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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끼리 Apr 21. 2023

07. 지하철

4월 - 두 번째

출퇴근시간 지하철을 타면서 느끼는 것들이 있다. (5호선 > 4호선)


1. 사람이 정말 많다.

어디서 다들 나오는지 모르겠다. 같은 시간에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약속이나 한 것처럼 모여있는 게 참 신기하고 어쩔 땐 경이롭기까지 하다. 문득 고개를 들어 계단을 올라가는 사람들을 보면, 시장에서 봤던 콩나물 키우는 검정 바구니를 보는 것 같다. 그 와중에 또 엄청 조용해서 작은 소리로 통화하는 사람의 목소리도 크게 들린다. 지옥철이라고 불릴 만큼 막히는 구간에서는 바로 뒤에서 사람들의 숨결이 느껴진다. (그래도 다행히 대체적으로 환기는 잘 되는 편이다)


2.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

이런 걸 다양성이 존중된다고 표현해야 하나?.. 조금 특이해 보여도 남들에게 별로 신경 안 쓴다.

특이한 옷차림과 헤어,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주로 관광객인 듯), 술 취한 사람들, 연인들, 책 읽는 사람, 드라마 보는 사람, 잠에서 깨서 후다닥 뛰어내리는 사람, 여러 가지 장애를 가진 사람들, 할머니 할아버지, 다 꺼내 놓고 화장 고치는 사람, 노숙자 등등


3. 무표정하다.

뭔가 화나는 일이 있는지, 하나같이 다들 세상 무표정하고 지루한 얼굴이다. 8-90% 이상이 핸드폰을 하거나 졸고 있다. 나도 그중에 하나이긴 하지만 왜 그럴까 가끔 생각이 드는 때가 많다. 하루종일 피곤하고 하니까 그렇겠지... 하는 추측뿐이다.


4.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눈치 게임

워낙 사람이 많다 보니까, 출퇴근길에 앉아서 가고 싶다는 생각은 엄청 큰 욕심인 것을 깨달았다. 나 같은 경우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잠을 잘 자기 때문에 쪽잠을 위해 앉을 수 있는 자리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 10분이라도 더 잘 수 있다는 것이 체력적으로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타자마자 바로 앉을 수는 없더라도, 최대한 빨리 내릴 것 같아 보이는 사람 앞에 자리 잡고 서 있는다. 바로 당장 문 쪽에 서서 기댈 수 있는 여유 공간이 있어도 안쪽에 의자 앞에 서는 것이 좋다. 특정 구간에서 와르르 내리기 때문에 최소한 그 구간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레이더를 가동한다.  


5. 와이파이 잘 터짐

말 그대로다. 와이파이가 잘 터진다. 지하에서 달리면서도 이렇게 공공 와이파이가 잘 터지다니, 정말 우리나라는 IT 강국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다. (유튜브 동영상, 인스타, 뉴스기사 다 잘 됨 ) 덕분에 나는 요금제를 늘리지 않고 절약하며 생활할 수 있다.  


6. 체계적이다.

지하철 망이 잘 연결이 되어있어 강남 강북, 강서 강동 할 것 없이 어디든 갈 수 있도록 되어있는데, 그냥 노선도를 보면 쉽게 안내되어 있어 편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가 실질적으로 체계적이라고 느꼈던 부분은 네이버나 카카오 지도에서 환승 시 가장 가까운 열차의 도어 번호를 알려준다는 것이다.   

네이버 지도에서 지하철 환승이 필요할 때, 작은 글씨로 7-2 이렇게 적혀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거는 환승하는 열차 방향으로 가장 가까운 문을 표기한 번호로, 1호선에서 2호선 환승할 때 어디 문으로 내려야 가장 최단거리로 환승하는 장소까지 갈 수 있는지 표기가 되어있다.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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