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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Nov 21. 2020

나는 말하듯이 쓴다

마음 편하게 쓰자!

아침저녁으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에, 이제 겨울의 문턱에 들어섰음을 느끼게 되는 11월 중순 주말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한 강원국 작가의 '나는 말하듯이 쓴다'를 읽었다.

'나는 말하듯이 쓴다'는 글쓰기에 대한 책이다.  사실 글을 쓰는 것은 꽤 어렵다. '협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쓴 텍스트는 오롯이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 자료 취합 및 검증 과정에서 팀원이나 타 부서의 도움을 받는다고 해도 내 마음 같지 않다. 무턱대고 믿었다가 나중에 오류가 발견되거나 뒤탈이 나는 경우도 많다. 

회사 일을 하다 보면 여러 형태의 글을 쓸 일이 많다. 한가할 때는 일주일에 두세 건이면 족하지만, 일이 몰아치면 하루에도 서너 편 이상 몰아치듯 써 내려가야 한다. 시급한 업무지시나 요청이 오면 생소하거나 민감한 주제로 A4 몇 페이지의 설명/참고 자료 등을 수 시간 내에 작성해야 경우도 있는데, 이럴 때가 가장 힘들다. 

자료를 작성해야 할 때마다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자료의 목적은 무엇인가?', '우리 회사에 정말 도움이 될까?', '지금 써야 할까? 아니면 적절한 시기가 별도로 있지 않을까?', '어떤 메시지를 담아야 할까?', '나갔을 때 불편해하거나 불이익을 받는 사람이나 기관, 회사는 없을까?'. 필요하다면 작성 전에 담당자에게 의견을 드린다. 

초안을 작성하면서도 의미가 명확하지 않거나 궁금한 부분은 유관 부서에 확인하거나 추가자료를 요청하는 등 이런저런 방식으로 검증을 하게 된다. 업계의 전문용어들을 일반인의 눈높이에 맞추어 바꾸는 것도 난제다. 제한된 시간 안에 급하게 일을 하다 보면 의도하지 않게 마음이 뾰족해질 때도 있다. 내가 부족한 탓이다. 

 '나는 말하듯이 쓴다'는 나름의 위안이 된다. '나는 말하듯이 쓴다'에서 강원국 작가는 말을 잘하고 싶으면 글을 잘 써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물론 글을 잘 쓰려면 말도 잘해야 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다양한 상황에 알맞게 말 잘하는 18가지 방법과 따라 하기만 하면 누구나 책 한 권을 쓰는 27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막연하거나 추상적이지 않고, 저자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담았기에 마음에 와닿는다. 

하지만 이 책의 진정한 주제는 '마음 편하게 먹고 자신감을 가져라, 눈치 보지 말고 쓰고 싶은 글을 써라' 정도가 될 것 같다. 그래서인지 강원국 작가는 저서 곳곳에 '이 책 정말 잘 썼다!'라는 문구를 남겨 놓았다. 저자가 자기 책 텍스트에 '정말 잘 쓴 책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기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나름 웃으며 읽어 내려갔다. 책을 덮고 나니 위안이 된다. 마음 편하게 술술 써 내려간 만큼, 술술 읽힌다. 실용적인 도움도 있지만, '마음 편하게 글을 써라'라는 메시지가 와닿는다.

어쨌든 글을 쓴다는 것은 보람이 있는 일이다. 내 텍스트가 회사나 외부의 누군가가 읽어준다는 것은, 그리고 그것이 내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 작게나마 기여한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내가 하는 일의 의미를 돌아보고 위안을 준 고마운 책!


#나는말하듯이쓴다 #강원국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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