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친구를 추억하며
살아가는 것. 우리는 살아가면서 어떠한 관계를 맺는다. 그 관계는 우리의 삶을 비집고 마침내는,기어코 한 자리를 차지한다.
나에게는 소중한 사람이 몇 있다. 소중함이란 감히 순위를 따질 수도, 점수를 매길 수도 없는 그런 것이다. 그들은 나의 다양한 조각 중 하나를 집어와 자신의 조각 하나를 내밀었고, 그렇게 우리는 어떤 한 조각이 맞아서 그 조각들이 통째로 내 삶 속을 비집고 들어온다. 자리는 많지만, 아무나 들이진 않는다.
한 번 내 삶을 비집고 들어온 이 관계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오래 유지된다. 마음은 시간에 비례할 것이며, 행동 역시 시간에 비례할 것이다. 함께 공유한 시간은 관계의 크기를 나타낸다. 우습게도, 관계의 크기는 클수록 더 아픈 법이다.
어느 한 날, 예상치도 못했던 순간에, 갑자기 소중한 사람을 마음으로 잃었다. 더이상 시간을 공유할 수 없게 되었다. 아직 우리의 관계는 끝이나지 않았지만, 시간은 지속되지 않고 행동 역시 오갈 수 없으니 우리 관계의 크기는 여기서 멈추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이에 쌓아온 관계의 크기가 꽤나 컸으니, 나는 지금 많이 아프다.
소중한 사람을 이유없이, 서로 어떤 의사도 오가지 않은 채 잃게 되었을 때 상실감은 매우 크다. 그것도 갑작스러운 경우라면 더더욱. 나는 오늘 소중한 친구를 잃었고, 더이상 우리의 관계가 더 커질 수 없음에 슬펐으며 남겨진 우리안의 관계의 크기가 너무 커서 아팠다.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관계가 멈추지 않기를 바랐고, 지속되기를 원했다. 이 관계의 끝을 미리 알 수 있었더라면, 그리해서 준비라도 할 수 있었다면 아픔을 조금은 덜어낼 수 있었을텐데.
오늘은 내 삶의 한 공간이 멈추었고, 내 안의 한 조각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