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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Feb 11. 2021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잔잔한 감동과 재미가 함께 하는 SF 중/단편소설집!

설을 하루 앞두고 거실에 앉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읽었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은 SF 중단편집이다. 이 책에는 제목이기도 한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비롯해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스펙트럼', '공생 가설', '감정의 물성', '관내 분실', '나의 우주 영웅에 관하여' 등 7개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어딘가에 있을 법한 상상한 이야기들을 손에 잡힐 듯 잘 그려냈다. 잔잔한 감동과 재미가 함께 하는 훌륭한 작품들이다. 

개인적으로는 고통 없는 유토피아에서 실제의 세상을 향해 질문을 던지고 용감히 나아가는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가 마음에 와 닿았다. 

SF(Science Fiction) 소설이라는 장르를 접한 것은 거의 30여 년 전 컴퓨터 통신을 통해서였다. 당시 하이텔과 천리안의 SF 동호회를 통해 국내외의 독창적인 작품들을 접하고,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구나"라며 감탄하곤 했다.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르며 작가와 독자층도 나름 두터워졌지만  아쉽게도 아직 비교적 마이너 한 장르인 것은 사실이다. 게다가 소설, 문학 나아가 '책' 자체를 읽지 않는 시대가 지속되고 있으니, 갑자기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어렵다.

어려운 환경에서 이토록 훌륭한 작품들이 연이어 나오는 것을 보면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역시 '문명의 발전'과 '인간의 존재'라는 거대한 가치관의 충돌과 교류가 만들어내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삼십여 년 전 내게 그랬듯, 여러 사람들의 마음을 끄는 힘이 있는 것 같다.

특히 SF 장르는 이공계 전공자들에게 매력적인 분야인 것은 맞는 것 같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쓴 김초엽 작가도 포스텍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이후 바이오센서를 연구하는 과학도였다고 한다. 국내 SF계를 선도하는 작가/출판/비평 관계자 중에도 이공계 출신이 여럿이다. 

그러고 보면 정밀유도, 감시정찰, 지휘통제/통신, 전자장비, 전자전, 무인화, 드론, 인공지능 등 첨단 국산무기를 개발하고 양산해온 국책 연구기관 및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분들도 가까운 훗날 수준 높은 SF 소설을 출간할 날이 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쨌든 SF 소설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는 강추할 만한 책!

#우리가빛의속도로갈수없다면 #김초엽 #SF소설 #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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