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향한 염려

이별의 순간

너를 두고 떠날 때면 나는 항상 네가 염려되었다.

내가 아는 너는, 세상에서 가장 강하면서도 또 가장 약한 사람이었다. 강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었으면서도 그만큼 약한 너였기에 온전히 신뢰할 수 없었다. 우리는 영원히 함께일 수 없으며 마음처럼 나는 늘 너의 곁에 있을 수 없었다. 너를 두고 떠나면서 내 마음은 무거웠다. 혹여 네가 외롭진 않을지, 아무도 너의 마음을 들여다봐주지 않아 네 속이 썩을대로 문드러져있지는 않을지, 아니면, 오늘이 우리의 마지막은 아닐지. 이런 숱한 마음들을 안고 나는 간다.너를 담은 내 마음은 너무나 무거워서 축 늘어진 천 마냥 자꾸만 펄럭이고 미련만 가득하다. 그럼에도 떠나야 하는 나의 마음은 더욱 무겁기만 하다.

만남은 즐겁고 달콤한데 왜 이별은 슬프고 시큼한지. 우리는 이별의 여러 종류 중에 하나를 맞이하고 있다. 그렇게 원하지 않는 슬픔을 기울이고 있다.

이별은 극한 것이어서, 그 무렵이 되면 지난 즐겁고 행복했던 모든 일은 그 순간보다 몇 십배나 더 달콤한 일이 된다. 이별은 슬픈 것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이별이라는 이름과 슬픔이라는 감정을 느끼겠다는 대가를 지불하면, 더 큰 것을 얻는다. 이별의 순간과 그 순간에서의 슬픔은 지난 모든 일을 행복한 것으로 만들어주며 모르고 지냈을, 지극히 평범했던 모든 것을 의미있는 일로, 더 나아가서는 행복하고 아름다웠던 순간으로 바꿔준다. 슬픔이란 것은 때로는 짖궃어 오래 우리 곁을 머물다가 가기도 한다. 그 순간을 이겨내면 어느새 슬픔은 사라지고 행복했던 순간들만이 옆에 자리하게 된다. 어쨌건, 마지막은 달콤하며 아름답다. 그러니 우리 이별은 슬프지 않다.

너를 두고 떠나는 발걸음은 여전히 무겁지만 한편으로는 가볍다. 이렇게 나는 너를 향한 염려를 한 줌 덜어냈다. 떠나는 내 모습을 오래 기억하지 말아다오. 결국, 우리, 끝내는 아름다운 순간들이 남을테니