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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아인텔리전스 Jun 22. 2022

내리막길 걷는 제약바이오 투자 현황, 하지만 괜찮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물가 안정을 위한 미국의 금리 인상 등 다양한 글로벌 이슈를 배경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은 빠르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이런 불안정한 시장 분위기가 전 세계적인 벤처투자 철수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산업도 그 ‘풍파’에 휘말렸습니다.


6월 초에 홍콩의 AI 기반 신약 개발업체인 인실리코 메디슨(Insilico Medicine)이 지난해의 시리즈 C 라운드 투자 금액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조촐’한 시리즈 D 라운드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6월 중순에는 후보물질 발견 단계의 신약 개발업체인 블레이드 테라퓨틱스(Blade Therapeutics)가 SPAC 합병을 통한 상장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해당 뉴스들을 근거로 일각에서는 “바야흐로 바이오테크 업계에 겨울이 왔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의 상승세가 유난히 가팔랐을 뿐, 올해도 나쁘지는 않다고 보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이번 편에서는 CB인사이트와 크런치베이스 리포트를 기반으로 제약바이오 산업의 투자 현황, 특징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제약바이오 산업 현황, 전부 내리막길

전 세계 제약바이오 스타트업 투자 규모 및 라운드 건수 (출처: 크런치베이스)


CB인사이트의 '2022년 1분기 제약바이오 기술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술 업체의 투자유치 규모는 직전 분기 대비 10% 감소한 28억 달러입니다. 투자 건수는 총 66건으로 집계되었는데 4분기 연속으로 감소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인수합병(M&A) 움직임도 눈에 띄게 둔화되었습니다. 올해 1분기에 총 6건의 M&A가 이뤄졌는데 이는 직전분기에 비해 60% 감소한 수준입니다. 주목할 만한 특징으로는 한때 엄청난 호황을 누리며 숨쉬듯 등장했던 SPAC을 통한 상장이 단 1건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1억 달러 이상의 투자유치 라운드를 의미하는 '메가라운드' 규모도 확 줄었습니다. 메가라운드 부문에서 제약바이오 산업은 현재까지 9건의 투자 라운드를 통해 16억 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년 동안 메가라운드 53건을 통해 10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이 모인 것에 비하면, 올해 상반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기록된 성적표가 다소 초라해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나마 숨통 트였을 메가라운드 유치 스타트업, 전부 미국 기업?!

연도별 미국 제약바이오 스타트업 투자 규모 및 라운드 건수 (출처: 크런치베이스)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올해 제약바이오 산업에는 총 9건의 메가라운드를 통해 16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조달되었습니다. 주목해 볼만한 건 9건 전부 미국에 기반을 둔 제약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라는 점입니다. 이를 놓고 '독식'이라는 표현도 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B인사이트와 크런치베이스는 올해 전 세계 제약바이오 업체 가운데 눈에 띄는 투자유치에 성공한 기업들은 전부 미국 기반의 업체들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 기반 제약바이오 스타트업들은 올해 메가라운드 포함 총 165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는데, 매달 평균 32억 달러 씩 투자를 유치한 셈입니다. 다만 지난해 미국 제약바이오 스타트업들이 월 평균 40억 달러 씩 투자를 받은 것에 비하면 투자규모와 투자속도가 모두 둔화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해 성장세가 가팔랐다, 올해도 나쁘지 않아


올해 현황이 오히려 ‘정상’이라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크런치베이스는 “지난해의 투자 규모가 이례적으로 크고 낙관적이었다”며 “지난 몇 년간의 데이터를 살펴보면 올해 제약바이오 트렌드도 나쁜 수준이 아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올해의 투자유치 움직임이 동일한 속도로 이어진다면 총 투자규모가 2020년의 성적을 넘어설 것으로도 전망했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대형 투자 현황도 전해졌습니다. 복합 의약품을 생산하는 바이오제조 기술 제공업체인 리질리언스(Resilience)는 최근 시리즈 D 투자라운드를 통해 6억2500만 달러를, 미국 신약개발 스타트업인 에이콘 테라퓨틱스(Eikon Therapeutics)는 시리즈 B 투자라운드를 통해 5억1800만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조달했다고 합니다.


함께 주목해 볼만한 점은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미국 스타트업 2곳의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이들은 제약바이오 업계의 다른 업체들이 적용할 수 있는 기술과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 즉 제약바이오 산업에 몸담고 있지만 치료법을 자체 개발하거나 임상실험을 하는 등 종전의 익숙한 생명공학 모델을 따르지 않는 업체입니다.



IPO도 줄었다, 이유는 주가하락?!

지난 1년간 나스닥 생명공학 기술 기업 지수 (출처: 야후 파이낸스)

올해 제약바이오 스타트업들의 IPO는 총 14건인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VC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IPO가 9건, VC투자 없이 상장한 스타트업 IPO가 5건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는 지난해 미국에서 상장한 제약바이오 관련 기업이 111곳, 2020년에 91곳인 것에 비해 현저히 뒤처지는 성적표입니다.


IPO를 진행하는 기업 수가 현저히 줄어든 이유로는 ‘주가하락’이 꼽히고 있습니다. 나스닥 생명공학 기술 기업지수는 지난해 여름 최고점에서 3분의 1 가량이 하락했는데요. 이에 따라 지난해와 올해에 큰 규모로 상장한 제약바이오 업체들 대다수가 ‘겨울’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세포 유전자를 조절해 의약품을 제조하는 미국 기반의 사나 바이오테크놀로지(Sana Biotechnology)는 2021년 2월 64억 달러 가치로 상장했지만, 최근 시가총액이 10억 달러 미만으로 하락했으며, 머신러닝 기반으로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플랫폼 개발업체인 리커젼 파마슈티컬스(Recursion Pharmaceuticals)의 기업가치도 절반 이상 하락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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