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이후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스트리밍 TV 광고 지출 또한 전년대비 크게 증가했죠. 디지털 마케팅, 미디어에 대한 트렌드를 제공하는 eMarketer에 따르면, 미국 내 스트리밍 TV 광고 지출은 113억 6,0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2020년의 81억 1,000만 달러 대비 40%가량 증가한 수치입니다.
스트리밍 TV 광고 지출 증가의 상당 부분은 광고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의 빠른 성장에 기인한 것입니다. 대표적인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로는 플루토 TV나 폭스 코퍼레이션의 투비(Tubi)가 있으며, 광고 여부와 제공되는 콘텐츠에 따라 등급별 요금제를 둔 서비스들도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방송회사인 컴캐스트의 피콕과 같은 경우 제공하는 콘텐츠에 차이가 있는 광고 기반 무료 버전과 광고 기반 저가 버전, 그리고 월 10달러의 광고 제거 버전을 운영 중입니다. 디즈니+와 미국의 지상파 방송국 CBS가 운영하는 파라마운트+는 월 5~6 달러를 내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죠. 위너브라더스의 작품을 보유한 HBO맥스 또한 월 14.99달러에 다양한 콘텐츠를 볼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며, 6월에는 광고 기반 저가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CNBC는 해당 서비스의 가격이 월 9.99 달러가 될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신규 광고 기반 서비스들은 훌루(Hulu)나 유튜브 등, 기존 사업자들뿐 아니라 로쿠(Roku), 아마존 파이어 TV 등의 스트리밍 플랫폼과도 경쟁 중입니다. 이 중 로쿠는 광고 매출을 포함하는 플랫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하며 예상치 보다 높은 1분기 매출을 발표하였는데요. 이들은 광고기반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 The Roku Channel을 운영 중으로, 올해 초 인수한 퀴비(Quibi)의 콘텐츠를 로쿠 오리지널로 바꾸어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아마존 파이어 TV 역시 IMDb TV라는 광고 기반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IMDb TV 시청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8% 증가하며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신규 콘텐츠를 대거 추가하는 한편, 올여름 IMDb TV 단독 앱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IMDb TV를 통한 광고 매출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광고 타겟팅 영역의 1인자인 유튜브는 최근 열린 두 차례의 실적 발표에서 유튜브가 모든 TV 채널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18~49세 시청자들에게 도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시청자의 상당수는 TV로 유튜브를 전송하여 보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스트리밍 TV가 기존의 TV 채널을 대신할 광고 매체가 되고 있음을 어필하였습니다.
피콕 역시 18~49세 시청자들 사이에서의 광범위한 도달을 기존 TV 채널 대비 자사의 강점으로 적극 어필하고 있습니다. NBC 유니버셜의 광고 및 파트너십 부문 총책임자인 Laura Molen은 피콕의 시청자 수가 NBC 채널 황금 시간대 시청자 수와 동일한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광고비 역시 이와 유사한 수준으로 책정되는 것이 맞으며, "미디어가 광고주들을 소비자에게 도달시키는 운반책"이라면 "피콕은 럭셔리카라고 생각하면 된다"라고 언급하였습니다.
또한 스트리밍 TV 광고의 경우, 기존 TV 채널 광고에 비해 정밀한 타겟팅이 가능하다는 것 역시 핵심 강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디즈니의 미국 광고 영업 총책임자인 Jon Steinlauf는 디즈니+ 광고에 대해 "소득 $100,000 이상이며, 아이가 둘 있는 여성" 등 매우 세분화된 타겟팅이 가능하며, 이는 TV에서는 불가능했던 방식의 광고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쾌적한 고객경험을 위해 광고의 수를 기존 TV보다 적게 유지한다는 점 역시 스트리밍 TV 광고의 강점입니다.
이 같은 정밀한 광고 타겟팅과 제한된 광고의 수는 스트리밍 TV의 광고단가에 그대로 반영되어디즈니+ 광고의 경우, 디즈니 케이블 네트워크의 광고 단가보다 평균 세 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들이 주장하는 만큼 실제로 스트리밍 TV 광고가 효과적인 광고 수단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립니다. 광고주들이 자신의 광고를 실제로 보는 시청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 광고의 노출 빈도가 어떻게 되는지, 그리고 광고가 어디에 노출되는지 등의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죠.
광고업계 컨설턴트인 Brad Adgate는 스트리밍 TV 광고의 이러한 상황이 과거 케이블 TV 광고 초창기를 연상시킨다고 평가했습니다. 당시 MTV나 USA 등의 케이블 채널 광고를 구매하는 광고주들은 효과 측정을 위한 어떠한 지표도 없이 광고비를 집행했습니다. 하지만 1980년대 케이블 시청자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가 자리 잡고 광고주들이 케이블 광고에 익숙해지며 지금과 같은 규모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인데요. Adgate는 "과거 케이블 TV 광고가 서부 개척 시대의 황야였다면 지금은 스트리밍의 차례"라는 말로 현 상황을 정리했습니다.
스트리밍 사업자들이 주장하는 오디언스 타겟팅의 정확도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는 중으로, 피콕, 디즈니+, 훌루, 파라마운트+ 모두에 광고를 구매해 본 경험이 있다고 밝힌 스바루 아메리카의 미디어 매니저 Jack Kelly의 경우, 스바루 차량을 구매했는지에 따라 다른 광고를 보여주고 싶으나,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아직 구글이나 페이스북에서 제공하는 수준의 타겟팅이 불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GM에서 오디언스 구매 전략을 담당하는 David Spencer 역시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실제 광고가 누구에게, 언제 노출되었는지에 대한 정보 없이 타겟 오디언스를 대상으로 노출되었다고만 고지한다며 타겟팅의 신뢰도에 대한 불만을 표했습니다.
이처럼 스트리밍 TV 광고 시장의 규모가 커지는 한편, 아직 초기 단계인 스트리밍 TV 광고의 한계 역시 속속 드러나는 중입니다. 과연 어떤 사업자가 이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 새롭게 열릴 스트리밍 TV시장의 패권을 쥐게 될지에 큰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업자는 ‘로쿠(Roku)’입니다. 로쿠는 올해 3월 닐슨(Nielsen)의 동영상 광고 사업부를 인수하였는데요. 닐슨은 2022년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크로스 미디어 광고 효과 측정 지표인 닐슨 ONE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양사가 협력을 통해 닐슨 ONE을 성공적으로 구축할 경우 이는 양사 모두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월평균 로그인 유저수 20억 명, 일평균 시청 시간 10억 시간 이상을 자랑하는 구글의 자회사, ‘유튜브’ 역시 주목받는 사업자 중 하나입니다. 루프 벤처스(Loup Ventures)의 Gene Munster는 구글의 실적 발표 직후 이루어진 CNBC 인터뷰를 통해 "유튜브는 우리가 10여 년 동안 이야기해왔던 것, 즉 두 사람이 똑같은 라이브 이벤트를 시청하면서도 서로 다른 광고를 보게 되는 형태의 광고를 실현하는 데 있어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라고 평가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