확실히 예전보다 팔에 근력도 생기고 바른 자세로 앉아있을 수 있다는 것을 느껴 기분이 좋다.
지금은 이직과 이사의 기간이 겹쳐서 학원에 가지 않고 혼자서 영어공부를 하는데, 최근에는 너무 하기 싫어서 그냥 EBS 교재를 5번씩 읽기만 하기로 정해서 하고 있었다. 그냥 정말 조금이라도 노출을 시키 자는 마음에 가볍게 시작했다. 그런데 요즘 느끼는 것은 간단한 문장들은 5번만 읽어도 외워진다는 것이다. 일부러 외우려고 하지 않았는데 생각하고 읽다 보니 나오는 걸 느꼈다. 물론 다음날이면 다 기억하지 못 하긴 해도 조금은 달라진 것을 느꼈다.
수요일에는 오프라인 면접을 보았다. 너무 오랜만에 대면면접이라 긴장했지만 생각만큼 떨리진 않았다. 언제든 면접을 보면 내 인생의 모든 선택을 뒤돌아보게 된다. 졸업이나 전공선택 휴학이나 이직, 첫 직장과 직무 선택의 이유 등등 나의 모든 삶이 짧은 시간에 지나가고 평가받는다. 그 모든 선택에 대해 이유는 다양해도 전반적인 뱡향이나 사고의 흐름에는 통일성이 있기 마련이다. 이는 눈빛 자세 말투 등에도 묻어난다. 이런저런 개인의 역량과 특성이 조직에 적합한지 판단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 면접이다. 1시간 남짓 대화를 이어나가며 중심을 잘 잡고 살지 않으면 길을 잃기 쉽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정말 모르겠다. 다만, 이번에는 아쉬움과 후회 걱정 그리고 불안보다는 면접 자체를 통해 느껴지는 생각들 앞섰다. 과거의 나와 조금은 달라진 부분이다.
4월 이사 갈 집을 구하기 위해 엄마가 서울로 올라오셨다. 하루 2만 보 넘게 돌아다닌 결과 좋은 위치에 좋은 가격으로 집을 구할 수 있었다. 나는 엄마의 직감과 불안신호를 믿는다. 집의 상태 그리고 부동산과 동네 분위기, 집주인과 서류를 종합적으로 살피는 엄마의 감각은 꽤나 예리하고 안목이 있다. 지금 계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말에 크게 흔들리지 않으신다. 신중하고 안정적이지만 괜찮다고 생각한 이후에 결정은 빠르다. 이렇게 엄마와 함께 부동산에 다니고 집을 보고 했던 게 좋은 배움과 경험으로 남았다. 문득 앞으로 인생을 살아갈 때 크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오늘을 기점으로 또 달라진 내가 있었다.
이번 주 금토일 3일 동안 엄마와 있다가 갑자기 떠나버리니 뭔가 헛헛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의 일처럼 앞장서서주시는 엄마에게 고마워 머무는 동안에 중식 요리를 대접했고 함께 예쁜 카페를 찾아갔다. 아침에는 동네의 뒷동산에 올라가 운동도 하고 처음으로 미역국을 직접 끓여서 밥을 차려드렸다. 저녁에는 최근 천만영화과 된 '왕과 사는 남자'를 함께 보기도 했다. 너무나 즐겁고 귀한 시간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날 신세계에서 점심을 먹는 동안 물 잔이 비워지면 바로 채워주시는 서비스에 흠칫 놀라며 미소 짓는 엄마를 보며, 더 많이 자주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성장을 누구보다 기뻐하고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부모님인걸 알기에 이런 조건 없는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선 언제나 감사함을 잃지 말고 바르게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한 한 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