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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Nov 09. 2022

11월의 무게

보잘것없는 하루

세상에 태어남과 동시에 모두에게 삶의 무게가 주어진다.

그리고 자신의 무게를 감당하며 주어진 삶을 살아간다. 


나는 눈앞에 놓인 현실이 조금 버거울 때가 있다면 가끔씩 주변을 둘러볼 때가 있다. 

각자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사람들 혹은 비바람에도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산과 바다를 보며,

나도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고는 한다. 그리고 2022년도의 끝자락에 나는 나름대로 잘 헤처 나왔다고 싶다가도 결국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에 잠을 설친다. 차가운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하는 11월에 삶이 나에게 주는 무게가 더욱 무겁게 느껴지는 이유이다. 나는 과연 다음 해에도 무너지지 않고 스스로 발전을 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11월의 첫째 주, 일상에서 느껴진 삶의 무게를 적어본다. 


 

지금은 좋은 환경과 사람들이 곁에 있지만 이는 깨지기 쉬운 신기루와 같음을 알고 있다. 평생 옆에 있을 수는 없는 법이고 내가 힘을 기르지 않으면 유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항상 불안하기만 한 내 삶에 과연 아무 걱정 없이 편하게 책을 읽고 음악을 들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앞섰다. 


길을 걷다 '순수한 기쁨'이라는 표지의 만화 포스터를 보았다. 주인공들은 웃고 있지만 색이 바래 뭔가 무서운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랬는지 몰라도, 문득 사라지지 않는 앞날에 대한 불안과 걱정으로 부족함과 열등감을 느끼는 내 삶에 과연 '순수한 기쁨'을 느끼는 순간이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 달만에 찾아간 부모님이 계신 집에서 엄마 아빠가 더 이상 나의 보호자가 아닌, 한 사람의 인격체로 보이기 시작했다. 4남매를 키우며 고난을 이겨내고 지금의 자리까지 살아 냈다는 것 자체로 부모님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나라면 그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었을까? 그동안 너무나 무관심했다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


어릴 적 상상해봤던 멋진 커리어우먼의 모습으로 항상 도심 한 복판에서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바쁘게 움직이는 모습이 떠올렸다. 상상했던 그 모습대로 서울의 빌딩 숲을 커피를 들고 바쁘게 움직여 보니, 그런 모습을 한 커리어우먼이라면 항상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던 자부심이나 보람은 찾아볼 수 없다. 그저 당장 일에 대한 걱정과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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