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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Jun 03. 2023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나, 타인, 세계를 이어주는 새로운 통찰!

한낮의 햇살이 제법 따갑다고 느껴지는 6월의 첫 주말, 거실에 앉아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를 읽었습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으로 잘 알려진 저자 채사장이 출간한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는 나, 타인, 세계의 '관계' 나아가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서술한 책입니다. 주제는 심오하지만,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답게 일반인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쉽고, 진솔하며, 시원시원하게 이야기를 전개해 갑니다. 저는 흡사 학창 시절, 나름 똑똑하고 재미있는 친구들의 거침없는 '입담'이 생각나서 즐겁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모든 인간에게 공통점이 있다면 바로 '죽는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인류의 문명 자체가 '죽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과학기술은 자연의 위험으로부터 인간을 보호하며, 종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며, 철학은 이러한 인간의 숙명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져 있지요. 거기에 자본주의 시대의 매스미디어가 제공하는 쾌락은 죽음에 대한 생각을 '잊게' 합니다. 사실 '평화'라는 개념도 타인 혹은 외부의 권력에 의한 부조리한 '죽음'을 막자는 의미이고, 요즘 핫한 '방위산업'도 우리의 생명을 스스로 지키기 위한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사실 즐길 것이 많은 현대 사회에서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달갑지 않은 일이지요. 문명이 발달할수록, 젊음이 추앙받고, 노인들이 외면받는 현상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나이가 들고 부모와 지인의 죽음, 그리고 스스로의 노화를 경험하다 보면 결국 내게도 때가 오겠다는 사실을 이따금 절감합니다. 그러다 보면 나는 왜 세상에 내던져진 것일까. 때로는 고달프게 삶을 살아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바라보는 저 '타인'이라는 존재는 정말 실재가 맞나 하는 상념에 빠질 때도 있지요.

그럴 때 이 책을 펼쳐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어찌 보면 개똥철학 같은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 책에서는 우리는 거대한 우주를 살아가는 찰나의 여행자에 불과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외부에 보이는 '성공'에 안달하지 않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든 존재가 마지막 순간을 더욱 담대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과 무관하게 우리 모두는 그 존재만으로 의미가 있고, 거대한 우주의 흐름 속에서 언제나 다시 만날 것이라는 결론은 나름의 위안을 줍니다. 

가끔 유한한 삶에 대한 회의가 들 때 펼쳐보면 좋은 책 같습니다.

#독서노트 #채사장 #우리는언젠가만난다 #웨일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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