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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정치평론

조국 딸 표창장에서 한국당 표창장으로?

표창장에 가산점을,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자에 가산점을?

by 로칼두
PYH2019090417740001300_P4.jpg 조국 전 법무무 장관 딸 표창장 논란
PYH2019102210100001300_P4.jpg 한국당, 조국 사퇴에 기여한 의원들에게 표창장 수여

어제와 오늘, 23일과 24일, 자유한국당은 당황스러운 일을 벌였다. 정확히는 나경원 원내대표와 황교안 당대표의 이야기이다. 조국 사퇴에 기여한 자유한국당 의원들에게 표창장을 수여했고, 그 표창장을 받은 사람들에게 공천 가산점을 준다는 것이다. 또한 패스트트랙 수사 대상자들에게도 공천가산점을 준다고 한다.


한국당 스스로 앞길을 막는 일이다. 문제점을 몇 가지 짚어보도록 하겠다.


1. 조국 사퇴가 한국당의 승리가 아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각종 의혹 끝에 사퇴를 했다. 하지만 그 의혹 탓에 사퇴를 한 것인지, 언론과 검찰에 의해 갈기갈기 찢어지는 가족들을 보고 사퇴를 하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조국 사퇴에 한국당이 기여한 것이 크지 않다는 것이다. 조국 사퇴에서 한국당은 중요 의혹을 제기하지 못했고, 언론과 검찰이 밝혀된 의혹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그 의혹을 성공적으로 밝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찔렀다면, 청문회에서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장관이 되었고, 목표한 검찰개혁을 수행하는데 무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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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리얼미터)


한국당의 지지율은 오히려 32.8%이며, 민주당과 약 6%의 격차이다. 초반 문재인 정부에 비하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러나 여전히 2등인 것은 사실이다. 이 기세를 잡아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갑작스러운 표창장을 주고 그 표창장에 공천 가산점을 주는 것은 스스로의 앞을 막는 일이다.


2. 공천 가산점을 거는게 맞는 일인가?


자유한국당의 근본적 문제는 무엇인가? 박근혜를 극복하는 것이다. 한국당이, 새누리당이 무너진 시점은 박근혜의 몰락과 동일하다. 여전히 한국당의 중추는 박근혜에 의해, 박근혜에 의하여 구성된 인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한국당이 버티는 이유는 단 하나, 보수세력을 지지하는 고정 세력 덕분이다. '보수 정치'는 늘 꾸준한 지지층이 있다는 것이 큰 힘이다. 하지만 정치는 지지세력+알파, 즉 무당층을 얼마나 잡는가의 싸움이다. 진보세력을 보수 세력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무당층을 보수 세력으로 끌고 와야 한다.


무당층에게 있어 박근혜 정부 시절의 국정농단사태는 여전히 큰 벽이다. 따라서 한국당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혁보수라는 세력층이 필요하다. 한국당 내에서도 그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신정치특위위원회를 만들어, 새로운 공천안을 만드는 중이었다. 신인들에게 가산점을 주는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과정이었다.


그런데 당대표와 원내대표라는 사람들이 개혁 방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간 것이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조국 사퇴가 총선 승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총선은 내년 4월이다. 얼마 멀지 않았고, 정확히 방향을 정해야 한다. 지금 세력을 끌고 가는 것은 지지율 30%를 이끌 수 있지만, 대통령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개혁의 움직임을 통해 대선까지 끌고 가기 위해선 개혁이 필요하다.


문재인 정권의 가장 큰 힘은 경제 정책도, 복지 정책도, 대북 정책도 아니다. 촛불 혁명이라고 불리는, 탄핵 사태를 통해 이뤄진 정부라는 것이 큰 힘이다. 몇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무너지지 않는 지지율이 그 증거이다. 한국당의 과제는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을 무너뜨리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박근혜를 극복해야 한다.


3. 황교안과 나경원의 운명은?


황교안과 나경원, 한국당 기준으로 따지만 정치 신인들에 해당된다. 이들이 잘해왔는가? 고개가 갸우뚱하다. 조국 사태에서 이들이 결정적으로 한 것이 무엇인가? 리더쉽을 보여주었는가? 정당 간의 협상에서 우위를 보였는가?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황교안와 나경원의 수명은 곧 다해가고, 이들은 총선 이전에 무너질 운명이다. 만일 그대로 간다면 그것은 멸망을 좌초하는 일이다. 한국당은 바꿔야 승리할 수 있고, 지금의 전략은 승리의 전략이 전혀 아니다.


이번 가산점 제도만 봐도 알 수 있다. 얼마나 무지한 전략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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