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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버스앤러버스 Apr 20. 2022

힙한 제로 웨이스터들- 1.플로깅하는 디자이너, 규빈치

에디터 먼지

  몇 년 전부터 소위 ‘MZ세대를 상징하는 단어 중 하나로 ‘착한 소비', ‘미닝 아웃’, ‘그린슈머' 등이 소개되어왔다. 자기 주관이 뚜렷한 MZ세대를 어떻게든 정의내리고 싶은 어른들의 의도가 가득하고, 어떻게 보면 마케팅 수업 PPT에서나 볼 법한 단어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틀린 말은 아니다. 프라이탁과 같은 업사이클링 브랜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레쟈'로 괄시받던 비건 레더가 시장의 주류로 자리잡은 걸 보면 말이다. 

  나 역시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이 많아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 샴푸바도 구매해서 써보고, 고체 치약과 제로 웨이스트 치실을 사용해봤다. 부끄럽게도 가격도 가격이지만 사용감이 아주 만족스럽지 않아서 다시 기성 제품으로 회귀했다.

제로 웨이스트: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일상에서 사용되는 자원과 제품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쓰레기를 최소화하자는 사회운동이다. 장을 볼 때 락앤락에 야채를 담아 구매하고 챙겨간 장바구니에 짐을 담아오거나,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는 일회용품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다. 

  지금도 틈날 때마다 조금 더 윤리적인 소비를 해보려고 기웃거리지만 적극적인 행동으로는 좀처럼 이어지질 않는다. 어쩌면 지금까지 누려온 라이프스타일을 지구를 위해서 ‘희생’하고 ‘포기’한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친환경 크리에이티브 크루에서 활동하는 동료를 알게 되었다. 여러 브랜드의 친환경 소식을 소개하는 뉴스레터를 제작하면서, 세련된 방식으로 크루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 일단 인스타그램 '피꾸'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환경을 위한 행동이라고 하면 거리에 나가 시위를 하거나, 무조건 소비하지 않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새로운 길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대체 착한 소비는 무엇이고, 앞으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소비를 해야 할지 말이다. 

  그래서 이 크루를 직접 만나봤다. 지속가능한 소비문화 확산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너울너울 스튜디오의 멤버, 규빈치와 다윤이다. 이 인터뷰는 총 2편에 걸쳐 다룬다. 



너울너울 스튜디오는?


너울너울 스튜디오는 지속가능한 소비문화 확산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크리에이티브 크루다. 인스타그램에 여러 브랜드들의 친환경 관련 소식을 포스팅하고, 정기적으로 발행하는 뉴스레터를 통해 친환경 브랜드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다룬다. 이외에도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업사이클링 제품을 제작하기도 한다. 가장 최근에는 맥주 찌꺼기로 만든 쫀드기 ‘헤이쬰’을 만들었다. 



Q.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너울너울 스튜디오 규빈치입니다. 공간을 디자인하며 편안하고 유쾌한 일상을 즐겨요. 지속 가능하고 아름다운 것에 관심이 많아서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합니다. 오래된 것을 동경하면서 새로운 것에 큰 호기심을 갖습니다. 모네보단 밀레, 발라드보단 재즈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고, 커피보단 주로 차를 마시지만 졸릴 땐 역시 커피입니다.


Q. 어쩌다 너울너울 스튜디오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평소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대학생 때는 연합 봉사 동아리에서 임원을 맡기도 했었어요. 졸업 후, 봉사 동아리에서 함께 임원 활동을 했던 친구에게 “우리 각자 분야를 살려서 세상에 유의미한 변화를 만들어보자”라고 제안했는데 뜻이 맞아서 시작하게 됐어요. 그 친구는 IT 개발 분야였고 저는 디자인 분야였기 때문에 무엇을 상상하든 못 만들 건 없다고 생각했죠. 둘 다 창작 분야에 있었기 때문에 세상에 이로운 창작물이라는 방향을 설정했고, 플로깅 및 비건식 등 다양한 시도를 거쳐 일단 가벼운 친환경 관련 소식부터 뉴스레터로 보내기 시작했어요. 뉴스레터를 통해 사람들의 인식을 변화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다른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랍니다. 

지금은 공간 디자인, 광고 그래픽 디자인, 순수 미술, IT 개발, 글 작가까지 창작 분야에 있는 멤버 5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보다 너울너울스러운 창작물을 위해 다들 각자 분야를 멋지게 발휘해주고 있어서 항상 고맙고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


Q. 특별히 '친환경'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첫 직장으로 무대디자인 회사를 다녔을 때, 설치되고 2-3일이면 빠르게 해체되는 무대 디자인 설치물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어요. 야근을 불사하며 정말 공들인 디자인이 너무나 쉽게 철거된다고 생각했었죠. 그래서 단지 지속 가능한 디자인에 좀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관련 잡지와 책, 다큐멘터리 등을 통해 친환경 디자인 및 활동의 필요성을 심도 있게 인지한 것이 우선이었어요.


가장 최근의 뉴스레터 표지


Q. 사실 '착한 소비', '지속 가능한 소비'는 범위가 굉장히 넓잖아요. 굳이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하나의 브랜드를 유지하기 위해선 여러 분야에 대해 깊은 고민을 계속해서 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그 과정에서 정리된 브랜드 고유의 이념과 철학은 팬덤을 형성하기도 하고, 동종 또는 이종 분야 간 협업을 돕기도 하죠. 저희는 뉴스레터를 '대표 이야기,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 핵심 제품 및 서비스, 인터뷰 등'으로 구성하여 소비자들에게 브랜드가 이야기로 인식되는 것을 지향하고 있어요. 저희가 소개하는 친환경 브랜드의 모든 것이 옳다고 볼 순 없지만, 구독자분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과 같은 브랜드의 이야기는 구독자에게 좋은 인상을 남길 것이고 지속 가능한 소비까지 연계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에 서사를 부여함으로써 친환경 브랜드 가치에 공감하는 사람들을 늘리고 싶다는 말씀이시군요. 그런데요, 뭔가 친환경 브랜드는 멋이 없을 것 같다는 편견이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환경을 위한 소비가 '힙하고 쿨하다'는 인식을 주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하거든요. 


우선, 그 편견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동의해요. 막대한 자본으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상품들이 세상에 널렸는걸요. 품질도 좋을 거고요, 디자인도 트렌디할 거예요. 그럼에도 친환경 상품들에 대한 품질 관리, 안전성, 디자인 등이 점차 높은 수준을 달성한다면, 소비자의 이목은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브랜드로 향할 거예요. 미닝아웃 소비 행태도 점차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조건의 상품이라면 소비자는 보다 의미 있는 상품을 소비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의류부터 푸드, 더 나아가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대한 기술 발전도 계속해서 뒷받침되어야 하고요. 너울너울 스튜디오도 이 시장을 조금이나마 더 키우기 위해 친환경 브랜드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소개하고 있어요.

그리고 환경을 위한 소비가 힙하고 쿨해지기 위해서는 남에게 자랑하고 싶은 디자인 요소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해요. 브랜드만의 감각적인 CMF와 브랜드가 추구하는 철학이 일맥상통해야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함께 빠르게 확산될 거예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확산되기 위해서는 유행보다 트렌드, 트렌드보다 문화를 만들 수 있는 브랜드여야 한다고 생각해요. 문득 계절로 예를 들었을 때 정말 더운 날은 유행, 여름은 트렌드, 사계절은 문화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Q. 그럼 규빈치님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는 뭔가요? 

명실상부한 패션 브랜드 ACNE STUDIO인데요. 친환경 브랜드는 아니지만, ACNE STUDIO가 시작된 배경과 방향성에 큰 영감을 받았고, 계속해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어요.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소수 인원으로 광고 에이전시를 운영하던 ACNE STUDIO는 얼마 안 되는 자본금을 다 털어 청바지 100벌을 제작하는데요. 그 당시 소위 힙하다고 생각되는 100명에게 청바지를 무료로 제공했고 그들이 자랑하기 시작하며 스톡홀름을 대표하는 데님 브랜드가 되었어요. 브랜드를 대표하는 색상도 다른 브랜드가 섣불리 도전하기 어려운 탁한 분홍색을 선정하며 다른 브랜드와 완전히 차별화된 컨셉을 추구하고요, 1년에 한 번 발행하는 잡지에선 ACNE STUDIO만의 감성을 담은 차별화된 사진들도 볼 수 있어요. ACNE STUDIO 크리에이터 중 공간 디자인에 조예가 깊은 멤버도 있어서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죠. 너울너울 스튜디오도 크리에이터들이 모여 있는 크루이기 때문에 친환경이라는 큰 방향성 안에서 기존 친환경 프로모션이 하지 않았던 또는 못했던 차별화된 작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에요.


Q. 규빈치님이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소비란 무엇인지 궁금해요. 

제가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소비란 '오랫동안 애정할 수 있는 소비'에요. 지속가능성 즉, 친환경을 지향하는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제조부터 프로모션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자원 순환에 기여하고 있어요. 하지만 해당 소비가 정작 오랫동안 애정 할 수 없는 소비라면, 우리는 대체품을 찾아 계속해서 또 다른 소비 행위를 이어갈 거예요. 북유럽의 몇몇 주민들은 한 번 산 의자를 3세대를 거쳐 물려주기도 하는데요. 기업은 친환경 프로모션만 어필하기보다 소비자가 지속적으로 애정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고, 소비자는 본인에게 정말 필요한 소비인지 구매 전에 깊은 고민을 갖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와, 멋진데요. 오랫동안 애정할 수 있는 소비. 공감이 가요. 저도 제가 정말 사랑하는 것들로만 절 채우고 싶다고 생각해요. 



컨셉 사진을 찍던 모습이예요


Q. 지금까지 크루로 활동하면서 진행했던 활동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국내 최초 푸드 업사이클링 브랜드 리하베스트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았던 날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크루원들과 막연하게 흘러가는 얘기로 친환경 브랜드와 협업해봐도 재밌겠다고 대화한 적이 있었는데, 처음 소개한 브랜드에서 제안을 해줬죠. 리하베스트는 맥주 부산물로 밀가루를 대체해서 식품을 납품하고 있는 브랜드이기 때문에 밀가루로 만들 수 있는 차별화된 식품을 고민했고, 여러 논의 끝에 쫀드기를 결정하게 됐어요. 리하베스트는 쫀드기 제조와 마케팅을 저희는 전반적인 컨셉 기획부터 디자인을 맡아서 진행했어요. 멤버들과 사진 스튜디오에 모여 세상에서 가장 쫀드기에 진심인 사람이 되어 사진 촬영도 했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Q. 크루 활동을 하고 나서 삶에서 달라진 게 있을까요? 크루가 본인에게 갖는 의미도요. 

아무래도 자취방에 놓이는 것들이 하나둘씩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상품들이라는 게 가장 달라진 점 같아요. 침대 프레임으로 페이퍼팝의 박스 프레임, 세탁 세제와 섬유 유연제에 슈가버블, 코스메틱 상품에 톤28 등 여러 친환경 브랜드를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구매까지 이어지게 되더라고요 :) 이번에 소개한 K.O.A의 르 캐시미어 의류 제품도 관심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너울너울 스튜디오는 제가 시작부터 팀을 꾸렸다는 점에서 많은 애착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크루원들 모두 창작 분야에 종사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진 못하지만 저희만의 속도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죠. 다양한 분야의 멤버들과 오래오래 유의미한 작업을 이어가고 싶어요  :)


Q. 너울너울 크루 활동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나요?

친환경 브랜드들의 성장으로 소비 시장에 선순환을 지속시키는 것이 목표예요. 브랜드는 더 이상 친환경 프로모션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고, 소비자는 별다른 고민 없이 마음 편히 상품을 구매할 거예요. 이런 세상까지 도달한다면, 이제 그때 가서 친환경을 넘어 세상에 또 다른 유의미한 변화를 계속해서 만들고 있을 것 같아요.


멋져요. 그때 규빈치님이 만들어갈 또 다른 유의미한 변화도 정말 궁금해지네요! 


@weeklyplogging


규빈치님은 너울너울 스튜디오 멤버기도 하지만, 인스타그램 플로깅 계정(@weeklyplogging)을 운영하는 플로거이기도 하잖아요. 매주 플로깅을 하고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고 계시고요. 이젠 플로깅에 관한 질문을 몇 가지 여쭤보고 싶어요. 


Q. 플로깅이 뭔가요? 독자에게 간단히 설명해주세요!

쉽게 말해서 거리를 다니며 쓰레기는 줍는 행위예요. Plogging이라는 단어는 이삭 등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과 영어의 jogging의 합성어인데요. 우리나라에서는 흔히들 줍깅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최근 다양한 매체에도 많이 소개되면서 개인 활동자들도 많아지고, 연예인분들도 참여하고 있더라고요!


Q. 플로깅은 어쩌다 시작하게 되셨나요?

플로깅을 하기 전엔 회사를 다니면서 보다 건강한 직장 생활을 위해 러닝을 시작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플로깅 단체 와이퍼스를 알게 되고 꽁초 줍기나 나무 심기 등의 봉사 활동을 통해 플로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어요. 업무 특성상 단체 모임에 자주 참여하기는 힘들어서 혼자 짬내서 러닝 할 때마다 조금이라도 쓰레기를 줍고 있어요. 매번 플로깅 할 때마다 사진을 촬영해서 인스타그램에 게시하고 있는데요,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시고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댓글을 남겨주시는 등 이젠 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는 활동이 되었어요. 자주는 못하지만 꾸준히 오래오래 할 생각입니다.


Q. 플로깅, 어떻게 하세요? 방법이나 팁이 궁금해요. 

우선 혼자 해보겠다 하시는 분들은 집게, 장갑, 쓰레기 담을 가방이 기본적으로 필요하고요, 물론 가능하면 다회용으로 준비하시는 것이 좋아요. 그다음 쓰레기 버릴 장소도 꼭 염두에 두시고 코스를 정해 보면 될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원이나 관광지도 좋지만 큰 부담 없이 집 주변으로 정하셔도 좋아요. 저는 자주 시간내기가 어려워 혼자 짬 날 때마다 후딱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고 있어요. 

혼자 하는 것이 민망하시다면, 일단 플로깅 단체 와이퍼스 카톡 단톡방에 참여하셔서 이런저런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면서 같이 활동해도 좋을 것 같아요. 모든 분들이 정말 친절하게 잘 알려주시거든요 :)


Q. 플로깅이 삶에 미친 영향이 궁금해요. 

플로깅 할 때마다 꾸준히 인스타그램에 업로드하면서 주변 분들이 계속해서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해주고 계세요. 게시글을 올릴수록 뿌듯함이 더해져서 보다 친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그냥 러닝만 했다면 별로 재미없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요. :) 달리면서 여러 쓰레기를 접하다 보니 평소 어떤 물품을 사용하던지 어떻게 하면 보다 잘 버릴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하게 되는 것 같아요.


 Q. 플로깅에 관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나요?

의류 브랜드 타미진스 측으로부터 지속가능성 의류 라인과 관련된 화보 촬영 요청을 받아서 와이퍼스 멤버분들과 즐겁게 촬영했었어요. 다들 화보 촬영은 처음이라 처음엔 어색어색했지만 몇 번 달리고 나니 각자 알아서 포즈를 잡는 모습에 유쾌하게 진행했던 것 같아요ㅎㅎ


Q. 플로깅에 관해서도 개인적인 목표가 궁금해요. 

운동하시는 모든 분들이 지구와 함께 건강해질 수 있는 세상을 바라고 있어요. 파타고니아 대표가 암벽 등반을 취미로 하다가 환경을 위한 브랜드를 만든 것처럼 다양한 스포츠 분야를 취미로 갖고 있는 분들의 작은 관심이 모여 세상에 큰 변화를 만들어 내기를 기대해요.

요즘은 어떻게 하면 서울숲이나, 홍대, 연남동 등의 번화가를 지속적으로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어요. 너울너울 스튜디오 크루원들과 그중 하수구에 주목하고 있는데요. 누구에게나 무의식적으로 길거리 하수구는 원래 더럽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아직 기획 단계에 있지만 재밌는 작업물로 찾아뵐 수 있도록 부지런히 고민 중이랍니다. 


Q. 환경을 위한 실천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조금 유별나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환경을 위해 모든 것을 다 실천하지 못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누군가 너는 환경을 생각하면서 이것도 안 해?라고 한다면, 본인의 속도에 맞춰 다른 분야부터 환경을 위하고 있다고 당당히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Q. 저희 잡지는 남들이 가진 멋져 보이는 취향을 따라 해보는 ‘손민수' 잡지이기도 해요. 멋지다고 생각했던 다른 사람의 취향이 있나요? 

한창 친환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을 때, 넷플릭스 콘텐츠를 통해 일본 정리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곤도 마리에'를 알게 됐어요. 그녀는 집집마다 다니며 자신이 갖고 있는 물건들 중 더 이상 설렘을 느끼지 못하는 물건은 과감하게 정리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어요. 어느 가정은 정들었지만 오랫동안 쓰지 않던 물건을 정리하며 울기도 하고, 또 다른 가정은 곤도 마리에와 함께 정리한 집을 돌아보며 세상 행복한 모습을 띄고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지속 가능한 소비를 위해선 오랫동안 애정 할 수 있는 소비가 필요하다는 개념을 갖기까지 곤도 마리에의 철학이 큰 영향을 끼친 것 같아요.



-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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