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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Mar 26. 2023

05. 열심히 사는 사람들

3월 - 첫 번째

나는 지난해 파견 계약직으로 일을 시작했다. 어느덧 1년이 넘고 재계약을 하여 1년 3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어쭙잖게 열심히 살았던 나의 지난날들이 모여 나는 지금 여기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결국 이 또한 또 하나의 과정일 것이라는 위로와 희망을 담아 글을 써 본다.


언젠가 술자리에서 올해 목표가 뭐냐고 하는 질문에 나도 모르게, '모든 것을 쏟아부으면서 스스로에게 정말 '열심히 했다'는 말을 해 보는 것입니다."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 말을 뱉고 나서 지나고 보니 나는 열심히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왜 항상 스스로를 부정하고, 낮추며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인식하는 건지 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나는 왜 그랬을까, 과연 파견 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에서 오는 위축감이었을까? 결코 그것뿐만은 아닐 것이다. 그저 나는 이뤄놓은 것이 없고 잘하는 것이 없다고 항상 스스로를 가스라이팅 했던 것이 나도 모르게 말과 태도에서 드러났던 것이다.


주변에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매사에 열심히 하면서 기본적으로 머리도 좋고, 또 금전적으로도 여유가 있어 보인다. 또 여러모로 부티나는 옷차림에 나와 다르게 행동과 말투에 자신감도 있어 보이고 상대방에 배려도 잘한다. 그저 그들은 처음부터 그렇게 태어난 걸까? 하는 생각이 드는 동시에 나는 왜 그들처럼 되지 못하는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나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는데 한편으로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경험과 도전의 기회에 뒤 돌았던 모습들이 떠올랐다.

- 이만하면 되겠지, 괜히 나대지 말자, 굳이 따져서 뭐가 좋을까, 그냥 양보해야지, 이 정도 작은 부분은 아무도 모를 거야, 오늘은 너무 피곤해, 내일 해야지, 이 정도면 충분해, 오늘은 친구 생일이니까 등등


내가 선망하던 그들이 목표의 성취를 이루기까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돈과 시간 그리고 노력을 쏟아부었을까? 나는 결코 알 수 없겠지만,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경쟁과 치열함 속에 시달렸던 그 시간의 농도만큼은 분명 달랐을 것이다. 방황과 고뇌의 시간들 속 길을 걷고 나아가는 사람들, 나도 조금 더 성숙하고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내 시간의 농도를 높여가고자 한다.


무언가를 열심히 하는 것이 성과로 바로 연결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이는  직면한 상황 혹은 문제에 대한 태도의 문제이며, 조금 더 목표를 이루고 가능성을 높여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따라서, 열심히의 기준은 정의하기 어렵고 또 난해하다.

그러니 이를 이유로 스스로를 낮추고, 보잘것없는 존재처럼 굴지 말자. 나는 그 자체로 소중하고 나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유일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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