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까미노 25. 발렌사 ~ 모스
• 구간 : #발렌사 Valença ~ #모스 Mos
• 거리 : 27.5km
• 난이도 : ★★★☆☆
• 숙소 : 공립 알베르게 #Albergue de Peregrinos Santa Baia de Mos (6유로)
아침해가 포르투갈을 막 비추려는 순간, #알베르게 를 나선다.
#발렌사 는 깨나 큰 도시여서 출퇴근 시간엔 나름 트래픽이 있다. 물론 서울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포르투갈에서 지금껏 지나쳐온 크고 작은 도시에 비하면 스페인과 국경이 닿은 발렌사는 왕래하는 차도 사람도 많다.
하지만 겨우 6시를 넘긴 시각. 도시는 아직 고요하다.
잠든 도시를 벗어나는 데만 2km쯤...
드디어 국경. 380여 km 이 철교만 지나면, 아니 철교 중간에서부터 드디어 스페인.
어쩐지 두근거리기는 하지만 그보단 그렇게나 좋았던 #포르투갈 을 벗어나려니 마냥 섭섭하다.
#리스본 을 벗어나려던 순간. 비 내리던 테호 강 바스코다가마 다리 아래에서 만나 #파티마 까지 5일간 함께 먹고 자며 걸었던 #리스본성당 그룹 사람들이 초대한 와츠앱 단톡방에 안부를 남긴다.
"안녕, 나 떠나. 다시 올게"
*포르투갈길 시작하던 날, 리스본 성당 사람들과의 얘기는 초반 에피소드를 참고하세요. :)
철교 입구에 발 들이니 먼 것 같던 스페인이 부쩍 가깝다.
철교 절반 지점. 드디어 #포르투갈스페인국경 에 닿았다.
그야말로 단출. 바닥에 정말로 선 하나 그어져 있고, 다리 난간에 대문자 E와 P 사이에 다시 줄 하나 그어져 있다. 스페인의 스페인어 España, 그리고 포르투갈의 포르투갈어 Portugal 에서 온 이니셜.
남북한 대표가 선 하나 넘은 게 전세계 이슈가 될 만큼 떠들썩한 땅에 사는 나는 이 단출하지만 명확한 경계가 어찌나 신기했던지 선 이편과 저편에 한발씩 두고 몇 번 폴짝거려봤다. 0.5초에 한번씩 남의 나라 국경을 넘나든다고 혼자 신나하면서 ;
멋이라곤 1도 없는 #스페인국경.
툭툭하고 소박한 스페인 사람들과 똑 닮은 스페인 첫 동네, #뚜이 다.
그리고 다리를 건너자마자 거짓말처럼 1시간을 도둑맞았다. 줄곧 오전 6시대였던 아이폰 시간이 뭍에 닿자마자 7시대로 변경된 것.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과 까미노 종착지인 스페인 #산티아고 는 같은 경도 상에 있지만,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가 이들 도시보다 훨씬 동쪽에 위치한 터라 스페인이 포르투갈보다 한시간 빠르다 ;
사람들 잠든 이른 시각에 혼자 걷는 쾌감이 분명히 있는데 스페인 도착 시간이 7:42라니. 어쩐지 김새는 기분.
스페인에서도 까미노 는 웬만하면 직선으로 보내지 않는다. 동네를 구석구석 돌아보도록 방향 틀어주는 화살표. 눈앞에 길이 뻥 뚫려 있는데도 화살표는 오른편 골목을 가리킨다.
화살표를 따라가니 강변. 아침 물안개 자욱한 강 건너편 포르투갈 풍경에 맘이 찌릿하다. 괜히.
사람 맘은 비슷한 듯. 다들 멈춰서서 강 건너편 포르투갈과 이편 스페인 풍경을 따로, 또 함께 찍고 있다.
강변을 벗어나
저기 멀리 보이는 높은 지대로 올라간다.
#뚜이대성당 , #뚜이공식알베르게, #투어리즘오피스 등이 자리잡은 뚜이 구도심이다.
(이미 걸었으니 지금이야 루트를 꿰고 있지만, 작년 이날엔 방향을 몰랐어도 고지대에서 빛나는 성을 보는 순간 저 곳으로 올라가겠구나 직감했다. 까미노는 왠만하면 다양한 곳을 체험(!)하도록 배려하니까. ㅋ)
#뚜이대성당
캥거루 그려진 대형 승합차가 그 유명한 #순례자전용 #배낭운반차량 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배낭서비스 는 마치 전설? 처럼 어렴풋 존재를 캐치한 정도였던 것 같은데, 그리고 서비스 이용하는 걸 어쩌면 부끄러워도 했던 것 같은데. 2019년 순례길 풍경은 정말 많이 달라져서 전엔 없던 '당당함'이 당당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픽업 차량도 당당하게 운행하고, 이용하는 순례자도 당당하게 콜하는 모양새.
고가도로 갓길로 걸어
N-550 국도를 가로지르면,
그제서야 익숙한 #갈리시아 분위기.
날아다니는 차와 나 사이 아무 가림막 없이 걷다가 길게 이어지는 나무 펜스가 주는 심적 안정감이란...
그리고 등장하는 #갈리시아거리표지석 . #순례길 상징과도 같은 구조물인데 대개 500m 마다 하나씩 서 있는 줄 알았더니, 그보다 가까운 거리에 서 있고, 갑자기 방향이 바뀐다거나 하는 곳에선 어김없이 나타났다.
초보자여도 방향 잃을 확률, 거의 0%에 수렴하는 갈리시아.. ;
우거진 짙은 초록이들이 주는 그늘, 선선한 바람, 그야말로 졸졸 흐르는 물소리에 배낭 내리고 잠시 주저앉았다. 아침 겸 배낭 구석에 꽂아두었던 말린 바나나를 와그작 씹으면서.
고작 10분 남짓 앉아 있었는데 어깨를 톡톡 두드리고 지나치거나 누군가는 멀리서부터 이름을 부르며 다가오는 아는 얼굴들. 혼자 걷고 싶어 떠났으면서 막상 혼자 걷는 시간이 길어지면 또다시 온기가 필요하고.. 그런 순간에 마주치는 아는 얼굴들끼리는 그렇게나 각별하고 서로에게 다정하다.
몇 가구 살지 않는 작은 마을을 두어 블럭 걸으면
곧바로 외곽 오솔길로 이어지고,
또 금방 숲길이다.
사실 포르투갈을 벗어나며 못내 아쉬워 발길이 느려졌었는데 그 기분을 상쇄할 만큼 아름다운 숲길이 펼쳐졌다.
폭이 좁은 개울을 연결하는 로만 브리지가 여전히 건재하고,
아침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개울 위에 초록 이끼 잔뜩 낀 돌다리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한참을 길가에 서서 쳐다만 보고 있었다.
그저 맑고 반짝이는 외엔 아무 변화도 없을 듯한 얕은 물줄기는 갈리시아 어느 산줄기에서 시작되어 스페인과 포르투갈 국경을 이루는 미뇨 강으로 흘렀다가, 나중엔 거친 대서양으로 합류할 것이다.
이런 곳이라면 담엔 텐트를 메고 와 캠핑을 해도 좋을 것 같은데, 깊은 산속에서 혼자 캠핑하면 좀 무서우려나..? ;
해가 뜨거워지기 전에 이동해얄 것 같아 아쉬운 맘 억지로 접고 다시 걷기,,
또 갈림길.
두 개 나란히 선 거리표지석을 들여다봤어야 했는데,
바닥에 난무하는 노란 화살표들을 따라 일단 직진.
호젓한 마을 갓길이 나타나고, 저 멀리 채석장으로 변해 돌이 뜯겨나간 빈 산을 보며 뭔가 잘못됐음을 인지했어야 하는데...
휑하게 펼쳐진 공장 옆 아스팔트 길을 확인했을 땐 이미 늦었다.
그늘 하나 없는 아스팔트 길을 내리쬐는 태양 고스란히 받으며 걷다보면 조금전 지나친 울창한 숲과 잔잔한 개울, 이끼 덮인 로마시대 돌다리는 꿈에서 얼핏 봤나 싶기도 하다.
무조건 직진하는 아스팔트를 무념무상 따라 걷는다. 1시간 여
별안간 나타나는 임시 고가.
철도와 고속도로를 건너는 용도였다.
여전히 아스팔트 공장 지대를 걷는다.
그길 중간쯤 나타난 버스정류장인데, 스페인 대표적인 시외버스 브랜드 #알사 #ALSA 정류장이다.
보통 대도시에서는 #알사정류장 이 있지만, 특별히 정류장이 없는 소도시나 거점 도시 외곽에 이렇게 간이 정류장이 서 있기도 한다.
드디어 길고 길었던, 직진만 하던 공장지대 아스팔트 길을 벗어나 #포리뇨 입구에 도착.
#존브라이어리가이드 에서 추천하는 숙박지는 이곳, 포리뇨.
그런데 #공영알베르게 가 눈에 띄질 않는다.
공장지대 전 갈림길에서 숲으로 연결되는 길을 걸었으면 도시에 닿기 전 알베르게를 발견했을 텐데, 나도 모르는 새 아마도 주위 카페에서 바닥에 난잡하게 그려둔 노란 화살표를 따라 공장지대 얼터너티브 구간으로 걸으며 알베르게를 놓친 거였다.
(산티아고 도착 후, 포르투갈 해안길을 걷겠다며 다시 포르토에서부터 걸어올라오다 알게된 거지만.)
갑자기 나타난 큰 도시에서, 마침 일요일이라 깔끔하게 차려입은 도시인들 사이에서,
#노란화살표 를 찾아 어수룩하게 두리번 거리는 순례자들.
물론 나도 원오브뎀 ㅋ
피하지 않고 태양을 즐기는 사람들.
사진 정리하다보니 사진 왼쪽 입간판 뒤에, 이날 같은 방에서 자게 되는 스위스인 무드 아줌마 뒷모습이 숨어 있다. 찍던 순간엔 당연히 몰랐었고.
알베르게를 찾지 못했고, 근처 호스텔과 호텔은 풀부킹 상태 ;;
눈에 보이는 아무 바에 들어가 계란만 넣은 #보까디요 (스페인 식 샌드위치)와 와인을 주문해 점심을 떼우고 있으려니 몇 친구들에게서 와츠앱이 들어온다. 마치 하루의 통과의례처럼 오후 2-3시 무렵이 되면 얼만큼 걸었는지 어디서 머무르는지 각자 좌표를 알려오곤 했는데, 갈 곳이 없어 바에 앉아 있다 했더니 이틀전 물집을 처치해준 이태리 아이 노에미가 부른다. 포리뇨에서 5km 더 걸어 #모스 에 도착했더니 아직 알베르게에 빈 침대가 많다고. 다른 친구 몇도 함께 있다는 얘길 덧붙이면서.
맘 같아선 돈을 더 주고 호스텔 독실에서라도 머물며 당장 씻고 쓰러져 자고 싶었지만 빈 방이 없는 상태. 결국 더 걷기로 한다.
포리뇨를 벗어나는 도시 외곽 원형 로터리.
순례자 전용 보도 따위 없다.
차가 쌩쌩 다니는 국도 옆길을 걷다가 가끔은 좌우를 살펴 재빨리 무단횡단해야한다.
마치 솜사탕을 푼 듯 구름이 아름답지만 바람 없이 무자비하게 덥기만 했던 이날의 공기가 불쑥 되살아난다...
그 와중에 직진을 허락하지 않고, 다시 무단횡단하라는 이정표.
건너서 왼쪽으로 코너링.
매일, 어쩌면 하루에도 여러번 맞닥뜨리는 상황이지만 까미노는 직진을 허락하지 않는다.
가급적 마을을 둘러 둘러 가도록 화살표를 골목골목 이곳저곳 여기저기로 빙빙 돌린다.
드디어 산티아고까지 100km .
끝이 보인다.
스페인에 들어왔고, 100km 표지석까지 확인하고 나니 성취감과 아쉬움이 동시에 드는 순간...
더위를 피하고 싶다거나 시원한 카페에라도 들어가야지 싶은 생각도 이때 쯤에는 이미 증발했다.
한치 빈 틈 없이 대기를 꽉 채워 열기 내뿜는 태양 밑을 머리와 맘 모두 텅 비운 상태로, 그저 걷는다...
어쩌면 제대로 '걷는' 행위를 하며 걷지는 않은 것 같다.
그저 기계적으로 발을 놀렸고, 우연한 걸음이 다음 걸음으로 이어지며 공간이동하는 기분이랄까.
드디어 모스.
기대나 목적 없이 걸으니 갑자기 나타난 목적지가 더 반갑다.
이 분위기 도대체 뭐람.
뜬금 없이 웬 카페촌? 싶었던 게 #첫인상
갑자기 나타나는 이 휑한 공터? 콘서트장? 야외 특설무대? 뭐람? 싶었던 게 두번째 느낌.
#포르투갈까미노 를 걷는 사람들이 많아지며 비교적 최근에 급조성된 마을이었다.
마을 중간에 있는 카페가 #공식알베르게 를 겸하고, 그곳에서 #크레덴시알 에 #스탬프 를 받아 주인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알베르게건물 을 찾아가니
무슨 #여행 소재 영화나 드라마에서 먼저 도착한 친구가 나머지 일행을 반기는 장면을 연출하듯
두 팔을 번쩍 치켜든 채 소리 꽥꽥 지르며 내 이름을 불러대며 반기는 #노에미 와 #니나 .
나름 고되던 하루 끝이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시트가 고무 재질이어서 #베드버그 걱정은 한시름 덜었고,
1층 침대가 빈 걸 보고 진심 기뻤다.
숙소 창을 열고 나와 발코니에 서니 아래로 펼쳐진 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후다닥 씻고 나와선,
하루 전, 포르투갈 국경 마을까지 일부러 찾아온 한국인 동생이 안겨주고 간 안성탕면을 아끼지 않고 바로 꺼내 끓였다.
라면을 후라이팬에 끓이면 맛이 1.5배쯤 증폭하는 걸 알게된 날이기도 하다.
길었던 #포르투갈구간 을 모두 통과해 스페인에서 맞는 첫날 엔딩치곤 훌륭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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