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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아인텔리전스 Jul 30. 2021

인텔 파운드리 로드맵 발표, 삼성전자·TSMC 따라잡나

인텔(Intel)이 2025년까지 반도체 업계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TSMC를 따라잡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인텔은 올해 초 신임 CEO 취임과 함께 파운드리* 사업에 다시 뛰어들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었는데요. 지난 26일에는 온라인 행사를 통해 구체적인 로드맵을 공개하며 반도체 사업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습니다. 

*파운드리: 반도체 제조를 전담하는 생산 전문 기업.


이번 편에서는 인텔이 발표한 로드맵 내용 가운데, 차세대 공정과 프로세스에 관련된 내용을 풀어보겠습니다.


▼ 인텔 엑셀러레이트 이벤트 리플레이

출처: 인텔 뉴스룸 유튜브 채널



의미 잃은 '나노미터', 공정 이름에서 빼기로

올해 2월에 취임한 인텔의 팻 겔싱어(Pat Gelsinger) 신임 CEO는 앞으로 반도체 생산 공정 이름에서 나노미터(nm)를 빼기로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나노미터는 트랜지스터*의 길이를 재는 단위인데, 삼성전자·TSMC와 같은 반도체 제조사에서는 공정을 구분하기 위한 용도로 사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자사 칩의 기술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인위적인 마케팅 용어로 변질되었고, 인텔은 더 이상 공정의 나노미터 단위를 보고 반도체의 성능을 가늠하기 어렵게 되었다고 제거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트랜지스터: 반도체를 접합하여 만든 전자회로 구성요소


이와 관련해 로이터 통신은 독립 반도체 전망 리서치 기관인 VLSI리서치의 댄 허치슨의 말을 인용하여 "경쟁사들의 이와 같은 나노미터 명칭 마케팅으로, 인텔의 제조 경쟁력이 타사 대비 크게 뒤떨어진다는 오해가 발생해 왔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인텔은 이와 같은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움직임의 일환으로, 지금까지 사용해 온 나노미터 명칭 모두를 없앤다는 방침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해당 방침에 따라 10nm ESF로 불렸던 공정의 명칭은 인텔7으로 개편될 예정입니다. 인텔7은 삼성전자와 TSMC가 현재 7nm로 지칭하는 공정에 상응하는 집적도*를 가지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집적도: 1개의 반도체 칩에 구성되어 있는 소자 수.



나노미터 빼고 기술력 채운다, 새로워질 인텔20A 공정

▼ 공정 이름과 로드맵을 공개한 인텔

출처: 인텔 뉴스룸 유튜브 채널


인텔은 2024년에 2나노미터에 상응하는 인텔20A 공정을 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나노미터 대신에 사용된 A는 옹스트롬(Angstrom)이라는 길이의 단위인데, 1A는 1/10 나노미터에 해당합니다.


옹스트롬 단위의 공정들은 아키텍쳐 측면에서도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정되었습니다. 인텔20A부터는 기존의 핀펫(FinFET) 트랜지스터 대신 인텔의 새로운 리본펫(RibbonFET) 트랜지스터가 적용된다고 합니다. 리본펫은 삼성전자에서 3나노미터 공정에 활용하고 있는 GAA(Gate-All-Around)와 유사한 기술인데, 여러 개의 채널을 눕혀 쌓을 수 있어 접적도가 상대적으로 많이 높아질 전망입니다.


▼ 리본펫 트랜지스터 기술

출처: 인텔 뉴스룸 유튜브 채널


인텔20A에는 새로운 후면 전력공급 기술인 파워비아(PowerVia)도 도입될 계획입니다. 기존에는 트랜지스터가 칩의 바닥면에 위치해 있어, 신호와 전력 공급 과정에 경로 혼선이 발생되기도 했는데요. 파워비아는 가운데 위치한 트랜지스터에 바닥면을 통해 전력을 공급하기 때문에 신호와 전력 전달이 최적화 되어있다는 면에서 더 뛰어나다고 합니다.


▼ 파워비아 전력공급 기술 설명도

출처: 인텔 뉴스룸 유튜브 채널



퀄컴과 아마존이 첫 고객,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문전성시'

인텔이 로드맵 내용대로 목표를 달성하는 데 성공하면, 미국 반도체기업인 퀄컴(Qualcomm)이 인텔20A 공정을 사용할 첫 번째 고객이 될 예정입니다. 퀄컴의 CEO인 크리스티아노 아몬은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를 통해 또 한 곳의 선도적인 파운드리 파트너를 만나게 되어 기쁘다"며 인텔20A에 도입될 리본펫과 파워비아 기술의 혁신성에 대해 기대감을 표시했습니다.


아마존도 인텔의 고객이 될 예정입니다. 다만 아마존이 AWS(아마존웹서비스)에서 자체 칩의 활용 빈도를 늘려가고 있는 만큼, 인텔의 칩 자체가 아닌 패키징 기술을 활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패키징 기술은 제조된 반도체가 훼손되지 않도록 포장하고, 반도체 회로의 전기선을 외부로 연결하는 등 후공정을 말하는데, 인텔은 패키징 분야에서 비교적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출처: Qualcomm, Amazon


인텔 CEO인 팻 겔싱어는 "퀄컴과 아마존 두 고객사와 매우 많은 시간을 들여 깊이 있는 기술적 교류를 해왔다"며 양사와의 협력이 단순 상용 계약 수준을 넘어선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퀄컴에 대해서는 "퀄컴과의 계약에 중요 모바일 플랫폼의 제조가 포함되어 있다"며 "인텔과 퀄컴 양사가 전략적이고 긴밀한 방식으로 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인텔의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 놓고 엇갈리는 시선

인텔이 온라인 행사를 통해 구체적인 로드맵과 현황을 공개했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두 갈래로 나뉘고 있습니다.


IT 전문매체인 아스테크니카는 "퀄컴은 반도체 생산과 관련해 전략적으로 복수의 파운드리 파트너를 채택하곤 한다"라며 "인텔이 퀄컴의 칩 수주 경쟁에 실제로 참여할 수 있을지는, 현재 퀄컴 칩 생산을 양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TSMC의 기술력을 얼마나 따라잡을 수 있는 지에 달려있다"고 다소 회의적인 시선을 내비쳤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전임 CEO 아래에서 몇 년 동안 반복적인 일정 지연 사태를 초래했던 인텔이 로드맵에서 약속한 혁신들을 제 시간에 완성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 "인텔은 7월 초에도 차세대 서버 CPU인 사파이어 래피즈의 출시를 올해 하반기에서 내년 상반기로 연기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컨설팅 기업인 리얼월드테크놀로지의 한 애널리스트는 긍정적인 시선을 내비쳤습니다. 그는 "인텔이 지난 몇 년 동안의 일정 지연 결과보다 조심스러운 접근 방식을 채택하기 시작했다"며 "여러 개의 기술적 문제를 단일 세대의 기술 내에서 해결하고자 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 로드맵에서는 4년간 총 5세대의 기술혁신을 통해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문제들을 점진적으로 해결하는 접근방식을 채택했다"며 높게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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