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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adtripper Mar 24. 2020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스페인 경찰

+ 스페인 라바날에서 온 한국인 신부님의 현지 소식


스페인 마요르카에서 일어난 일.

국경 폐쇄, 전 국민 격리 로 쥐죽은 듯 조용한 어느 골목.
그 조용한 골목 저끝에서부터 차 한대가 다가옵니다.
날카로운 경적을 울리면서.

위험, 또는 경고를 알리는 국가 차량일까요?
아니면 응급환자를 수송하는 의료 지원 차량?

궁금해 하는 사이 차가 가까이 다가오고,
POLICIA LOCAL이라고 쓰인 차문이 열렸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아래 링크 영상에서 확인)

https://www.facebook.com/1281535127/posts/10222474292307705/?d=n




라틴 민족의 흥이야 익히 알고 있지만
혀를 내두르게 되네요.

뭔가 빼앗긴 봄날...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는
2020년 3월, 

잘들 지내고 계시지요? :) 


+

아울러 #까미노산티아고 #프랑스길 이 지나는 #라바날델까미노 에 계시는

한국인 신부님께서 전해오신 내용 전합니다.


급박하게 돌아가는 현지 분위기가 물씬 보이기도 합니다.


* 라바날 델 까미노 Rabanal del Camino?

까스띠야 레온 주에 있는 작은 산골 마을로,

#아스토르가 에서 20km 여 거리에 있다.

이곳에서 5.6km 더 가면 #폰세바돈.





산티아고 순례자들께 


주님의 평화를 빕니다. 

많이들 궁금하셨을텐데, 이곳 산티아고 순례길과 수도원 상황에 대해 알려드리고 기도를 청합니다.


지금 한국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많이 진정되어 가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그런데 유럽은 이제 시작인 듯 합니다. 사실 저 멀리 있는 것인줄 알았는데 막상 사태가 극박해지니 유럽 여러나라 정부들도 불안하기 시작했습니다. 곳곳에서 국경 차단과 감염자들과 사망자들의 수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스페인은 이탈리아 다음으로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곳 시골은 덜 하지만, 마드리드를 비롯한 큰 도시에서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신문에 마드리드에서만 사망자가 총 355명이고 그 중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된 지 24시간 안에 사망에 이른 사람이 142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또한 마드리스의 한 요양원에서만 노인 20명이 죽었는데, 더 심각한 것은 단 한명의 노인도 의학적 처치를 받지 못하고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냥 차례로 죽어가는 것을 지켜만 봐야 했습니다. 가족들은 시신도 보지 못하고 곧바로 화장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유가족들은 ‘죽은 이들이 버림받았다’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곳 수도원 분원장인 스페인인 하비에르 신부님은 이탈리아 로마와 아씨시에서 열린 회의 모임에 참석했다가, 스페인으로 오는 직항편이 막혀 정말 어렵게 독일을 거쳐 3월14일 토요일 오후에야 겨우 이곳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하비에르 신부님은 수도원에 돌아오자마자 ‘자가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매일 오전 전화로 이 지역 보건 담당자에게 전화로 상태를 알려준다고 합니다. 조심에 조심을 하고 있습니다. 


산티아고 순례길도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에서 비껴나가지 못했습니다. 지난 3월 14일 토요일 0시부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가 있는 갈리시아 주의 모든 상점과 식당과 숙박시설과 공공 모임 장소를 약국과 식료품점을 제외하고 폐쇄했습니다. 이곳 카스티아 - 레온 주도 마찬가지입니다. 통상 3월이면 순례자들이 점차 많아지는 때인데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지금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순례자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 정도까지 심해질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올해 들어 1월부터 지난 주까지는 무척 바빴습니다. 거의 매일 한국 순례자들과 만났습니다. 바로 지난 주까지 대구 교구 신부 등 한국인 순례자들과 다른 나라 순례자들이 있었지만 현재 산티아고 순례길에는 순례자의 발길이 끊어졌습니다. 특히 순례 중이었던 대구 교구 신부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100Km 떨어져 있는 갈리시아 사리아까지 갔다가 지난 토요일 모든 알베르게(순례자 숙소)와 식당이 문을 닫는 바람에 버스로 산티아고로 가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항공편을 알아본다고 했습니다. 순례길을 걷던 한국인 순례자들은 순례를 포기하고 한국에 돌아가는 비행기표를 찾는데 무척 힘들었다고 합니다. 우리 마을에서도 알베르게와 식당과 식료품 가게도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지금 라바날에는 정적만 흐르고 있습니다. 노인들도 집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스페인 전체에서 노인들은 급한 일 외에는 집 밖으로 나오는 것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수도원이 있는 아스토르가 교구를 비롯한 스페인 모든 교구에서 다음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성당의 문을 닫고 장례미사를 비롯한 모든 신앙 활동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이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입니다.      


우리 수도원에서도 교구 방침에 따라 토요일 저녁기도부터 모든 시간 전례기도는 수도원 내부에 있는 경당에서 하고, 미사만 성당에서 신자들이 없는 상태에서 우리끼리 거행하고 있습니다. 처음으로 지난 주일 미사도 신자들이 없는 상태에서 독일인 비오 신부님과 단 둘이서 드렸습니다. 하비에르 신부는 현재 상태는 좋지만 가슴쪽에 통증이 있고 여행 후유증으로 많이 피곤하다고 합니다. 전달 사항은 서로 이메일과 메시지로 하고 있습니다. 하비에르 신부가 주방 담당인데, 자가 격리 중이니, 점심은 제가 하고 저녁은 비오 신부가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비에르 신부의 식사는 우리 둘의 식사가 다 끝나면 혼자 내려와서 합니다. 그외에는 각자 맡은 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렇게 스페인 상황은 점점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언제 산티아고 순례길이 정상화될 지 막연한 상황입니다. 특히 내년 2021년은 ‘산티아고 성년’인데 걱정입니다. 이곳에서도 심각함을 피부를 느끼니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참으로 많은 기도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순례자 여러분의 기도 부탁드립니다. 특히 아무 보살핌 없이 돌아가시는 분들을 위해 기도를 청합니다.


저는 여러분의 기도와 관심 덕분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저와 만났던 분들을 기억합니다. 까미노 순례길이 여러분의 삶에 거름이 되도록 기도합니다. 순례자 여러분들의 영육 간의 건강을 위해 매일 초를 봉헌하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2020년 03월 17일


스페인 라바날 델 까미노 수도원에서

인영균 끌레멘스 신부”


#산티아고순례길

#코로나19

#까미노산티아고 

#프랑스순례길

#산티아고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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