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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르게이 Aug 24. 2017

꿈을 이뤄도 허전한 사람들

한국에서 느낀 것들




나이 때에 따라 중요한 가치가 변해간다. 10대 때는 그저 간지와 멋있어 보이는 것들이 최고였다. 돈이 없어도 멋있어질 수 있었고,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 20대가 되어서도 크게 다를 건 없었지만, 트렌드에 앞서 나가야 했고, 적당한 돈과 패션, 외모, 그리고 학벌(대학, 법대, 의대 등)이 중요한 요소였다.


이제 30대에 들어서며 직장과, 돈 야망이 결국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40대, 50대 때 돼서는 어떠할까. 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위해 그러한 것들을 따라가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이었다. 결국에 그 나이 때에 중요한 요소들은 그 나이때에 주변에서 멋있다고 하는 것들 인정하는 것들이었고,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것이라든지 등등은 중요 요소 리스트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한국에 돌아와 작은 삼촌과 대화를 나눴다.


“삼촌은 만나는 친구가 몇이나 있으신가요? 우리 아버지는 만날 친구가 없으시데요.”


삼촌은 당연하다는 듯이 또는 그럴 만도 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끄덕하셨다. 삼촌은 친구가 딱 2놈 있다고 하셨다. 한 명은 20살 때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한 명은 더 이상 연락을 할 수 없다고 하셨다.


30대 때 잘 나갈 때 삼촌은 괜찮은 회사를 다니며 적당한 돈을 모으셨던 것 같다. 아마도 30대의 삼촌에게도 돈과 성공이 당시의 가장 중요한 요소였는지도 모른다. 회사를 나와서 사업을 하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금세 50대가 되었고, 50중 반이 된 지금은 살던 동네에서 택시 운전을 하신다.


단 한 번도 택시 운전사들이 불행하다고 생각해본 적 없다.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고 관찰하고, 매일 새로운 길을 운전하고 다니며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나름대로 조절하면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다.


“삼촌은 속마음 이야기할 곳이 없어. 그게 제일 힘든 거야.” 부모, 형제, 자매, 아내, 자식. 누구한테도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가 없다고 했다. 친구라고 남은 1명에게는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연락을 못 하겠다고 하셨다. 그나마 가끔 술 마시는 직장동료에게도 이따금씩 이야기 하지만, 그때뿐이고, 15년이나 다니던 직장에서는 남은 사람이 단 한 사람도 없다고 하셨다.


“삼촌은 돈 많은 사람, 뭐한 사람 다 필요 없어. 친구 많은 사람이 제일 부러워. 친구 많은 사람이.” 그렇게 말씀하시고 나에게 친구가 몇이나 있냐고 물으셨다. 나는 10명? 20명?을 생각하다 친구와 그렇지 않은 경계에 대해 순간적으로 구분할 능력을 상실하고, 감히 몇 명이라고 말을 할 수 없었다.

“4,5명 있는 것 같아요.” 그 친구들만 잘 만나도 성공한 인생을 산거라는 말씀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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