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을 찾아서
완벽하지 않으면 시작하지 않겠다는 생각.
그 말은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르지 않았다.
온라인 스토어를 열었다.
사실은 한 달 전쯤 이미 만들어두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
사진이 부족한 것 같았고, 설명도 빈약해 보였다.
어딘가 모자라 보였다.
막상 올리고 나니 더 분명해졌다.
정말로 부족했다.
왜 이 제품을 사야 하는지, 누구에게 필요한지조차 설명하지 못하고 있었다.
터널 입구가 막혀 있는데
출구로 차가 나올 리 없다.
나는 제품을 만들고, 상세페이지를 꾸미고, 디자인을 다듬으면 주문이 들어올 것이라 생각했다.
보기 좋게 정리하면 설득이 될 거라 믿었다.
하지만 ‘예쁘다’는 기준은 어디까지나 내 것이었다.
누군가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책에서 읽은 문장이 그제야 이해됐다.
고객을 먼저 찾으라는 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에게는 그 불편함을 줄여주고,
필요를 가진 사람에게는 그 필요를 채워주면 된다.
단순한 원리다.
그런데 나는 이미 답을 정해두고 있었다.
A라는 제품을 만들어두고,
그 A를 원하는 사람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보니 세상은 이미 A로 가득했다.
내 것은 보이지 않았다.
바닷가 근처 철물점에는 낚시 도구가 많고,
농촌 근처 철물점에는 농기구가 많다.
환경이 먼저고, 그 다음이 상품이다.
나는 그 순서를 뒤집었다.
동네를 보지 않고 인테리어부터 고친 셈이다.
그래도 다행인 건, 일단 열어봤다는 사실이다.
열어보지 않았다면 이 부족함조차 알지 못했을 것이다.
완벽을 기다리며 또 한 달을 흘려보냈을지도 모른다.
행동은 때로 창피함을 동반한다.
하지만 그 창피함이 방향을 알려준다.
이번에 배운 건 단순하다.
완성도가 아니라 순서.
생각이 아니라 행동.
완벽해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시작했기 때문에 수정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