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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Feb 14. 2021

죽은 자의 집 청소

누군가 홀로 죽으면 나의 일이 시작된다

코로나 시대, 5인 이상의 가족/친지가 모임을 가질 수 없었던 조금은 애매하고도 아쉬운 설 연휴의 마지막 날, '죽은 자의 집 청소'를 읽었다.


'죽은 자의 집 청소'는 누군가 홀로 죽은 집, 오물이나 동물 사체가 쌓인 공간,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는 쓰레기 더미 등 일반적인 방식으로는 치울 수 없는 곳을 청소하는 특수청소업체 대표의 경험담과 소회 등을 기재한 에세이 집이다.


글은 평온하지만 또한 무척이나 현실적이며 살벌하고 비참하다. 죽음은 세대와 성별을 가리지 않는다지만, 남겨진 공간은 유독 소외된 이들에게 가혹하다. 찾는 이 없어 뒤늦게 발견된 고독사일수록, 피와 오물 그리고 일상의 흔적들이 그 주변 공간을 가득 메운다. 그것을 흔적 없이 치우는 것은 더없이 힘겹고 때로는 역겨운 일이건만, 대학에서 '시'를 전공했다는 저자의 글에는 때로는 쫓아가기 힘들 정도로 본인만의 '생각'과 '감성'이 넘쳐나 묘한 대비를 이룬다.


'죽음'은 누구나 언급하기 꺼려 하는 불편한 주제다. 어쨌든 청소부의 시선으로 '죽음' 이후 남겨진 공간을 세세히 묘사한 '죽은 자의 집 청소'를 읽다 보면, 슬프게 생을 마감한 이들에 대한 동정과 함께,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읽다 보면 묘한 기분이 드는 '에세이' 집이다. 잠시나마 평범한 소재에서 벗어나 진지한 삶에 대해 생각해 보고 싶을 때 펼쳐볼 만한 책!


#독서노트 #죽은자의집청소 #김완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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