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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Mar 25. 2022

구미호 식당 2권 「저세상 오디션」

살아가는 것과 살아지는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전쟁과 전염병이 기승을 부리는 잔인한 한 3월, 집에서 끙끙 앓으며 구미호 식당 시리즈의 두 번째 이야기 '저세상 오디션'을 읽었다.

'저세상 오디션'도 구미호 식당 1권과 같이 '죽음 이후'를 다룬 소설이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 자'들은 무사히 저세상에 가기 위해 반드시 오디션에 합격해야 한다. 조건은 심사위원을 울리는 것. 멋들어진 노래를 부르고, 화려한 안무를 펼쳐도 정체 모를 심사위원들의 표정에는 변화가 없다. 그 와중에 친구를 구하려다 얼떨결에 죽은 주인공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그 사이에 나름의 전략과 협상, 그리고 각자의 사연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구미호 식당 1권의 화두가 "당신에게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구체적으로 알게 된다면 무엇을 먼저 할 것인가?"였다면, 2권 '저세상 오디션'의 주제는 "당신의 의미 있게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가?"가 정도가 될 것 같다. 하루하루를 그럭저럭 의미 없이 보낸다면 그것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다. 환경의 지배를 받는 삶은 편할지 몰라도, 한없이 위태로울 수 있다. 어느 날 그 환경이 나를 배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희망'이, 그리고 내 삶의 내가 살아간다는 '자존감'이 더없이 중요하다.

책을 넘기다 보니, 때로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 어려운 상황에 몰리더라도, 내일에 대한 희망을 갖고 내 삶을 '살아가는 것'이 소중한 생명을 부여한 고귀한 절대신 혹은 오늘까지 아등바등 살아낸 스스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닐까... 라는 작가의 간절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교훈과 재미가 적당한 비율로 담긴 좋은 소설이다. 문장도 짧고, 쉬운 단어로 쓰여져 술술 읽힌다. 출퇴근 길에, 혹은 집에서 끙끙 앓을 때 읽을 만한 책!

#독서노트 #저세상오디션 #구미호식당 #구미호식당2권 #특별한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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