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젊은이들만의 입맛일 뿐인가
아침에 운동을 하고 나서 씻고 티비를 보다가 갑자기 떡볶이가 먹고 싶어 졌다.
고등학교 때 저녁 대신시켜먹었던 엽기떡볶이가 생각이 나서 핸드폰을 검색했다.
집 근처에 위치한 떡볶이 집으로는 신전할매떡복이와 걸작 떡볶이, 엽기 떡볶이가 있었는데 신전할매떡볶이는 는 이사 갔고 엽기떡볶이 집은 문을 닫았다. 결국 걸작 떡볶이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국물떡볶이 매운맛 하나 포장해서 집으로 돌아와 언니와 아빠와 식탁에 둘러않았다.
나는 귀가 얼얼해지고 콧물이 눈물처럼 흐르는 매콤한 맛에 감탄했고 언니는 그냥저냥 좋아했는데 아빠는 너무나 맵다고 혀를 내둘렀다.
자극적인 것을 넘어 고통스러운 매운맛.
아빠가 얼마냐고 물어봐서 14000원이라고 했더니 무슨 떡볶이가 만원이 넘냐고 또 놀라셨다.
그 대신 양이 많지 않냐며 내가 쏘는 거니까 그냥 드시라고 했는데, 조금 먹다가 결국 그냥 된장에 밥 말아서 먹겠다며 너희들 많이 먹으라고 하신다.
엄마가 봤으면 절대 못 먹게 했을 떡볶이...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나는 다음날 폭풍 설사를 할 것을 알면서도 국물까지 마셔버렸다.
언제부터 이런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졌을까? 나 말고도 유행이 되어버린 단짠단짠의 맛.
다음날 고통을 알면서도 강력한 매움이 끌린다. 고통까지 살짝 즐기는 것 같아서 변태 같기도 하다.
잘 먹지도 못하는 음식 비싼 돈 주고 사 먹는 내가 이해가 안 간다는 엄마와 아빠다.
하지만 사람이 어떻게 항상 합리적으로 행동할 수 있겠는가? 그냥 그러려니 해야지.. 사실 아빠랑 같이 먹으려면 중간맛으로 해야 하나 살짝 고민하다가 매운맛이 너무 먹고 싶어 선택했다. 이참에 젊은이들의 입맛을 보여줘야겠다고... ㅎㅎ 하지만 그 맛은 너무나 자극적이어서 실패하고 말았다. 나도 내가 왜 이게 먹고 싶은지 모르겠는데 아빠라고 알 수 있을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