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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adtripper Dec 22. 2017

카미노 중 꼭 먹어봐야 할
스페인 음식 Best 5

Camino Food

스페인을 떠올리면 자동 연상되는 음식이 몇 가지 있다. 
넓은 철판에 쌀과 해산물을 넣고 졸여내는 #빠에야 ,
건조한 돼지 뒷다리를 얇게 썰어내는 #하몽 과
스페인식 소시지 #초리쏘 등.

빠에야나 하몽, 초리쏘 등이 굳이 스페인 음식이냐하면 그건 또 아니다.
북아프리카에 가면 빠에야 비슷한 음식이 있고,
같은 라틴 문화권인 프랑스나 이탈리아에서도 이름은 다르지만 하몽이나 초리쏘를 먹는다.
스페인 갈리시아 지역에서 즐겨먹는 세비체는 페루 또는 중남미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부분은 건너뛰어도 괜찮아요)
개인적으로 미국에 훨씬 앞서는 #멜팅팟 #유럽 은 지금껏 접촉했던 세계 각 지역의 문화가 뒤섞여 있다.

근대에 들어와 제대로 국가와 영토 개념이 확립되기 전까지 유럽은 혼란의 역사가 반복되었다.
유럽 지역에 거주하던 민족들끼리 침략과 침략을 거듭하며 셀 수 없을 만큼 여러 차례 피가 섞였고, 
혼란의 틈바구니에서 영토의 경계는 무의미했다. 

다가 아니다. #오스만투르크, #북아프리카, #이집트, #리비아 와 #시리아 등 지중해를 둘러싸고 얼굴 맞대고 있는 처지의 나라들은 그들끼리, 혹은 편먹고 유럽으로 쳐들어가거나 침략을 당하며 끊임없이 화해와 분열의 역사를 썼다. 

익히 아는 #십자군 전쟁도 그 한 장면이랄 수 있다.
엄연히 성지를 수호하기 위한 종교 전쟁이었지만, 전쟁이 단순히 한차례 충돌로 끝나는 이벤트가 아니지 않나. 
싸웠다가 잠시 쉬었다가, 뺏었다가 다시 뺏기는 지리멸렬한 과정을 반복하며 
본의 아니게 서로의 음식과 풍습 등 문화가 교류하는 대박람의 장이기도 했다.

삼천포로 너무 길게 빠졌다. 
아무튼 음식과 민족이나 국가 간 관계에서는 '한글=한국말' 처럼 정확한 공식이 성립하는 경우는 드물다.
식재료와 조리법이 오고 가는 과정을 거친 후, 유럽과 남미에서,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도 비슷한 음식들을 먹고 있다.




그리고 카미노를 걷다가 혹시 느꼈을 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한국음식과 비슷한 음식도 제법 있다. 
#순대 와 비슷한 음식이 프랑스에서는 #부댕boudin 으로 존재한다. 

스페인에서는 #모르시야morcilla 로 불린다. 

순대와 거의 흡사한 스페인 모르시야. 기름에 튀겨 먹는다


비 내리는 갈리시아 지역을 걷던 어느 날, 
보카디요로 간단하게 점심을 떼우려고 들어간 바에서 

경상도식 시락국과 흡사한 채소수프를 보고 정말 놀랐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수프에 감자가 들어간 정도. 된장도 없이 어떻게 맛을 냈을까?

채소 수프를 주문했더니, 경상도식 시락국이 등장


카미노를 걷다가 먹어봐야 할 스페인 음식, 이쯤에서 짚어보자.
아주 맛있는 순서라든지 하는 우선 순위는 아니다. 
스페인에서만, 혹은 특정 지역에서 먹는 특징적인 음식으로 보는 게 맞다 :)


1. 타파스 Tapas
한입 거리, 혹은 손바닥에 쏙 올라가는 작은 접시에 서빙되는 타파스는
참치, 연어, 돼지고기, 소시지, 채소 등 어떤 식재료든 상관없이 부담없이 먹을 수 있고,'
스페인 전역에서 #타파스 바bar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가격은 보통 한 접시당 1.5유로~3유로 선인데,
대도시 중심가에 관광객이 몰리는 팬시한 레스토랑에선 물론 가격이 비싸고
어떤 식재료가 올라가냐에 따라 물론 달라진다.

스페인 중부 지역에서는 와인이든 맥주든 음료를 한 잔 주문하면
서비스로 간단한 타파스 한접시를 무료로 제공한다 @.@

아쉽게도 카미노 프랑스 루트를 걷다 지나치는 지역에서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로그로뇨 Logroño 성당 뒤편의 로렐 스트리트는 타파스 골목으로 유명하다.

로그로뇨 타파스 거리에서 가장 유명한 양송이버섯 타파스

특히 위 사진의 양송이 버섯을 세개 얹은 타파스집은 오픈과 동시에 끝도 없이 줄을 선다.
카미노를 걷는 순례자는 물론이고, 유럽 관광객들도 이 골목에서 반드시 한번은 들르는 집.

정확히 무슨 맛이냐 묻는다면, 그저 '버섯맛' 이라 답하겠지만
소금과 올리브오일 등 최소한의 양념으로 요리해 식재료의 맛을 살리는
지중해 언저리 음식 특유의 풍미를 느낄 수 있다.


2. 뿔뽀 Pulpo
갈리시아 지역을 대표하는 문어 요리다.
문어를 쫄깃하게 삶아 올리브 오일에 볶고 가볍게 소금으로 간해 고춧가루를 살짝 뿌려 나온다.

묵시아 레스토랑에서 먹은 뿔뽀 한 접시. 보통은 썰어 나온다.


사진은 카미노를 끝낸 후, 친구들과 묵시아 해변의 관광객이 많이 가는 
팬시한 레스토랑에서 주문한 터라 플레이팅도 예쁘게 되어 있지만
보통은 문어 다리를 썰어 고춧가루만 살짝 뿌린 정도로 작은 접시에 얹어 나온다.

문어숙회는 한국에서도 많이 먹지만
올리브오일에 문어향이 듬뿍 밴 뿔뽀는 갈리시아 지역 화이트 와인과 함께 먹으면 궁합이 딱이다.
#뿔뽀 한 접시당 작은 바게트 한 조각이 함께 서빙된다.

카미노길에서는 멜리데가 뿔뽀 레스토랑을 처음 접하게 되는 도시로 특히 유명하다.


3. 바깔라우 Bacalhau
포르투갈의 대표 요리지만, #포르투갈 에서 가깝고 삼면이 바다인 스페인에서도 심심찮게 발견하는 요리다. 
#바깔라우 정체는 소금 뿌려 말린 대구!

포르투갈 유명 관광지 포르토 해변 레스토랑의 바깔라우. 저 올리브오일에 빵을 찍어 먹으면 정말 별미다.
스페인 팜플로나에서 주문한 바깔라우. 보통 이렇게 서빙된다.


보통은 대굿살을 잘게 찢어 살짝 건조하게 볶아 나오는데
레스토랑에 따라 올리브오일을 넉넉하게 두르고 굽거나 양념해 조리기도 한다.
스페인보다 포르투갈의 바깔라우 조리법이 다양한 듯 싶었다.


4. 파바다 Fabada
피바다 아니다. #파바다 가 맞다. 
큼직한 콩을 불렸다가 스페인식 순대 모르시야, 스페인식 소시지 초리쏘 

그리고 각종 채소를 넣어 오래 끓여 먹는 음식이다.

스페인 북쪽의 #아스투리아 지방에서 많이 먹는 요리여서

 카미노 북쪽길을 걸으면 더 자주 맛 볼 기회가 있겠지만
프랑스길에서도 종종 애피타이저로 파바다를 내는 레스토랑이 있긴 있다.

처음 디시를 받으면 너무 이것저것 들어간 게 아닌가 싶어 선뜻 숟가락을 뜨기 힘들 수도 있지만
은근히 고소하고 맛있다.
그리고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 등을 듬뿍 함유한데 비해 탄수화물 비중이 낮아
에너지를 많이 쓰는 카미노에서는 의외로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스페인 팜플로나 어느 레스토랑의 파바다. 이렇게 예쁜 파바다 플레이팅은 흔치 않다 ㅋ
보통 이렇게 작은 접시에 담아나온다. 종종 곱창이 들어있기도 한데, 역시 맛있다.



5. 오루호 Orujo
스페인에서도 와인을 많이 마신다. 
카미노 프랑스 루트가 지나치는 리오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 산지이기도 하고.
와인을 만들고 남은 껍질을 발효시켜 만든 술이 바로 갈리시아 지방 전통주, #오루호 .

폰세바돈 알베르게에서는 저녁 식사 후, 특별한 오루호를 대접한다.


저 엄청나게 불타는 비주얼은 좀 특별한 오루호인데,
아스트로가를 지나 산을 오르다 만나게 되는 마을 #폰세바돈 알베르게에서
매일 저녁 이벤트 겸, 전통 문화를 소개도 할 겸 팬에 몇 가지 과일과 설탕을 뿌린 다음 

술을 부으면 저렇게 불길이 인다.

그리고 술이 불타는 동안 옛 갈리시아 전통대로 '마녀를 쫓는' 주문을 외우는데
현재 스페인어가 아닌, 갈리시아어 주문이어서
주문을 외는 사람은 주로 순례자 중에서도 갈리시아 어를 아는, 스페인 남자, 가 된다.

너무 독했어서 맛이 어땠는지는 기억나질 않지만
뇌리에 깊이 각인될 특별한 이벤트이긴 했다.


#번외편 ; 콜라카우
이름이 어딘지 익숙하지만 콜라가 아니다.
콜라카우. 스페인의 유명한 코코아 제조사 이름이다.
너무 유명해서 스페인에서는 '코코아 = 콜라카우' 등식이 굳건하다.


카미노를 걷다가 너무 지치는 순간에 바에 들어가 콜라카우를 주문하면, 

따끈하게 데운 우유와 함께 한 팩을 내준다.

카미노 프랑스 루트 중 가장 험하다는 오세브레이로 올라가던 길, 바에서


에너지가 고갈되어 한발짝도 옮길 수 없을 것 같은 순간에
달콤하고 고소한 데다 따뜻한 콜라카우 한 잔이면 부스터 단 듯 힘이 난다.

주문은 간단하다.
"콜라카우, 뽈 빠보르(콜라카우 한 잔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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