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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oadtripper Jul 14. 2019

카미노가 끝났다 1

산티아고 도착 다음날 순례자는 뭘 하나?

카미노가 끝났다.

구질구질하게 붙이자면 카미노는 #camino = #길 곧 #인생 이니 카미노는 계속 되고 있고,

#카미노데산티아고 를 빡세게 걸은 나는 몸과 영혼을 탈탈 털어 걸은 후유증으로 기진맥진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알베르게 에 몸져 누워 있다.



정확한 통계는 담주 한국 들어가면 정리하게 되겠지만

#쉥겐조약 에 딱 맞춰 90일간 유럽에 있을 계획으로 떠나온 이번 #카미노 는 정말로 80일이 넘는 기간 계속되었고, 걸은 거리는 대략... 얼마나 될까?


#카미노북쪽길 #CaminodelNorte

#카미노포르투갈길 #CaminoPortugues - #센트럴 , #해변길 두 갈래.

모두 해서 1,700-800km 쯤 일듯 싶다.


여름이라 더웠고,

이베리아 반도와 지중해 강렬한 태양에 몸을 내맡겨야 했으며

한번에 두 길을 걸은 터라 몸이 힘들었는지

무릎과 발목, 발바닥과 발등, 발가락까지 아파왔다.


빡센 산행 뒤 어느 날엔가엔 발 옆면에 큼지막한 물집이 생겨 바늘을 가스레인지 불에 달궈 터뜨린 뒤 약을 바르느라 소란스러웠고,

그와 별개로 너무 피곤해 면역이 떨어진 탓인지

1주-10일 가량은 끊임없는 눈꼽 생성으로 고생했으며

나중엔 발목과 발등 등에 (신발과 상관없이) 좁쌀만한 물집이 포도알처럼 올라와 경악하기도 했다.

이렇게 탈 많았던 국외 체류는 처음이었던 듯;;


첫 카미노에서도 그랬지만

#카미노포르투게스 가 끝나던 지난 5월 어느날, 아무렇지 않았다.

산티아고 구시가 입구에서 우연찮게 익숙한 얼굴들을 발견하자마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졌었던 건 어찌된 영문인지 알 길이 없다.


#카미노노르떼 즉 북쪽길 순례를 끝낸 어제 아침 역시 아무렇지 않았다.

길고 길었던 북쪽길이 이렇게 끝나는구나,

3개월 간의 여정이 정말 끝맺는구나 싶은 마음 정도.

산티아고에 언제 도착할 거냐고 계속 물어왔던,

북쪽길 시작 4일째 되던 날... 비 내려 질척하고 미끄러운 바다옆 산길을 끝도 없이 걸었던 그날,

우연찮게 만나 스쳐갔던 그녀들.


북쪽길 중반까지 거의 같은 알베르게에 머물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고, 그후 루트가 갈려 만나지 못 하면서도 #인스타 로 계속 소식을 주고받았던 익숙한 얼굴들이 #산티아고대성당 앞 광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다가, 광장으로 들어서는 내 얼굴을 발견하고 이미 울면서 달려오는 걸 보곤 나도 모르게 또 와락 눈물을 쏟았던 어제 아침이 새삼스럽다.



무릎을 제대로 굽히지 못 하고 뻣뻣한 채 걷거나

한쪽 다리를 끌다시피 부자연스레 움직이면서도

기쁨에 가득 찼거나

대성당 파사드 가장 윗부분에 조각된 성 야고보 상을 올려다보며 혼자 눈물 쏟는 수많은 순례자들 사이로

카톨릭 3대 성지 중 한 곳인 #산티아고데콤포스텔라 에 그냥 여행온, 예쁘게 차려 입은 관광객들까지 뒤섞여 아수라장이 되어 있을 대성당 광장엔 나가보지도 않았다.


아침 느즈막히 일어나 줄곧 자다깨다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순례 끝낸 다음날의 황망한 시간을 보내는 중.

그 정도 빡세게 걸었음 하루이틀 쯤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며 쉬어도 된다 셀프 암시를 걸고 있지만

여전히 한편으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는 자신을 끊임없이 원망하는 중;


순례 다음 날, 다른 순례자들은 뭘 하고 있을 거나?




#산티아고순례길 #산티아고 #카미노데콤포스텔라 #카미노 #카미노북쪽길 #카미노포르투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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