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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Feb 18. 2023

03. 행복

2월- 첫 번째

내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은 시시각각 변한다.

  

어릴 적 나의 행복이었던 불량식품이 지금의 추억의 기억으로 자리 잡았듯이, 지금의 행복은 언젠가 무뎌져 또 한 편의 추억으로 넘어가겠지. 삶은 늘 기쁘고 행복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요즘의 내가 느끼는 작은 행복을 기억해 두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몸이 힘이 들 때는 쉬는 것이 행복하고, 외로울 땐 친구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들이 더 감사하고 행복하게 생각이 든다. 한창 아르바이트를 하며 직장을 구했을 때에는 어찌나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부럽고 행복해 보였는지 모른다. 요즘에는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들을 이루는 것을 이루고, 또 건강하게 함께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내면서 지내는 게 가장 큰 기쁨이 아닐까 생각하는 날로 채워지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 한 친구를 만나 오랜만에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다른 친구들의 안 좋은 행실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다. 오랜 시간 함께했던 친구들이 무척이나 실망스러웠다. 그 소식을 따로 만나 굳이 나에게 전해준 또 다른 친구까지도 모두 다 실망스럽고 유쾌하지 못한 일이었다.


평소에 개인적인 이야기는 대답하기 꺼리기에 나는 따로 캐묻지 않았고, 함께 하는 시간들은 그저 웃긴 가벼운 시간들로만 채워졌다. 별일이야 있겠거니 생각하고 묻지 않은 것이 잘못이었을까? 이야기를 전한 또 다른 친구를 만나고 난 뒤, 솔직히 나는 예전보다 이 친구들의 무리를 조금 더 가볍게 생각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언젠가 진실을 이야기하면서 털어내는 시간이 오겠지만, 그때 가서 생각해 보기로 해야지. 우선은 뭔가 기대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그리고 나는 과연 함께 하는 친구라는 관계에 과연 스스로 무엇을 기대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장난이라 했던 말과 행동에 대해 다시 한번 되돌아보았다. 어쩌면 어린 시절 함께한 추억을 공유하는 이들을 놓치고 싶지 않았던 내 욕심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도 들면서, 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각자 다른 경험과 생각의 차이를 무시해 버린 것이 아니었는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사에 불안하고 걱정이 많은 삶이지만, 그 속에서 균형을 잡고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이 되어주는 작은 행복들이 있다. 이러한 부분들이 있어 조금이라도 더 긍정적으로 스스로를 다독이며 살아가는 것이 아닌지 싶다. 지금 내가 행복을 느끼는 순간들은 아래와 같다. 언젠가 나이가 먹고 결혼을 하거나 하면 달라지는 행복들이겠지 싶어 우선 생각나는 것들을 적어본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회사에서 인정받을 때, 가족여행을 가서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좋아하는 가수의 활동을 응원할 때, 친구들을 만나 시간을 보낼 때,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면서 책을 읽거나 음악을 따라 부를 때, 작은 성취를 느끼면서 스스로 성장한다고 느낄 때, 자전거를 타거나 걸을 때, 버스를 타고 집에 가는 길에 창 밖에서 보이는 풍경을 바라볼 때, 라면이 잘 익었을 때, 다이어리를 적는 저녁시간, 햇살을 받으면서 잠드는 오후시간, 강아지와 산책, 엄마와 아빠랑 통화할 때, 금요일 저녁 지하철, 청소를 끝낸 방을 바라볼 때, 뭔가에 몰입해 시간이 훌쩍 지나갔을 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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