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속에서 나를 찾아가는 길

트랜스아메리카

by roa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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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아메리카는 2006년 영화이다. MTF를 희망하는 주인공이 성전환 수술일을 며칠 앞두고 아들이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아들은 소년범으로 보호소에 있고, 아들이 보호소에서 석방되기 위해서는 보호자가 필요하나, 아들의 엄마는 사망했다. 다른 보호자가 필요한 상태이다. 주인공은 아들에게 자신이 친부라는 것을 밝히지 않는다. 이유는 브리는 남성으로 자신의 과거를 모두 지우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유감스럽게도(?) 성전환 수술을 받기 위한 심리치료사의 의견서가 필요한데 심리치료사가 적극적으로 아들에게 갈 것을 권했기 때문이다.


아들을 만나서, 보호자로서 아들이 가고 싶은 장소, 헐리우드로 동행해주는 로드 영화다. 관객이 쉽게 예상하다시피 이 과정은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고 가족으로 서로를 인정하는 시간이 된다. 지금보면 다소 진부한 결말일 수 있다. 그러나 영화의 주제 의식을 이끌어가는 서사의 현실성, 개연성이 납득이 되는 영화이다. 이 영화를 가족이란 틀에서 벗어나, 불안한 어른과 불안한 청소년이 만나서 서로에게 낯선 존재를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읽어도 좋다.


이 영화의 또 다른 강점은 주인공을 통해서 성정체성 혼란이 성장기에 어느 만큼 영향을 미치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사회적 차별이나 배제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의 혼란으로 삶의 안정을 갖기 힘들다. 일례로 주인공 브리는 스탠리로 살아갈 동안 대학에서의 자신의 학과를 정하지 못하는 결정장애를 보여준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좋아하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한다. 생물학적 성차에 대한 불안정이 보통의 삶에서 멀어지게 한다. 결국 브리는 대학도 온전히 졸업하지 못하고 중단하고 어려운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나 그는 점차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성정체성을 결정하고 성전환수술을 결정한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성을 지키기 위한 과감한 결정을 한다.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 가족을 죽었다고 생각하고 혼자 멀리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지켜나간다. 성정체성에 대한 혼란에서 벗어나는 길은 온전한 독립인으로 성장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그가 선택한 것이 남/여성상이란 가부장적 틀에 맞추는 것이기는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여성상을 만들기 위해서 끊임없이 육체적, 심리적, 문화적으로 변화를 시도한다. 브리에게 남성이란 육체는 바로 남성성이란 문화가 동반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 문화를 벗어나는 것도 포함된다. 안타깝지만 그녀는 트랜스젠더와도 잘 어울리지 못한다. 그들의 자유와 개방성을 혐오하는 보수성을 보인다. 이 점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양한 트랜스 젠더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 영화에서 아들도 불안하다.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방황하는 10대이다. 희망이 없는 듯 보이는 환경에 놓은 아들에게 유일한 희망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아버지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아버지를 종교단체에서 자신을 구제하기 위해 나타난 여자로 믿는다. 자신 찾던 아버지가 그가 꿈꾸던 아버지 상과는 전혀 다를 뿐만 아니라 자신을 속였다는 점에 분노하기도 한다. 마지막에는 아들은 아버지를 인정하고 아버지의 성전환을 인정한다.


그들이 행복한 부자, 가족 관계를 이어갈지 예측할 수 없다. 그러나 현재보다는 나을 것이란 희망이 있다.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가족이 생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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