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로아인텔리전스 May 21. 2021

암호화폐계의 구글이냐 거품이냐, 반응 갈리는 코인베이스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가 나스닥 직상장 첫날에 857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종전 기업가치의 10배가 넘는 수준으로, 한화 약 96조9천억 원에 이른다고 합니다.


▼ 코인베이스 나스닥 직상장

출처: Coinbase blog


코인베이스가 상장 첫날 인정받은 기업가치는 2012년 페이스북이나 2020년 에어비앤비(Airbnb)의 상장 첫날 기업가치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프라이빗 시장 거래가를 기반으로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가 1000억 달러까지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한 첫날, 장중 주가가 최대 429달러까지 오르며 기업가치가 일시적으로 1000억 달러에 도달한 적이 있어 이런 목소리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의 상장, 암호화폐 경제의 구글 되나


코인베이스는 성공적인 상장과 높은 기업가치로,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시장의 시각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코인베이스 투자자이자 터스크 벤처 파트너스(Tusk Venture Partners)의 투자자인 브래들리 터스크(Bradley Tusk)는 “암호화폐가 과연 ‘진짜’인가”하는 질문에 대해 “이러한 규모의 IPO(기업공개)가 가능한 산업이라면 의심의 여지없이 ‘진짜’이며, 시장이 이를 입증한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 14일 직상장을 통해 857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코인베이스

출처: Coinbase



미국의 유명 금융평가기관 DA데이비슨(D.A. Davidson)의 길 루리아(Gil Luria) 애널리스트는 “오로지 암호화폐를 사고파는 것만으로 1000억 달러 시가총액을 인정받은 기업이 탄생하는 순간 모든 사람들이 암호화폐가 진짜임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코인베이스의 초기 투자자이자 에어비앤비·페이스북·구글 등의 투자자로 잘 알려진 론 콘웨이(Ron Conway)는 “암호화폐 경제가 앞으로 수 조 달러 규모의 기회를 가져다줄 것”이라며 “코인베이스가 이 같은 기회를 소비자에게 열어줄 암호화폐 경제의 구글이 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론 콘웨이의 이와 같은 발언을 놓고 ‘코인베이스의 상장을 암호화폐 산업 급성장의 시작으로 간주한 발언’이라고 풀이하고 있습니다.



암호화폐 가격 등락과 규제는 여전히 '숙제'


나스닥에 화려하게 ‘데뷔’한 코인베이스이지만, 암호화폐계의 구글을 꿈꾸기 위해서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습니다.


암호화폐 거래 수수료를 위주로 하는 코인베이스의 매출은 암호화폐 가격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실제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한 2021년에 코인베이스의 매출과 순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불안정성이 곧 코인베이스 주가의 불안정성과 연결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암호화폐 가격이 하락했던 2019년에 코인베이스 역시 3100억 달러, 한화로 351조가 넘는 손실을 냈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코인베이스의 운명이 비트코인의 급격한 등락과 정교하게 얽혀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또 금융서비스 및 투자회사인 웨드부시 시큐리티(Wedbush Securities)의 애널리스트 다니엘 아이브스(Daniel Ives)의 “롤러코스터와 같을 것”이라는 의견을 인용하며, 코인베이스 상장 첫날의 주가 등락이 향후의 주가 변동을 암시하는 것일 수 있다고 꼬집었어요.


▼ 코인베이스의 거래 첫날 주가 변동 추이

출처: Yahoo Finance

암호화폐 규제 기관에서 여전히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연방준비제도 의장인 제롬 파월(Jerome Powell)은 14일 인터뷰를 통해 “(암호화폐를 화폐보다는) 암호자산에 가깝다고 생각한다”며 “암호화폐가 실제로는 투기의 수단일 뿐 (결제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못박은 바 있습니다.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이자 현 재무부 장관인 재닛 옐런(Janet Yallen) 역시 CNBC 인터뷰를 통해 “암호화폐는 매우 투기적인 자산”이라며 “아직 거래 메커니즘으로 널리 사용되지 않고 있으며, 매우 비효율적인 거래수단”이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어요.



코인베이스 기업가치 거품설도 솔솔


암호화폐와 코인베이스의 가능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기업가치는 매출 규모에 비해 과대평가된 것이라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 코인베이스 매출

출처: SEC


투자리서치 기관인 뉴 컨스트럭츠(New Constructs)의 CEO인 데이빗 트레이너(David Trainer)는 “코인베이스가 아마도 좋은 기업일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현재 가격은 적정 수준을 크게 벗어난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데이빗 트레이너 등 투자자들도 코인베이스가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시가총액 1000억 달러에 대해 “수학적으로 계산해봤을 때 터무니없는 기업가치”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어요.


이들은 미국인 중 66%는 암호화폐에 관심이 없으며, 18%는 아예 암호화폐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실제 암호화폐는 아직 메인스트림(주류) 적용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는 코인베이스의 성공적인 상장을 암호화폐 주류 편입의 분수령으로 보는 투자자들과 달리, 암호화폐가 여전히 매우 초창기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들은 향후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될수록 코인베이스의 거래 마진 역시 급감할 수밖에 없다고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래도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코인베이스의 시가총액을 놓고 암호화폐계의 ‘구글’이냐 ‘거품’이냐 하는 갑론을박이 계속되는 가운데, 길고 짧은 건 대봐야 한다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테슬라는 주식시장을 통해 투자 받은 금액을 모두 회수하는데 현재 순이익을 기준으로 1600년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되었지만 여전히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암호화폐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코인베이스의 기업가치를 무조건 거품으로만 보기 어려운 측면도 존재한다는 분석입니다.



결국 문제는 암호화폐가 투기 수단을 넘어 결제 수단으로 널리 사용될 수 있을지 일 텐데요, 뉴욕타임스가 인용한 투자자 브래들리 터스크의 분석과 같이 “여전히 많은 것이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페이팔(PayPal) 등 결제 플랫폼에서의 암호화폐 활용이나, 페이스북의 암호화폐 프로젝트 디엠(Diem)과 같이 암호화폐를 주류에 편입시키기 위한 움직임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어 코인베이스의 향방에 대해서는 동향을 면밀히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암호화폐 관련 추천 리포트 보기 ▼



▶ 로아 리포트 모아보기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