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코끼리 Feb 14. 2021

BTS를 좋아하는 이유

내 청춘의 한 조각

우연이었다. 방탄소년단을 알게 된 것은 유튜브 알고리즘에 의해 보게 된 하나의 영상 때문이었다.

유명 가수들만 나온다는 '카풀 가라오케'라는 채널에 한국인 가수 방탄소년단이 떡하니 앉아 있지 않은가?? 궁금해서 안 볼 수가 없었고 무척이나 신기했다. 왜 사람들은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거지?? 호기심에 찾아보기 시작했고, 그들의 매력이 무엇인지 알게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 내가 정말 방탄소년단을 좋아한다고 말을 하기 시작한 것은 7집 ON 활동부터다. 나는 원래 뮤지컬이나 연극 보는 것을 좋아한다.  뉴스에서 팬더믹 시대에는 언택트 공연 시대가 열린다고 하기에, 실제 어떻게 진행되는지 궁금했던 찰나 작년 6월 '방방콘'이라는 온라인 콘서트가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약 2시간가량 나는 집중해서 멋진 노래와 퍼포먼스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콘서트를 통해 위버스라는 앱을 알게 되면서 본격적인 덕질이 시작되었다.






1. 위버스 - 팬과 아티스트의 소통 앱


위버스는 좋아하는 팬들이 가수의 사진과 짤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하는 공간이다. 종종 아티스트가 직접 포스트를 작성하고 팬들이 올린 게시물에 댓글을 달기도 한다. 이렇게 양방향적 소통은 만나지 못해도 위버스를 이용하는 구성원들 사이 끈끈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위버스에는 멤버의 사진과 일정뿐만 아니라 각자의 위치에서 BTS가 생성한 여러 가지 콘텐츠를 즐기는 방법을 볼 수 있다. 자신이 어떤 방식으로 음악을 듣고 영상을 보는지, 굿즈의 활용과 생활 속 방탄소년단이 광고한 물건들을 보았을 때 어떤 기분이 드는지, 방탄으로 부터 영감을 받은 다른 종류의 책과 음악, 영화도 알 수 있다.  나는 이 곳에서 과거 실존을 의심했던 팬덤, 'ARMY'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는 사이 나 또한 이들의 음악을 듣고 굿즈를 사고 앨범을 모으며 아미가 되어있었다. 실제 내가 팬심을 유지 및 확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앱을 통해 쉽게 다양한 자료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심심할 틈을 주지 않으며 빠져나갈 구멍을 주지 않았던 위버스의 영향이 가장 크다.  




2. 달려라 방탄 - 웹 예능


참고로 이 웹 예능은 매주 화요일 9시에 올라오며 네이버 브이 라이브에서 볼 수 있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아미인지라 홍보부터 하게 되는 점은 이해해주길 바라며... )

내가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무한도전과 1박 2일을 보며 함께 웃었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나는 텔레비전보다 폰과 노트북을 통해 유튜브와 넷플릭스로 영상을 보는 시간이 많아졌고 나만의 취향이 생기는 게 느껴졌다. 항상 똑같이 느껴지는 드라마의 레퍼토리, 그다지 웃기지 않은 소재를 유지하는 TV 예능의 꾸준함에 다른 콘텐츠를 찾갔던 것 같다. 그러다가 좋아하는 가수가 생겼고 이들이 매주 올려주는 '달려라 방탄'이라는 예능을 알게 되었다. 무한도전처럼 뭔가가 딱 정해지지 않은 포맷이다. 구성원이 게임을 하고 벌칙을 받을 수 도 있고 옷을 만들고 운동을 할 수도 있다. 얼마 전 백종원 님이 출연해 멤버들 사이 요리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구성은 완전히 분리되기도 하고 지난 회차의 콘텐츠에서 확장되기도 한다.


이를 시청하는 사람들은 핸드폰 앱을 통하기도 하고 그냥 나처럼 인터넷 검색을 통해 들어가기도 한다. 팬이 아닌 이상 직접 찾아보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지만, 팬으로서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완전히 포커스 된 예능을 볼 수 있다는 것은 꽤나 매력적이다. 더구나 예능을 통해 2차로 다양한 짤과 사진을 생성하며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빅히트는 달려라 방탄의 비하인드 편을 따로 제작해 위버스 샵에서 판매하고 있다.




3. 진정성과 음악


방탄소년단은 빅히트라는 작은 소속사에서 시작했고 큰 인기를 얻지 못했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열정을 가지고 도전했고 성공했다. 이들의 성공스토리는 누군가에겐 권선징악 처럼 흔한 고전 이야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BTS를 조금만 검색해 본다면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이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멤버들끼리 장난치고 웃고 떠드는 모습은 마치 나와 동생을 보는 것 같다. 사소한 것으로 싸우고 좋아하기도 하며 어쩔 땐 아프고 힘들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우리의 모습과 전혀 위화감 없는 스타의 모습에 팬들은 내척 친밀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 친구들이 무대에 서면 완벽한 퍼포먼스와 노래를 선물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전하는 음악에 진심이 느껴진다. 얼마나 많은 노력과 땀을 흘렸을까, 생각하면 단지 아이돌 가수라는 이유로 쉽게 폄하하고 욕하지는 못할 것이다. 더욱이 이들은 우리가 쉽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노래의 주제는 열정과 사랑 감사와 그리움, 자아성찰 등 살면서 겪게 되는 과정에서 만날 수밖에 없는 감정이다. 실제 나는 뱁새라는 곡에서 사회에 대한 비판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노래하는 이들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기도 했다.


평범한 사람처럼 느껴져 음악의 주제는 더욱 깊게 와 닿았고, 평범한 사람이 완벽한 퍼포먼스를 선보였기에 이들이 음악과 무대에 가지고 있는 열정과 진정성이 더욱 진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너 자신을 사랑하라'라는 뻔한 이야기에도 깊은 울림이 느껴지는 이유이다.  




4. BTS의 세계관, 캐릭터


방탄소년단의 앨범을 사면  'note'라고 쓰인 작은 책(?)이 들어있는데 그게 연결해서 보면 무슨 이야기가 된다고 한다. 매 앨범마다 이어져있고 드라마로도 제작된다고 하는데 사실 아직 거기까지 찾아보지는 못했다. 이 소설의 내용을 세계관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책으로도 만들어질 만큼 인기가 있는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방탄소년단의 이들이 직접 만든 캐릭터와 이들의 세계관이다. 멤버들은 라인프렌즈 협업을 통해 직접 캐릭터를 그리며 하나의 이야기꾼이 된다. 그 과정이 유튜브에 올라오는데 마치 또 하나의 '달려라 방탄' 예능을 보는 것 같다. 그렇게 어여쁜 코야, 타타, 치미, 알제이, 망이, 쿠키, 슈키가 탄생했다. 캐릭터의 제작과정 자체가 하나의 콘텐츠가 되었으며, 캐릭터는 인형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에서 소비된다. 심지어 멤버들이 캐릭터에 부여한 이야기를 엮어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캐릭터와 세계관을 이용한 2차, 3차의 가공으로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요즘에는 이러한 세계관을 이용한 게임도 많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서 하지는 않는다. 팬들의 성향에 따른 맞춤형 덕질이 가능해진 시대다.  








 BTS를 활용한(?) 무언가가 많이 생기고 있지만 나는 결국 모든 것은 멤버들이 가지고 있는 선함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청춘을 함께하며 곧게 성장해 온 이들의 이야기는 당연한 것들이 어려워지는 이 시기에 더욱 빛난다. 7명의 다양함이 어우러지며 겪어온 성장통은 남의 일 같지 않기 때문이며,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이러한 성장통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기 때문이다. 다만 이러한 아픔을 내색하기 어려운 사회이기에, 내면 깊은 곳에 자리 잡은 두려움의 가면을 벗길 출구가 필했던 것 같다. 거짓이 아닌 진심 어린 위로를 건넬 누군가로써 방탄소년단은 더할 나위 없는 청년들이다.


팬들은  함께 기뻐하고 슬퍼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이들의 음악과 메시지에 위로받는다. 멤버들은 반대로 이러한 '아미'의 존재에 감사하고 힘을 얻는다고 이야기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면서 조금씩 성장해 나간다. 이러한 긍정적인 영향력이 언어와 문화를 뛰어넘어 통용된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기도 하다. 한 편으로는 하나의 인격체로써 멤버들이 겪는 심리적 부담과 고통에 대해 걱정이 되기도 한다.


BTS를 좋아하면서 나도 예쁘지 않은 모습일지라도 사랑하고 아낄 수 있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내가 힘들 때 이들에게 받은 위로만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방탄소년단이 세상에 주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생각했다.

 

   

작가의 이전글 1월의 마지막 일요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