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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ads Apr 25. 2020

다른 미디어가 주는 다른 영화 감상

미디어는 메시지다

영화관을 가지 않은 지 오래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전에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영화관을 갔다. 내가 사는 지역에는 작은 영화관이 있다. 작은 영화관이지만 개봉관이다. 커다란 화면이 필요하거나, 특수효과가 필요한 영화가 아니라면 영화를 감상하는 데 무리가 없다. 저예산 영화나 독립영화를 상영하지 않는 단점이 있기는 하다. 그렇지만 그런 영화를 본다는 핑계로 내가 사는 지역보다 넓은 곳으로 마실을 가곤 한다.   


그런데 코로나 사태 때문에 영화관이 휴관을 하니,  VOD, OTT 이용 횟수가 늘었다. 미디어가 다르면 다른 효과를 갖는다. 이들을 통한 영화 감상은 차이가 있다.  화면의 크기 때문인지 영화의  압도감이 덜하다. 몇 인치의 화면을 가진 미디어를 소유하고 있느냐에 다를 것이다. 나의 경우는 노트북을 통해서 본다.  이런 작은 화면을 통해서 보는 것은 내 경제적 조건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이유를 찾을 수도 있다. 집에서까지 큰 화면에 압도되고 싶지 않다. 비현실적인 이미지에 내 몸을 휘감기고 싶지 않다는 작은 고집 때문에 큰 화면을 가진 TV를 안 갖고 있다. 또 이런 환경은 영화관에 대한 충성도를 남아있게 한다. 넓은 화면, 음향 환경이 필요할 때는 영화관을 향하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OTT는 텍스트를 이해하는 데 확실히 영화관보다는 도움이 된다. 영화를 되돌릴 수 있고 반복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는 다른 측면에서 말하면 영화의 집중도를 떨어트리는 단점이 되기도 한다. 영화관에서는 영화를 몰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종종 영화의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회 감상으로 기억되는 텍스트가 적어서 나의 기억력을  탓하곤 했다. 그리고 영화 후 아주 강렬하게 감각적인 이미지들만이 과도하게 남기 쉽다.     


영화는 상영시간과 영화관이란 한정 속에서 빚어지는 관객과의 만남일 수 있다. 영화는 제한된 시공간에서 얼마만큼 감상할 수 있을 것인가가 감상평이 된다. 제한된 시간 안에서 온전한 감상을 위해서라면 관객도 지식이 필요하다. 영화가 메시지 전달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이미지 작업으로 하기 때문이다. 점점 영화를 감상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이 많아지고  있다.    


텍스트에 관심이 많은 나는 영화관에서 한번의 감상만으로는 온전히 이해하기 힘든 때가 적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임의적으로 영화를 평가하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영화플랫폼 형식은 조금 더 텍스트에 근접하게 해 준다.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말이 있다. 미디어가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바로 메시지를 전달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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