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과 방패의 싸움은 현재진행형
○ "우크라이나 100만대, 러시아 3만대, 미국 수천 대", 본격화된 드론 전쟁의 시대
지난해 말 블라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향후 1년 내에 드론 10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합니다.
장기간 우크라戰 경험을 토대로, 이제 국방-민수를 구분하지 않는 '드론'이 전장의 새로운 주역임을 선언한 것입니다.
여기에 러시아 3만대, 미국도 수천 기의 드론을 단기간내에 양산하겠다는 의지를 밝힙니다. 대한민국 군도 지난해 드론작전사령부를 창설하고, 정찰, 타격, 스텔스, 드론킬러 드론의 전력화를 추진 중입니다. 전세계 주요 국가들이 다가오는 '드론 전쟁의 시대'에 대비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매년 '글로벌 100대 방산기업'을 선정해온 美 국방전문매체 Defense News도 올해의 국방/방산의 핵심 이슈로 △레플리케이터(Replicator) 프로젝트 △국방혁신단(DIU) △AI/ML 솔루션을 주목했습니다.
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개발 중인 공중항공모함에서 발사되는 군집 드론 개념도
지난해 8월 미 국방부가 공개한 ‘레플리케이터’는 2년 내 수천 기의 자율무기 시스템을 배치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그리고 '해양 드론' 분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소수 정예를 지향해온 미군은 우크라戰에서의 교훈을 기반으로 ‘질’과 함께 ‘양’의 문제, 특히 업계의 지속가능한 생산역량 확보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빠르게 팽창하는 중국의 위협 대응을 위해서는 민간 기술기업의 협력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판단이 그것입니다.
이에 민수 기술의 발굴/적용을 담당해온 美 국방혁신단(Defense Innovation Unit, 이하 DIU)의 입지도 빠르게 확대 중입니다. 지난해 美 국방부는 더그 벡(Doug Beck) 全 애플 부사장을 DIU 국장으로 영입하고 국방부 장관에게 직접 보고하는 기관으로 승격시켰습니다. 이미 DIU 국장은 레플리케이터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국방혁신실무그룹(Defense Innovation Working Group)의 의장을 겸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혁신기업의 발굴/참여 확대를 목표로 '기술 서밋'을 개최하고 대량 양산을 전제로 한 해양 드론 프로젝트를 주도하는 등 DIU 3.0 시대를 본격 맞이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11일 미 국방부가 발표한 '국가방산전략'도 미 방산 제조업체의 개발/제조 인프라 확보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DIU의 혁신에 힘을 실어주는 정책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미 국방부가 야심차게 발표한 국가방산전략.
DIU의 과감한 획득 프로세스 및 기업친화 정책은 국내에서도 주된 관심 및 벤치마킹 대상입니다. 지난해 국방부 관계자는 '한국형 DIU와 국방부 내 연구개발 총괄기관을 신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DIU가 주도하는 '레플리케이터' 프로젝트의 성과는 국내에서 추진 중인 유무인복합 전투체계의 향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데 주요 국가들이 '드론'에 주목하고 있는 사이, 새로운 위협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대함 탄도미사일'이라는 존재입니다. 홍해에서 예기치 못한 변화의 폭풍이 닥쳐온 것입니다.
○ "현실이 된 대함 탄도미사일 위협", 주목받는 함정용 대 탄도탄 방어체계
얼마 전 해외 군사전문매체 'Naval News'에서 최근 이란 및 후티 반군에 의해 새롭게 등장한 해양 위협에 대한 분석기사를 게재했습니다.
다양한 플랫폼에 탑재 가능한 가성비 '대함 탄도미사일', 상용 터보젯 엔진을 탑재한 저비용의 '순항미사일',드론을 활용한 '공격 전술'의 진화 등이 그것입니다.
이란이 이번 분쟁을 다양한 가성비 '비대칭' 솔루션을 검증하는 시험장으로 활용 중인데, 가장 주목받는 존재가 바로 대함 탄도미사일입니다.
https://www.navalnews.com/naval-news/2024/01/lessons-from-iranian-houthi-attacks-on-ships-in-the-red-sea/
후티 반군과 이란과의 연계를 고려하면 전문가들은 이란제 미사일이 사용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란은 지난 10여년 사이 파테-110 탄도미사일을 개조한 여러 종류의 대함탄도탄(ASBM)을 개발했고, 2020년에는 사거리 700km의 ASBM도 공개한 바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제 홍해에서 대함 탄도탄이 본격적으로 사용되며 새로운 위협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기존의 순항미사일은 기술의 발달로 다수의 요격체계가 발달했지만 고속으로 기동하는 탄도탄은 다른 문제입니다.
군 홍보매체인 국방TV에서도 후티반군이 사용함 대함 탄도미사일의 실체와 위협을 분석하고, 국내 해군도 이에 대한 대비책을 빠르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내용의 유튜브 콘텐츠를 게시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Xu0VKpzjLkE&t=220s
최근 미 해군 관계자가 언론을 통해 홍해 지역에서의 실전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술/장비/전술의 실시간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창과 방패의 싸움은 오늘 이 순간도 현재진행형인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