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끝, 몽땅 정리
어떤 글을 써야 잘 팔릴까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은 하이에나가 된다.
오늘은 어떤 글감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세상 모든 풍경이 내 사유의 시작이자, 맺음말이다.
흔들리는 풍경 속에서~, ‘저게 뭐지?’
오래된 골목 시장 앞에 즐비한 아웃도어 매장들.
그 중 하나였을 법한 1층의 구겨진 상가.
<일단 살고 봐야쥬!>
큼지막하고 투박한 글씨다.
그 아래에는 행여 사람들이 못 알아먹을까 부연 설명도 달아준다.
<장사 끝>, <몽땅 정리>
몇번이고 덧대어 칠한 형광펜 자국이 선명하다.
균형 잃은 종이와 글씨가 마음에 칠해진다.
노골적이고 단순한 네이밍,
누구라도 한번쯤 다시 뒤를 돌아볼만한 글.
자음이 유난히 큰 글자들 사이로
딱 오늘 만큼의 생존을 갈구하는 주인장의 마음이 비친다.
그의 생애를 들여다보고싶다.
왠지 두번은 볼 수 없을 것 같은
자세히 들여다보기 미안한
그러나 누구라도 일단 살고 보고자 입구를 통과하고야 말 것 같은 그 곳,
그의 얼굴을 대면해야 할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