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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Oct 12. 2020

당근 마켓 후기

중고거래로 부수입 마련

언니가 멀쩡한 화장대를 새로 바꾸면서 집에 있던 안 쓰는 물건들이 눈에 들어왔다. 큰 하자가 있지 않는 이상 물건을 끝까지 써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 은근히 안 쓰고 처박아둔 것들이 많이 있었다. 특히 전주로 이사 오면서 물건이 많이 생겼다. 디자인이 맞지 않는다며 새로 사긴 했지만 막상 버리자니 아까운 것들은 옥탑에 잘 모셔놨었다. 그러다가 당근 마켓을 알게 되었고 동네에서 중고제품 사고팔 수 있다고 하길래 앱을 깔게 되었다. 


앱을 깔고 물건을 팔기까지


1번. 동네 인증

이건 그냥 핸드폰에서 위치정보 허락하면 자동으로 인증된다. 


2번. 사려는 물건 혹은 팔려는 물건 사진 찍어서 올리기. 

사진을 올리고 카테고리(가구, 전자, 생필품 등등)를 지정한다. 그리고 판매 가격을 설정하고 제품을 팔게 된 경위와 제품의 상태를 적어준다. 


3번. 기다림

그러면 관심 있는 사람들이 대화를 걸어온다. 모든 대화는 지정한 닉네임과 프로필상 사진을 통해 이뤄지는데 굳이 실제 이름이나 나이, 성별 등을 말할 필요가 없다. 필요한 이야기만 하면 된다. 여기서 간혹 사겠다고 해놓고 안 사는 사람들도 있고 여러 가지 묻기만 하고 안 산다는 사람도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있는데, 대부분 진짜 살 사람들만 연락해서 거래한다.


4번. 팔기

대화를 통해 거래 날짜와 시간 가격 등을 조정했다면 실제 만나기로 약속한 날에 거래하면 된다. 나는 아직까지 한 번도 사기를 당하거나 약속에 늦거나 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아주 심플하게 물건을 팔았다.  

나는 지금까지 물건을 팔면서 2번의 계좌이체와 1번의 현금거래를 했다. 


5번. 후기

제품을 거래하고 판매자와 구매자는 서로를 평가하는 후기를 남길 수 있다. 당근 마켓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매너 온도를 올려주고 활동 배지를 준다. 프로필을 누르면 상대방의 온도와 배지. 판매내역도 볼 수 있다. 이런 걸 바탕으로 상대방의 정보를 살짝 유추해 볼 수 있다. 





언니의 화장대를 시작으로 인덕션과 의자, 책상 등을 팔았다. 내일이면 옥탑에 고이 모셔뒀던 블라인드도 팔려나갈 예정이다. 요즘 당근 마켓을 통해 안 쓰는 물건을 팔면서 지구도 살리고 내 지갑도 살리는 효과를 보고 있다. 중고제품 거래에 대한 막연한 의구심을 뒤로하고 직접 참여해 보니 꽤나 괜찮은 것 같다. 음.. 대화할 땐 서로가 드러나지 않는 것이 부담 없고 편하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만나서 물건을 줄 땐 살짝 무섭기도 했다. 워낙 겁이 많은 성격이라서 그랬나 보다. 어쨌든 이를 악용하며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좋은 플랫폼이 잘 유지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건을 내놓고 '당근'이라고 울리는 알람 소리에 들뜨고 즐거웠던 하루가 생각난다. 뭔가 팔리니까 재미있고 모르는 사람이랑 거래를 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다. 하루에 2개씩 팔려나가는 걸 보면서 돈 버는 재미를 느낀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물건을 사고팔 수 있도록 해야지. 중고거래는 나와 지구를 살리는 일이니까.  


참고로 당근 마켓에서는 우리 동네 맛집이나 새로 오픈한 가게, 스터니나 부동산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나는 아직 사용해보진 않았지만 필요한 사람들은 쓰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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