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은 버리는 것이다.
“회사원”
우리 아버지는 성공한 회사원이었다. 나름 자랑스러웠던 적도 있었다.
초등학생 때 학교에서 '꿈'을 적었는데, 아직 그 세 글자와 글씨체가 확실히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그 ‘꿈’을 몇 년이나 반복해서 적어 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당시에 친구들이 적어 냈던 꿈도 내가 적은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의사’ ‘경찰’ ‘회사원’ 그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그 꿈들은 각자 생각해 낸 것이 아니라, 사회가 갖가지 방법으로 우리에게 주입하고, 강요한 것이었다.
우리가 가진 관념들은 대부분 사회에서부터 온 고정관념들이다.
매일 내뱉는 말 또한 마찬가지이다. 가끔씩 대화를 하다 보면 기계적으로 대답하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말들은 진정한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 사회적으로 축적된 말들이 반복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난 그런 말을 듣고만 있어도 마음이 불편해진다.
우리는 개미나, 강아지처럼 아무것도 가지지 않은 순수한 상태로 태어나지만, 사회는 우리를 가만 두지 않는다. 학교에서 TV에서 교육적으로 문화적으로 성공을 강요받고, 호불호가 나뉜다. 성공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신념처럼 굳어지고, 매일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리 속 깊이 자리 잡아 아무리 애를 써도 그 생각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실제로 벗어나려 애쓰는 사람도 많지 않다. 그리고 사람들은 뭔지도 모를 성공만을 위해 살아간다.
“성공이란 무엇이냐?” 사람들 모두 나름대로의 생각을 장황하게 내뱉는다.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는 것, 창업을 해서 CEO가 되는 것, TV에 나오는 유명한 가수가 되는 것 등 나름대로 정의를 내린다.
이런 성공이라는 개념이 한 개인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서울에 집을 사는 것이 성공이라면, 집 없이 월세를 내거나 서울에 집이 없는 사람들은 실패자가 되고, CEO가 되는 게 성공이라고 하면, 멋지게 창업을 하더라도 중도에 포기한 실패자가 되기 마련이다. TV에 나오는 유명한 가수가 성공이기 때문에, 길에서 음악을 사랑하는 수많은 버스커들이 실패자들이 되어 버린다.
세계여행을 하며 지구를 방랑하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작은 공방에서 팔찌를 만들며 만족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 길거리에서 노래하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사회적 시선에서 모두 실패자가 된다. 사람들은 그들이 불행할 거라 생각하고, 아이러니하게 그런 생각이 자신을 불행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세계여행을 꿈꾸고 있고, 진정 방랑 생활을 하며 그 행복을 누리고 싶다면 용기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용기가 부족해 자신들이 좋아할지도 모르는 일들을 시작해 보지도 못하고 포기한 채 사회에서 성공이라고 하는 것들을 쫓으며 살아간다.
그 작은 용기 하나면 모든지 시작할 수 있다. 나 또한 성공을 위해 세계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여행은 단지 내가 살아가는 모습 중 하나일 뿐이며 다른 그 어떤 것을 위한 것이 아닌 지금 이 순간일 뿐이다.
삶의 형태는 무수히 다양하다. 성공이라는 개념이 다양한 삶을 둘로 나누어 버린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들이 성공으로 가기 위해 하루하루를 바치고 있다. 그리고는 성공한 사람도 실패한 사람도 모두 초조함을 반복적으로 느끼게 된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목매어 쫓기듯 하루하루를 보내며 초조함을 반복하기엔, 우리의 삶은 너무 소중하고 아름답다. 그 구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머릿속에 가진 것을 버릴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 버림이 새로운 삶의 시작이 될 것이다.
그래서 여행의 시작은 버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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