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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Jul 24. 2023

어른의 감정수업

마음은 원래 흔들리는 것


['어른의 감정수업', 마음은 원래 흔들리는 것]


'어른의 감정수업'을 읽었습니다. 전문 심리상담가가 저술한 정말 좋은 책입니다. 


핵심 메시지는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생각과 감정의 자동반응을 멈추는 순간 변화는 시작된다.", 이 책은 자동반응에 휩쓸리지 않고, 삶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내 생각을 탐색하고, 감정을 마주하며, 행동을 관찰할 줄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내면의 욕구와 치유되지 않은 상처를 알아차리고 보듬어줄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결국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선택'하고 '책임'질 수 있을 때, 진정한 어른이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관찰하고, 스스로 감정을 선택하며, 삶의 주도권을 가져라!', 모범 답변이지요. 비슷한 주제의 책도 참 많습니다. 


하지만, 경험이 쌓이고 나이가 들다 보니 '정답'은 아니라는 생각도 듭니다.


십여 년 전에는 저도 이런 책에 '좋은 메시지'에 얽매였습니다. 한 걸음 떨어져 내 감정을 살펴보고, 의견을 달리하는 사람과 적대감을 갖기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소통'하라. 그러나 안 되는 것은 안되더라고요.


원래 마음은 흔들리는 겁니다. 사람마다 주어진 성향과 경험이 다른데, 모두가 한걸음 떨어져서 스스로를 바라보며, 감정을 통제하고, 내가 원하는 행동을 취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과 사람, 혹은 조직의 관계로 확장되면 문제는 더욱 어렵고 복잡해집니다.


그래서 이러한 심리학 책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모범답변에 너무 집착하면 '강박'이 되고, 스스로에게 '죄책감'을 부여하는 굴레가 되니까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조금 다르게 해석해 봤습니다.


정말 아닌 것 같으면 '이야기'도 하고

화가 날 때는 '화'도 내고,

나쁜 사람을 만나면 '피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만나면 '도망칠' 줄 아는 것도 지혜입니다. 

이걸 적절한 타이밍에 세련되게 '잘' 하게 될 수 있으면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겠지요.


삼국지의 후반부를 책임지는 책사 사마의도 요동의 공손연을 평정하며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싸울 수 있을 때는 싸우고, 싸울 수 없을 때는 지키고, 지킬 수 없을 때는 달아나고, 달아날 수 없을 때는 항복하고, 항복할 수 없으면 죽어야 한다." 


'적절한 타이밍'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평소에 감정에 어느 정도 충실해야, 제대로 싸우고, 화해하며, 소통할 수 있습니다. 


원래 우리 삶은 어느 정도 '문제'와 어려움을 끼고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음은 항상 흔들리게 마련이지요.  돌이켜보면, 너무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려고 애쓰기보다는, 필요할 때는 '화'도 내고, '성질'도 부리며 때로는 '강하고, 못되게 살아볼걸' 하는 후회도 듭니다. 그러한 유연함이 있었다면 나도 편하고, 어려웠던 시기 후배와 조직도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른의 감정수업'을 읽으며 역시 '우리의 마음은 원래 흔들리는 것임 인정하는 것이 첫걸음'이라는 결론을 조심스럽게 내려 봅니다.


#독서노트 #어른의감정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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