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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버스앤러버스 Apr 20. 2022

2022 S/S 캡슐옷장 만들기 프로젝트

에디터 먼지

  ‘옷을 잘 입는다’고 하면 흔히 옷을 좋아하고, 그래서 옷장에 옷이 매우 많고, 매 시즌 새로운 옷을 사들이는 어떤 프로쇼핑러를 떠올리곤 한다. 어느 정도 맞는 말 같기도 하다. 패션 유튜버들의 하울 영상을 보고 있자면 이번 시즌 이 브랜드에서는 이 니트를 데려와야 하고, 저 브랜드에서 저 자켓은 꼭 장만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나만의 단단한 취향을 옷으로써 드러내는 것은 멋진 일이다. 그리고 그만큼 품이 많이 드는 일이다. 많이 찾아보고, 많이 입어보고, 많이 실패해야 한다. 

  하지만 이제 막 나의 스타일을 찾아가는 입장에서 무작정 옷을 사는 것이 아까운 것도 사실이다. 여러 스타일의 옷을 별생각 없이 사들이다 보면, 내 옷장에 어떤 옷이 있는지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이미 비슷한 것을 갖고 있는데 모르고 구입하거나, 내가 가진 다른 옷과 매치하기 어려운 옷을 사게 되기도 한다. 한정된 예산으로 많은 옷을 사려다 보면 옷의 질도 떨어지게 된다. 옷장에 옷이 가득한데도 입을 게 없는 것이다. 게다가 온갖 브랜드에서 매 시즌마다 무더기로 발표하는 신상품을 떠올리면 내게 주어진 선택지가 정말 몇천 몇만 가지는 되는 것 같아 머리가 지끈 거린다. 한편으로 그 많은 옷들의 종착지를 상상하면, 어딘가 찝찝하기도 하다. 

  봄을 맞아 쇼핑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한 이 시기에, 숨을 고르며 나의 옷장을 한 번 점검해보려고 한다. 캡슐옷장으로 말이다. 



캡슐옷장이란? 

핀터레스트에 Capsule Wardrobe를 검색하면 나오는 사진들이다.

  캡슐 옷장은 영어로 Capsule Wardrobe라고 한다. 핀터레스트에서 Capsule Wardrobe라고 검색하면 많은 자료들을 볼 수 있다. 한국 유튜버 중에서는 ‘콜리젯’이라는 유튜버가 캡슐 옷장에 대해서 잘 다루고 있다. 콜리젯에 따르면, 캡슐옷장은 ‘두루두루 돌려 입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구성한 자신만의 옷장'이다. 최소한의 옷으로 다양한 착장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옷 고민을 줄여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캡슐옷장을 쉽게 상상하려면, 여행가방을 싼다고 생각하면 된다. 여행을 갈 때는 몇 가지의 아이템만 가지고 가서 최대한 돌려 입는다. 캡슐옷장도 비슷하다. 제한된 개수의 아이템만을 가지고 여러 방식으로 코디해 입는다. 

유튜버 콜리젯의 캡슐옷장

  캡슐옷장은 미니멀리즘의 맥락에서 등장한 개념이다. 적은 아이템으로 오래 입는 것을 지향하기 때문에 질 낮은 옷 여러 장보다 질 좋은 옷 한 장을 잘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적은 아이템으로 데일리룩을 구성하기 때문에 튀는 옷들보다는 깔끔하고 기본적인 옷들로 구성되어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캡슐옷장=기본템’은 아니다. 기본템은 ‘이건 정말 기본으로 있어야 해!’라는 느낌으로, 반드시 구매해야 할 리스트에 가깝다. 기본템은 반드시 구비를 하고, 각 시즌 트렌드에 맞는 옷이나 각자의 취향에 맞는 옷들은 거기에 추가로 구매하라는 식이다. 캡슐옷장은 앞에서도 말했지만 여행 가방 같은 것이다. 다른 것들 없이 캡슐옷장만 있어도 생활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옷장을 꾸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기본템은 많을수록 좋지만, 캡슐옷장은 덜어낼수록 좋다. 

  내가 가진 옷과 평소에 자주 입는 스타일을 면밀히 살펴보고 그에 맞는 캡슐옷장을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 적절하게 구성한 캡슐옷장은 충분히 다양한 착장을 만들어낼 수 있고, 옷을 고르는 시간을 줄여준다. 캡슐옷장을 만들어두면, 옷장 가득 옷을 채워놓고도 입을 옷이 없다며 옷을 사러가는 일은 더 이상 없을 거다. 때문에 새로운 옷을 구매할 때에도 조금 더 질 좋고 만족스러운 아이템을 신중하게 구매할 수 있다. 



캡슐옷장을 만들어볼까?


  콜리젯 님이 추천한 캡슐옷장 구성 원칙에 따라 캡슐옷장을 구성해보려 한다. 캡슐옷장 구성 원칙은 다음과 같다.  

1. 옷장을 구성하는 색 조합을 정한다. 
2. 각각의 아이템이 기본적이면서도 체형에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어야 한다. 
3. 가격대가 높더라도 품질이 좋은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방법을 적용해 캡슐옷장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나와 잘 어울리는 색은 무엇이고 내 체형과 가장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를 위해 가장 먼저 내 스타일을 분석해보려 한다. 지금부터 해볼 스타일 분석 방법도 콜리젯 님의 글을 참고했다. 


  스타일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내 모습과 갖고 싶은 나의 모습, 2가지를 살펴서 내게 잘 어울리는 스타일 컨셉을 설정해야 한다. 

  가장 먼저, 가장 자연스러운 현재의 내 모습을 적어본다. 이 모습은 현재의 내가 갖고 있는 스타일을 보여준다. 하지만 현재의 내가 가진 이미지만 스타일에 반영하란 법은 없다. 내가 되고 싶은 모습도 내 스타일을 찾는데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내가 갖고 있는 이미지와 갖고 싶은 이미지를 구체적으로 떠올려보고, 각각을 9:1에서 7:3 정도 비율로 옷장에 반영해보면 된다. 비율은 사람에 따라 다른데, 콜리젯 님은 9:1이나 8:2에서 시작하는 것을 추천했다. 갖고 싶은 모습을 좇는 것도 좋지만, 내가 나를 충분히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어야 진정한 나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나와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적어본 표

  현재의 내 모습 나는 무채색 위주로 옷을 입고, 내가 자주 쓰는 색은 미색, 밝은 하늘색, 흰색이거나 아예 검은색으로 꽤 한정되어 있다. 퍼스널 컬러는 ‘여름 쿨 라이트’로 채도는 낮고, 명도는 밝은 옷이 잘 어울린다. 그래서 밝을수록, 색이 연할수록 잘 어울리는 편이다. 

  나는 상체가 부한 편이라 프릴과 같은 장식이 달린 상의는 잘 입지 않고, 대신 하체를 부풀려주는 와이드 진을 정말 자주 입는다. 볼륨이 부족한 힙을 보완해주기도 딱이다. 때에 따라 몸이 드러나는 딱 붙는 옷을 입기도 하지만, 평소엔 몸이 많이 드러나지 않으면서도 중성적인 옷을 입는 편이다. 굳이 분류하자면 아메카지 스타일의 옷들을 좋아한다. 

  이미지는 나이에 비해 어리게 보거나, 순하고 무던한 이미지를 갖고 있다. 맨투맨류의 편안한 옷이나 통 넓은 청바지 같이 어벙벙한 옷을 많이 입었던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나의 현재 스타일과 굳이 비슷한 느낌을 찾자면 아래 사진과 같다. 

핀터레스트에서 가져온 사진


  내가 갖고 싶은 모습 한편, 옷을 깔끔하고 단정하게 입는 것을 동경한다. 현재 내 스타일에서 좀 더 드레스업한 버전이다. 왠지 그렇게 입으면 어딘가 모르게 지적인 이미지를 풍기는 것 같다. 거기다 힙함 한 스푼 얹으면 완벽하다. 뭐랄까, 커리어우먼인데 페미닌한 무드를 덜고 간지를 두 국자 정도 넣은 느낌? 

  체형은 운동으로 빚어야 하지만, 기존 내 스타일보다 조금 더 체형을 커버해주는 방식으로 옷을 입고 싶다. 상체가 부한 편이라 어벙벙한 상의보다는 오히려 딱 붙거나 슬림한 상의가 잘 어울리는데 그런 쪽으로 시도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조금은 단조로운 내 옷장에 포인트 컬러를 얹어보고 싶다. 

  옷을 깔끔하게 입음으로써 좀 더 단단해 보이고 차분한 이미지를 주고 싶다. 그런데, 가끔은 포인트로 하이틴 스타일로 입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 복잡미묘한… 어쨌든 그 스타일과 비슷한 느낌을 찾자면 아래와 같다. 


핀터레스트에서 가져온 사진


여기에 얹고 싶은 하이틴 무드 느낌은 아래와 같다. 

역시  핀터레스트에서 가져온 사진


 

22 S/S 캡슐 옷장 완성


  분석한 스타일로 캡슐옷장을 구성해봤다. 옷장은 전반적으로 내가 자주 입는 어벙벙한 스타일을 메인으로 잡고, 약간 드레스업할 수 있는 아이템과 하이틴 포인트를 얹었다.   


  1. 색상

  가장 먼저 정해야 할 것은 색상이다. 캡슐옷장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베이스 컬러와 포인트 컬러가 필요하다. 베이스 컬러는 3개 정도가 적당하다. 그리고 베이스 컬러에 얹어줄 포인트 컬러를 1-2개 선정한다. 나는 여름 쿨 라이트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채도가 낮고 밝은 색이 잘 어울린다. 흰끼 도는 색, 푸른 계열의 파스텔톤이 베스트 컬러다. 그래서 흰색, 오트밀색, 블랙으로 베이스 컬러로 삼았다. 

  포인트 컬러로는 나와 잘 어울리는 파스텔 블루(소라색)와 원색 중 하나인 청록에 가까운 초록을 골랐다. 원색은 나와 정말 안 어울리지만, 그래도 색을 써보고 싶었기에 웜톤 계열의 원색 대신 쿨톤 계열의 원색을 골랐다.


  2. 아이템 선정   

  그다음엔 아이템 선정이다. 4 by 4 Wardrobe라는 방법을 참고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30개 정도의 아이템을 선정했다. 



  가장 먼저 코어가 될 옷 4 가지를 고른다. 이때 옷의 색상은 내가 선택한 베이스 컬러 중 하나여야 한다. 상의 2장, 하의 2장을 담는다. 

  난 베이스 컬러 중 블랙을 선택해 4가지를 선택했다. 봄 여름용 옷장이기에 이를 고려해서 골랐다. 코스 무지 반팔티와, 에잇세컨즈에서 구매했던 반팔 가디건인데 내가 아주 좋아하는 옷이다. 코스 반팔티는 소재가 탄탄해서 단독으로 입어도 보기 좋고, 반팔 가디건은 크롭 기장이라 다리가 길어 보이는 장점이 있다. 아무 데나 입을 수 있는 검은색 스트레이트 진, 그리고 거~의 검은색으로 보이는 하이웨스트 생지 와이드 진을 골랐다. 코스 반팔티와 생지 진은 내가 평소에 입는 어벙벙한 스타일에 가깝고, 반팔 가디건은 조금 하이틴 무드가 있어서 함께 선택했다. 


  그다음으로는 두 번째 코어가 될 옷 4가지를 고른다. 역시 상의 2개 하의 2개를 포함해야 하는데, 첫 번째 베이스 컬러에서 더 골라도 좋고 아니면 다른 베이스 컬러에 해당하는 옷을 고른다. 나는 흰색과 오트밀색 아이템을 선택했다.

  마리떼 로고 흰 반팔티와 오트밀색 셔츠를 골랐다. 마리떼 반팔티 역시 꽤나 탄탄해서 단독으로 입기 좋고 로고 포인트가 매력적이다. 오트밀색 셔츠는 노랗게 나왔는데, 실제로 보면 더 오트밀색에 가깝다. 오버핏이라 이리저리 걸쳐 입기도 좋고, 안에 얇은 이너를 입고 단추를 풀어서 바지나 치마에 넣어 입기도 좋다. 하의는 마땅한 것이 없어 오트밀색 코튼 팬츠 하나만 골랐다. 스트레이트 핏이라 이리저리 입기에 좋다.


  세 번째로는 위의 8가지 피스와 잘 어울릴법한 상의 4가지를 아무거나 고르면 된다. 이때 위에서 골랐던 포인트 색상이 들어간 상의를 포함시켜주면 좋다. 

  여기서 여름에 자외선 차단용으로 걸치기 좋은 흰색 리넨 오버핏 셔츠를 골랐다. 두 가지 포인트 컬러를 모두 포함시켜봤는데, 청록색 긴팔 가디건, 파란 스트라이프 셔츠다. 청록색 긴팔 가디건은 크롭 기장이라 이런저런 하의랑 함께 입었을 때 귀여운 느낌이 나는데, 가끔 입으면 포인트가 되어서 골랐다. 파란 스트라이프 셔츠는 정사이즈처럼 보이지만, 이 역시 한 사이즈 크게 사서 오버핏이다. 봄 여름에 입으면 시원해 보이고, 반팔티에 받쳐 입기 좋아서 선택했다. 마지막으로 줄무늬 나시다. 이 줄무늬 나시는 여행지에 가서 입거나, 어벙벙한 하의와 함께 입으면 귀엽고 시원해 보인다. 흰색 리넨 셔츠 속에 입으면 포인트가 된다. 


  마지막으로는 옷장을 확장시켜줄 아이템 4가지를 고른다. 이때 상의 2개는 반드시 포함되어 있어야 하고, 나머지는 원피스나 하의로 채운다. 

  나는 흰색 블라우스, 오트밀색 가디건, 플로럴 원피스, 땡땡이 치마를 골랐다. 흰색 블라우스는 드레스업할 때 입기 좋다. 오트밀색 가디건 역시 단정하면서도 여러모로 활용하기 좋은 아이템이다. 이너를 안에 받쳐 입어도 좋고, 단독으로 입어도 괜찮다. 이 플로럴 원피스는 우연히 클로짓 쉐어의 팝업스토어를 갔다가 데려온 아이다. 적당한 허리선에 내 체형과 잘 맞아 유일하게 입는 원피스다. 땡땡이 치마는 기장이 긴 롱치마인데, 끝부분에 레이스 포인트가 달려있다. 이 치마도 맨투맨이나 니트가디건 아래에 입기 좋아서 골라봤다. 3년 전에 산 치마인데, 살이 빠져서 옷핀으로 고정해 입어야 하는데도 여전히 자주 입는 아이템이다. 


  자, 4 by 4 Wardrobe 방법을 통해 총 15가지의 아이템을 골랐다. 이 방법을 통해 어느 정도 아이템을 고르고 나니 이제 우리에게 남은 아이템은 15가지다. 우선 이 안에 신발과 액세서리, 가방까지 넣어야 한다. 좋아, 가보자고! 

  일단 꼭 들어가야 할 신발 4가지를 골랐다. 검은색 컨버스, 흰색 스니커즈, 샌들/구두, 로퍼/워커 이 네 종류를 모두 포함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검은색 컨버스 척테일러를, 아디다스 스탠스미스를 골랐다. 둘 다 평소에 굉장히 자주 신는 신발이라 선택했다. 샌들/구두 중에는 흰색 구두를 골랐다. 드레스업할 때 활용할 용도다. 로퍼/워커 중에는 닥터마틴 버지니아 8홀로 골라봤다. 버지니아는 가죽이 부드럽고 닥터마틴 치고는 덜 투박한 축에 속한다. 와이드 팬츠 밑에 신어도 좋지만, 원피스나 치마와 함께 매치하면 하이틴 무드를 주기도 괜찮다. 


  가방은 내 생활 패턴에 따라 쇼퍼백, 미니백 두 종류로 골랐다. 쇼퍼백은 노트북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라코스테 안나 쇼퍼백과 작은 크기의 폴스부띠끄 블랙 스퀘어 미니 백이다. 라코스테 안나 쇼퍼백은 리버시블로, 뒤집으면 오트밀색이 된다. 가끔 뒤집어서 갖고 다녀도 괜찮다. 블랙 미니백은 기본템 중에 기본템으로, 여러 군데 매치하기 좋다. 액세서리는 링 귀걸이와 큐빅 귀걸이 2 종류로 골랐다.

  지금까지 23개 아이템을 골랐다. 여기까지 골랐으면 내게 주어진 가짓수는 6-7가지다. 명색이 봄-여름을 아우르는 캡슐옷장인데, 4월 말-5월쯤 입을 아우터가 부족했고, 활용할 수 있는 하의가 부족했다. 그래서 두 가지를 좀 보충해봤다. 


  아우터로는 어디든 휘뚜루마뚜루 입을 수 있는 내 최애 검정 맨투맨, 검정 블레이저, 반팔 자켓 이렇게 3가지를 골랐다. 이 맨투맨은 적당한 기장감과 두께를 갖고 있어서 정말 어디에 입어도 무난하게 입을 수 있는 맨투맨이다. 검정 블레이저는 기본템 of 기본템이므로 선정했다. 반팔 자켓은 반팔 위에 걸치면 적당히 쌀쌀함을 커버할 수 있으면서, 은근히 포인트가 되는 아이템이다. 드레스업한 느낌을 주기도 괜찮다. 


  마지막으로 연청 와이드 팬츠, 중청 스키니진, 그리고 체크무늬 미니스커트를 골랐다. 연청 와이드 팬츠 역시 내 최애 아이템으로, 정말 아무 데나 매치해 입기 좋다. 중청 스키니진은, 왠지 와이드 진이 잘 어울리지 않는 룩에 함께 입으면 좋다. 마지막으로 내 회심의 한 방, 체크 미니스커트다. 내 하이틴을 향한 욕망 한 스푼을 얹기 너무 좋은 아이템이라 선정했다.



휘뚜루마뚜루 캡슐옷장으로 돌려 입기


  이렇게 캡슐옷장을 구성해봤는데, 이 옷장 속 아이템은 아래처럼 세 가지 스타일에 모두 적용 가능하다.   


  1. 데일리룩  

  나는 평소에 포멀하게 입기보다는 데일리로 편하게 입는 경우가 훨씬 많기 때문에 데일리룩으로 7가지 스타일을 만들어봤다. 


  첫 번째 두 번째 코어로 골랐던 의상을 대부분 활용했고, 신발은 흰색이나 검은색 스니커즈로 골랐다. 짐이 많을 때는 쇼퍼백, 짐이 없을 때는 미니백을 든다. 주로 무채색 상의에 와이드 팬츠를 함께 입지만, 포인트 상의나 하의로 강조해주면 좋다. 하이틴을 한 스푼 섞은 데일리룩으로는 마리떼 반팔티에 체크무늬 치마를 매치해봤다. 

1번 코디를 자켓과 함께 입으면 이렇게도 입을 수 있다.


  2. 포멀한 st  

  가끔 조금 단정하고 포멀하게 입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 입을 수 있는 코디도 구성했다. 

  주로 셔츠나 블라우스, 자켓을 활용하면 포멀하게도 입을 수 있다. 여기서 눈에 띄는 건 스키니진과 구두인데, 평소에 스키니진을 잘 입지 않다 보니 포멀한 룩에 넣어봤다. 구두와 함께 매치하면 약간 새내기 같은 느낌도 들면서도, 나름 드레스업한 입은 느낌이 난다! 

블라우스와 함께 입으면 이런 느낌!


  3. 나들이 st  

  마지막으로 주말에 약속이 있을 때나 당일치기 나들이 여행(?)까지 커버할 수 있는 착장이다. 

  흰 리넨 셔츠 안에 줄무늬 나시를 입으면 은근 여행룩으로도 딱이다. 내가 가진 모든 치마를 이 룩에 포함시켜봤는데, 원피스에 재킷을 걸치고 닥터마틴을 신어주면, 은근 드레스업 느낌도 나고 괜찮다. 두 번째 코디가 내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하이틴 룩이다. 


여름에 이렇게 입고 다녔었다…


캡슐옷장을 만들어보니 


  이번 봄 캡슐옷장을 구성해보며 가장 먼저 내 옷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내 옷장 속 가득 쌓인 옷을 1. 자주 입는 어벙벙 스타일, 2. 동경하는 깔끔 스타일, 3. 몰래 좋아하는 하이틴 스타일,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었고 내가 어떤 옷을 갖고 있는지 더 잘 인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봄 옷에 대한 욕심도 조금 사그라들었다. 일단 내가 이미 갖고 있는 캡슐옷장 속 아이템만으로도 여러 가지 코디를 구성할 수 있음을 알았다. 옷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내 옷장 속 쓸데없는 옷들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 되었다는 의미기도 하다. 그런 것들을 한 번 인지하고 나니 쓸데없이 옷을 사고 싶지 않아 졌다. 내가 저 옷들을 안 사고 모아놨다면 지금 망설이는 가방 하나를 살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니 더욱 신중해졌다. 특히 내가 갖고 있는 옷들이 대부분 SPA 브랜드에서 구매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대가 있더라도 자주 입을 수 있고 튼튼하며 만족스러운 옷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내가 입는 옷이 많은 부분 나의 이미지를 보여준다는 사실을 몸소 느꼈다. 내가 어떤 스타일의 옷을 입고, 어떤 브랜드를 입는지를 통해 ‘나라는 사람’이 갖는 느낌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내가 가진 ‘순하고 어린, 무던한' 이미지는 내가 주로 입는 어벙벙하고 편한 옷이 주는 이미지에서 뻗어나간다고도 볼 수 있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다른 인상과 이미지를 주고 싶다면 옷 스타일에 변화를 주는 것이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캡슐옷장에 들어갈 옷을 고르고 그 옷들로 입을 수 있는 다양한 착장도 만들어보는 과정은 마치 옷 입히기 놀이를 하는 것처럼 재밌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나의 현재 스타일을 분석하고 내가 갖고 싶은 스타일을 상상해보는 작업이었다. 내가 가진 장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고, 내가 무엇을 원하고 좋아하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정리 안 되는 옷장이 고민이거나, 나의 스타일을 이제 막 찾아가고 싶은 사람이라면, 캡슐옷장을 한 번 만들어보길 권한다. 내 옷장과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이 될 거다. 





출처:

캡슐옷장 관련 이미지

https://www.uselesswardrobe.dk/how-to-build-a-capsule-wardrobe-everything-you-need-to-know-before-you-start/

https://www.wolf-and-stag.com/autumn-capsule-wardrobe-2020/


유튜브 영상 이미지

 https://www.youtube.com/watch?v=ej7UYRGd_bI

  https://brunch.co.kr/@colizet/35 

  https://brunch.co.kr/@colizet/13 (현재 삭제)


<현재 내 스타일 레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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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 헤일 https://www.pinterest.co.kr/pin/862650503630062492/


<되고 싶은 스타일 레퍼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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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vogue.globo.com/celebridade/noticia/2020/01/o-casaco-longo-e-must-have-das-celebridades-no-hemisferio-norte.html

김태리 https://www.instagram.com/p/B8z1l2kJkyq/?igshid=1knbfzz8e09lb

미드 <프렌즈> 속 한 장면 

https://www.instagram.com/styledbys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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