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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산톡톡 Mar 19. 2022

구미호 식당

과거는 되돌릴 수 없지만, 화해할 수는 있다.

대지를 촉촉이 적시는 봄비와 눈이 내린 3월의 세 번째 주말, 침대 머리맡에 누워 '구미호 식당'을 읽었다.

어느 날 갑자기 죽게 된 두 사람은 '구미호'와 거래를 한다. 자신들의 피 한 모금을 대가로 이승에서 사십구일의 생(生)을 얻는 것. 간절하게 여분의 일상을 살고자 하는 호텔 셰프 아저씨와 주인공은 그렇게 새로운 식당에서, 새로운 외모를 지닌 채, 앞을 알 수 없는 여정을 시작한다.

이 책의 주제를 요약한다면 '과거는 되돌릴 수 없지만 화해할 수는 있다' 정도가 될 것 같다. 

모든 이들의 삶은 오류투성이다. 누구나 오해를 하고, 누군가를 증오하며, 크고 작은 실수를 한다. 죽지 않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듯, 잘못이 없는 선인(善人)은 세속에서 찾기 어렵다. 

본인이 완벽하고 선량하며, 타인이 잘못됐으며 자신을 박해했다고 믿는(혹은 착각하는) 경우가 가장 위험하다. 의외로 많은 이들이 자신의 기억, 지식, 신념, 철학 때로는 종교에 의지해 '무오류'를 입증하고자 발버둥 친다. 그럴수록 증오는 깊어지고, 외로움은 두터워지며, 문제의 해결은 요원해진다. 

'구미호 식당'에서의 주인공들도 추가로 주어진 삶에서 크고 작은 오해로 얼룩진 과거와 마주한다.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과거를 일방적으로 부정하거나, 절망하지 않는다. 실수를 후회하지만, 또한 본인들의 삶이기도 했던 '과거'와 '화해'한다. 그리고 나름의 방식으로 가장 좋은 결말을 찾고자 노력하고, 잃어버렸던 삶의 '의미'를 되찾는다. 

'구미호 식당'은 '죽음'이라는 심각한 주제를 다룬 책이지만, 청소년 소설답게, 전체적인 분위기는 밝고 따스하며 읽기 편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소설을 읽고 싶은 분들께 권할 만한 책!

#독서노트 #구미호식당 #특별한서재 #청소년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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