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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아인텔리전스 Jun 24. 2021

중국 브랜드가 아마존을 제쳤다? 쇼핑앱 '쉬인'의 반란

중국의 패션브랜드 ‘쉬인(Shein)’이 아마존을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 받은 쇼핑 앱에 등극해 놀라움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쉬인은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패션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여 상대적으로 주머니가 가벼운 10대 쇼핑객들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는 온라인 쇼핑몰로서, 패스트패션* 트렌드를 이끌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IDG·세쿼이아 등 글로벌 투자사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것으로 알려진 쉬인의 기업가치는 최대 300억 달러, 한화로 약 3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패스트패션: 최신 트렌드를 즉각 반영하여 빠르게 제작·유통되는 의류


지금까지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패션브랜드는 미미한 인지도를 얻는데 그쳤습니다. 스포츠웨어 브랜드인 ‘리닝’은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2년 만에 문을 닫았고, 다운재킷 브랜드인 ‘파사등 인터내셔널 홀딩스’는 런던에서 매장을 열었다가 5년 만에 셔터를 내린 바 있습니다. 패션 ‘불모지’인 중국에서 쉬인은 어떻게 세계적인 입지를 다지게 된 것일까요? 쉬인이 아마존을 제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로아가 파헤쳐 보았습니다.



▼ 쉬인 모바일 쇼핑몰 앱

출처: Shein



"될 놈은 된다", 미중 무역전쟁의 관세 폭탄을 모두 피해간 '쉬인'

쉬인은 미중 무역전쟁에서 자국기업에 대한 중국의 조세 지원을 받은 데 더해, 중국의 지배력을 축소하기 위한 미국의 관세 정책을 모두 피해가며 ‘될놈될’의 정석을 보여주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관계가 악화되고 있던 2018년, 중국은 자국 D2C(Direct To Customer) 기업들에 대한 수출세를 면제하는 정책으로 미국의 관세조치에 맞섰습니다. 이에 따라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었던 쉬인과 공급업체들은 패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크게 키울 수 있었습니다.


이에 앞서 쉬인은 2016년부터 800달러 미만의 패키지에 대한 미국의 면세정책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 이미 좋은 입지를 다져오고 있었습니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리기 위해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을 때에도 쉬인은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는 ‘소액배송’ 업체에 속해 있어 트럼프표 관세 ‘폭탄’조차 피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확실하고 남다르다, ‘중국 느낌’ 벗고 트렌디함 입은 쉬인

쉬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 중 가장 획기적인 것으로 평가되는 점은 ‘중국 쇼핑몰’이라는 특유의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어버린 것입니다. 실제로 쉬인의 웹사이트와 앱 어디에서도 ‘중국 느낌’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와 관련해 쉬인 관계자는 “중국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의도적인 마케팅이었음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쉬인은 대부분의 중국 패션브랜드와 달리 SNS상에서 해외 인플루언서와 유명인들을 활용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shein’이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해보면 약 309만 개의 게시물이 올라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에는 미국의 유명한 가수인 케이티 페리와 릴 나스 엑스와 함께 가상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 2020년 5월, 쉬인의 가상콘서트에서 퍼포먼스 중인 케이티 페리

출처: Shein

쉬인은 공급망의 접근성도 영리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중국 광주시에 위치한 자사 소싱 허브에서 5시간 이내로 도착할 수 있는 거리에 제조업체가 위치하도록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며, 공급업체에는 10일 안에 디자인과 생산 과정을 모두 마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런 시스템은 자라(ZARA)의 유명한 3주 완성 시스템보다도 월등히 빠른 시간입니다.


쉬인은 쇼핑몰 앱에서 고객의 검색기록을 수집하는 기술을 독점적으로 개발해 내기도 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디자인·수량·생산 관련 결정을 내리고 있으며, 고객의 선호도에 대해 즉시 응답할 수 있는 시스템도 확보했습니다. 한 비즈니스 뉴스레터는 쉬인의 이런 시스템을 놓고 “실시간 패션을 제공하는 업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쉬인의 가파른 성장곡선, 이어질까 꺾일까?

코로나19로 온라인 쇼핑몰 시장이 크게 활성화되었던 팬데믹 기간 동안, 쉬인은 연매출을 3배나 끌어올리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또한 이를 발판 삼아 세계 최대의 온라인 전용 패션브랜드 반열에도 오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쉬인의 가파른 성장곡선을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 중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의 종식과 함께 사람들의 발길이 오프라인 쇼핑몰로 돌아서게 되면 쉬인의 황금기가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쉬인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점입니다. 쉬인은 1월 영국 기반의 의류 소매업체인 톱샵(Topshop)을 인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바 있는데, 이를 놓고 쉬인도 온라인 전용 비즈니스에 한계를 느껴 돌파구를 모색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패스트패션 특성상 빠른 유통을 위한 노동력 착취에 대한 우려도 존재합니다. 특히 서구권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중국의 신장 지역에서 공공연하게 발생하는 위구르족 강제 노동의 산물을 소비하지 말자는 인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현재 쉬인의 메인 고객층인 10대 소비자들이 점차 고급 브랜드로 이전하게 되는 문제, 환경·사회·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갈수록 높아지는 문제 등 쉬인이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은 만큼 성장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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